미국의 영화·TV 제작·배급사
유명 감독도 불안해하던 A24는 어떻게 감독과 관객이 먼저 찾는 이름이 됐을까?
#1Sofia Coppola는 자기 영화를 A24에 맡기고도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22013년, "The Bling Ring"을 배급하게 된 A24는 이제 막 생긴 작은 회사였다. 배급사는 영화를 직접 만드는 대신 극장에 걸고 홍보해 관객에게 전달하는 회사다. 그런데 A24에는 아직 눈에 띄는 실적이 없었다.
#3Hollywood의 거물 Harvey Weinstein 쪽에서는 어떻게 Coppola의 영화를 저런 신생 회사에 줄 수 있느냐는 반응까지 나왔다.
#4Coppola도 흔들렸다. A24에 Weinstein과 함께 일하는 방법은 없겠느냐고 물었다.
#5A24는 거절했다. 그 연락을 받던 공동창업자 David Fenkel은 심지어 신혼여행 중이었다.
#6당시에는 누가 봐도 Coppola 쪽이 A24보다 훨씬 큰 이름이었다. 13년 뒤 상황은 거의 반대가 된다.
#7A24 영화가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고, 세계적인 배우들이 A24 작품에 출연하고, 팬들은 A24 로고가 박힌 모자와 옷을 산다. 회사의 가치는 수십억 달러까지 올라갔다.
#8그런데 더 이상한 변화가 있었다. 감독들이 A24에 영화를 맡겨도 되는지를 걱정하던 시절이 지나고, 감독들이 먼저 A24와 일하고 싶어 하는 시절이 온 것이다.
#9어떻게 뒤집힌 걸까?
#10A24에는 처음부터 걸작을 알아보는 신비한 눈이 있었던 것처럼 이야기하기 쉽다.
#11실제 출발은 그렇게 멋지지 않았다. A24의 첫 극장 개봉작은 Roman Coppola가 연출한 "A Glimpse Inside the Mind of Charles Swan III"였다. Charlie Sheen, Bill Murray, Jason Schwartzman까지 출연했다.
#12결과는 혹평과 흥행 부진이었다. 더 난감한 건 A24가 정말 원하던 영화를 항상 가져올 수도 없었다는 점이다.
#13"Frances Ha" 같은 작품에도 관심을 보였지만 신생 회사에는 경쟁력이 부족했다. 좋은 영화를 발견한다고 그 영화가 A24를 선택해주는 건 아니었다.
#14그러다 A24 직원들이 이상할 정도로 갖고 싶어 한 영화가 하나 나타났다.
#15Harmony Korine의 "Spring Breakers"였다. Disney 스타 이미지가 강했던 Selena Gomez와 Vanessa Hudgens가 비키니 차림으로 총을 들고 범죄에 빠지는 영화였다.
#16A24 사무실에서는 이 영화를 가져올 방법을 궁리했다. 어느 날 새벽, 직원들은 Korine에게 보낼 선물을 만들기 시작했다.
#17과자도 준비했다. 유리로 만든 총도 있었다. 심지어 총처럼 생긴 마리화나용 유리 파이프까지 만들었다.
#18이름 없는 배급사가 유명 감독에게 보낼 만한 정상적인 선물은 아니었다. 그런데 영화 자체도 정상적인 선택과 거리가 멀었다.
#19개봉 전 Manhattan에서 "Spring Breakers"의 관객 반응을 확인하는 시험 상영이 열렸다.
#20사람들이 나가기 시작했다. 한 명이 나갔다. 또 한 명이 나갔다. A24 직원들은 나가는 사람 수를 지켜봤다. 반응은 회사 내부에서도 기억에 남을 만큼 나빴다.
#21여기서 A24를 천재 집단으로 만들면 이야기가 지나치게 쉬워진다. A24만 이 영화의 가능성을 알아본 것도 아니었다. 다른 배급사들도 관심이 있었다.
#22차이는 그다음 행동에 있었다. A24는 영화에서 사람들이 불편해할 만한 부분을 숨겨 좀 더 정상적인 청춘영화처럼 팔지 않았다.
#23오히려 더 크게 떠들었다. James Franco가 연기한 기괴한 범죄자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사용했고, 영화가 가진 불량하고 과장된 분위기를 인터넷에 그대로 흘려보냈다.
#24좋은 영화를 골랐다는 것보다 중요한 일이 생기고 있었다. 영화에서 가장 설명하기 힘든 부분을 없애지 않고, 바로 그 부분을 사람들이 궁금해할 이유로 바꾸고 있었다.
#25그리고 그 행동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26Robert Eggers의 첫 장편 "The Witch"는 팔기 쉬운 공포영화가 아니었다.
#27배경은 1630년대 New England였다. 등장인물은 현대 영어와 다른 오래된 표현으로 말한다.
#28유명 스타도 없었다. 요란한 괴물이 몇 분마다 튀어나오는 영화도 아니었다.
#29A24는 이 난점을 해결하기 위해 영화를 친절하게 설명하는 대신 더 불길하게 만들었다.
#30영화에 등장하는 염소 Black Phillip을 앞세웠고, Satanic Temple이라는 단체까지 홍보에 끌어들였다.
#31Eggers는 싫어했다. 자신은 사탄 숭배자가 아니며 사람들이 오해할 거라고 걱정했다.
#32A24는 진행했다. 몇 년 뒤 Eggers가 Poland에서 다른 영화의 촬영지를 알아보려 하자 정말 문제가 생겼다.
#33현지에서 그가 사탄 숭배자라는 이야기가 돌았고, 아니라고 해명해야 했다.
#34이 사건은 A24를 단순히 '감독에게 모든 걸 맡기는 회사'라고 부르기 어렵게 만든다.
#35감독이 싫다고 해도 A24가 자기 판단을 밀어붙인 적이 있었다. 다만 경계선이 조금 특이했다.
#36영화 자체의 이상함을 평범하게 고치는 데는 조심스러웠고, 완성된 영화를 세상에 파는 일에는 훨씬 공격적으로 끼어들었다.
#37그 차이는 A24가 다음 단계로 넘어가면서 더 중요해졌다. 배급만 하던 회사가 이제 영화를 직접 만드는 쪽으로 들어갔기 때문이다.
#38Barry Jenkins는 A24가 발견해서 하루아침에 영화감독이 된 사람이 아니었다.
#39그는 2008년 첫 장편 "Medicine for Melancholy"를 만들었다.
#40그다음 장편이 나오기까지 8년이 걸렸다. 그 사이 여러 각본을 썼지만 실제 영화로 이어지지 않았다.
#41Jenkins를 다시 움직인 사람도 처음에는 A24가 아니었다. 오랜 친구이자 제작자 Adele Romanski였다.
#422013년, Romanski는 Jenkins에게 다시 영화를 만들자고 밀어붙였다. 두 사람은 한 달에 두 번씩 영상통화를 하며 프로젝트를 고민했다.
#43그러다 극작가 Tarell Alvin McCraney가 쓴 "In Moonlight Black Boys Look Blue"라는 작품이 Jenkins에게 도착했다.
#44Miami에서 자란 흑인 소년의 이야기였다. Jenkins에게는 자신의 어린 시절과 겹치는 부분이 많았다.
#45하지만 영화로 만들기는 쉽지 않았다. 주인공 Chiron의 어린 시절, 청소년기, 성인기를 서로 다른 세 배우가 연기한다.
#46이야기의 중심에는 흑인 소년의 성 정체성도 있었다. 친구 중에는 이걸 두 번째 영화로 만드는 게 경력 자살처럼 들린다는 사람까지 있었다.
#47Plan B라는 제작사가 먼저 관심을 보였다. 그 뒤 A24가 들어왔다. 그리고 A24는 전에 하지 않았던 결정을 했다.
#48자기 돈을 직접 넣어 영화를 만들기로 했다. A24의 첫 자체 제작 영화가 됐다.
#49그런데 위험을 줄인다고 세 배우를 유명 스타 한 명으로 합치지 않았다. 성 정체성을 약하게 만들지도 않았다.
#50상업적으로 설명하기 힘든 구조를 없애지도 않았다. "Spring Breakers"에서 완성된 영화의 이상함을 지웠던 게 아니라면, "Moonlight"에서는 이제 그 이상함이 만들어지는 단계부터 그대로 두고 있었다.
#51그 영화가 2017년 아카데미 시상식에 갔다.
#52작품상 봉투가 잘못 전달됐다. 무대에서는 "La La Land"가 수상작으로 발표됐다.
#53제작진이 올라왔다. 수상소감도 시작됐다. 그러다 무대 위 사람들이 무언가 이상하다는 걸 알아차렸다.
#54진짜 작품상은 "Moonlight"였다. 가장 작은 규모의 영화 중 하나가 Hollywood 최대 시상식의 마지막 상을 가져갔다.
#55A24로서는 결정적인 성공이었다. 하지만 작품상 하나만으로 감독들이 회사를 믿게 됐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56더 강한 증거는 다른 곳에서 나왔다. 같이 일했던 사람들이 다시 돌아오기 시작했다.
#57그중 가장 이상한 첫 만남은 시체 한 구에서 시작됐다.
#582016년 Sundance 영화제에서 "Swiss Army Man"이 공개됐다.
#59주인공은 무인도에서 시체를 발견한다. 그런데 시체가 방귀를 뀐다. 심지어 그 힘으로 물 위를 달릴 수 있다.
#60영화를 만든 두 감독 Daniel Kwan과 Daniel Scheinert는 함께 Daniels라고 불렸다.
#61상영 중 일부 관객은 극장을 나갔다. 그런데 A24의 Noah Sacco는 영화에 완전히 빠져 있었다.
#62Daniels의 기억에 따르면 Sacco는 A24가 이 영화를 가져오지 못하면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겠다는 식으로까지 말했다.
#63감독들은 오히려 생각했다. 이 사람 괜찮은가? "Swiss Army Man"은 거대한 흥행작이 되지 않았다.
#64그렇다고 관계가 끝난 것도 아니었다. Daniels는 다음 영화를 쓰기 시작했다.
#65세상에 볼 것과 읽을 것이 너무 많아진 시대였다. 영화 한 편을 보라고 두 시간을 요구하는 것조차 부담이라고 느꼈다.
#66그래서 반대로 생각했다. 두 시간을 달라고 할 거라면 미친 듯이 많은 것을 줘야 한다.
#67그 생각은 점점 커졌다. 세탁소가 생겼다. 세금 감사가 들어왔다. 멀티버스가 붙었다.
#68쿵후가 붙었다. 손가락이 핫도그인 세계가 생겼다. 두 개의 돌멩이가 자막으로 대화하는 장면까지 생겼다.
#69"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였다.
#70이 영화를 두고 흔히 하기 쉬운 이야기가 있다. 대형 스튜디오들은 이해하지 못했는데 A24만 천재적으로 가능성을 알아봤다는 이야기다.
#71실제 과정은 그보다 덜 영웅적이고 더 흥미롭다. A24와 Daniels는 이미 6년 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
#72A24가 처음 보는 괴상한 각본에서 갑자기 보석을 발견한 것이 아니었다.
#73관객이 빠져나가던 "Swiss Army Man"부터 이어져온 관계가 있었다.
#74영화 안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 남편 Waymond 역을 맡은 Ke Huy Quan은 1980년대 "Indiana Jones and the Temple of Doom", "The Goonies"의 아역배우로 유명해졌지만 성인이 된 뒤에는 맡을 역할을 찾기 어려웠다.
#75결국 연기에서 거의 떠났다. 20년이 넘었다. 그러다 "Crazy Rich Asians"를 봤다.
#76아시아계 배우들이 Hollywood 영화의 중심에 서 있었다. Quan은 다시 연기하고 싶어졌다.
#77마침 Daniel Kwan은 인터넷에서 옛날 아역배우 Quan 이야기를 우연히 보고 검색했다.
#78'Short Round이 지금 몇 살이지?' 그렇게 Waymond를 찾았다.
#79Quan은 오디션을 보고 기다렸다. 며칠이 지나고 몇 주가 지났다. 두 달이 지나자 떨어졌다고 생각했다.
#80그러다 배역을 얻었다는 전화가 왔다.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는 결국 A24 영화 최초로 세계 흥행 1억 달러를 넘겼다.
#81그리고 2023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포함해 7개 상을 받았다.
#82Quan도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Swiss Army Man" 때는 감독들이 A24 직원을 걱정했다.
#836년 뒤 그 관계에서 A24 역사상 가장 거대한 성공 중 하나가 나왔다.
#84그런데 여기서 또 다른 일이 벌어졌다. 관객들이 Daniels만 기억하지 않았다.
#85A24도 기억했다.
#86"Moonlight"와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는 별로 닮지 않았다.
#87"Lady Bird"와 "Hereditary"도 닮지 않았다. "Uncut Gems"와 "The Green Knight" 역시 같은 미학이라고 하기 어렵다.
#88그래서 흔히 말하는 'A24 스타일'을 특정 색감이나 느린 카메라 움직임으로 정의하려 하면 금방 예외가 나온다.
#89더 이상한 건 A24의 창업자들이다. Apple에는 Steve Jobs가 있었다.
#90Miramax에는 Harvey Weinstein이라는 강력한 얼굴이 있었다.
#91A24의 Daniel Katz와 David Fenkel은 반대로 앞에 나서는 것을 피했다.
#92초기부터 자신들보다 영화와 감독이 주인공이 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회사의 얼굴을 비워놨다.
#93그런데 빈 회사가 된 게 아니었다. Harmony Korine이 들어왔다.
#94Barry Jenkins가 들어왔다. Robert Eggers가 들어왔다.
#95Greta Gerwig가 들어왔다. Ari Aster가 들어왔다. Safdie 형제가 들어왔다.
#96Daniels가 들어왔다. 모두 다른 영화를 만들었다. 그런데 A24가 그 다른 목소리를 계속 내놓으면서 관객에게 한 가지 기대가 생겼다.
#97다음 영화가 어떤 모습일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왜 이 영화를 굳이 세상에 내놨는지는 궁금하다는 기대였다.
#98보통 브랜드는 같은 것을 안정적으로 제공하면서 신뢰를 만든다. A24는 서로 다른 것을 계속 골라오면서 선택 자체에 대한 신뢰를 만들기 시작했다.
#99그러자 영화가 아닌 물건에도 A24라는 이름이 붙기 시작했다.
#100A24가 굿즈를 발명한 것은 아니다. David Fenkel이 A24 전에 일했던 Oscilloscope Laboratories에서도 특별 상영과 한정판 상품 같은 실험을 했다.
#101그 회사를 함께 만든 사람은 Beastie Boys의 Adam Yauch였다.
#102Yauch 자신이 예술가였던 만큼 까다로운 감독의 작품을 그대로 세상에 보내는 일을 중요하게 여겼고, Fenkel은 그곳에서 작은 독립영화를 현실적으로 굴리는 법을 배웠다.
#103A24가 성장하면서 그 감각은 더 큰 규모로 변했다. 2018년 "Hereditary" 때는 작은 의류 브랜드 Online Ceramics가 영화 이미지로 티셔츠를 만들려고 했다.
#104영화사라면 이미지를 쓰지 말라고 막을 수도 있었다. A24는 반대로 공식 이미지를 보내고 협업했다.
#105이후에는 옷만이 아니었다. 각본집. 잡지. 수집품. 기괴한 영화 소품을 닮은 물건. AAA24라는 유료 멤버십까지 나왔다. 이제 팬들은 영화를 보고 끝나는 대신 A24와 계속 관계를 맺을 수 있었다.
#106여기서 순서는 중요하다. A24가 멋진 티셔츠를 만들어 사람들이 갑자기 영화를 좋아하게 된 것이 아니다.
#107영화들이 먼저 쌓였다. 그 영화를 고르는 회사에 대한 감정이 생겼다. 그다음 굿즈가 그 감정을 눈에 보이게 만들었다.
#108A24 모자를 쓰면 긴 설명을 하지 않아도 됐다. "나는 이런 걸 좋아하는 사람이야."
#109영화사가 Supreme 같은 취향 브랜드와 비교되기 시작한 이유였다. 하지만 A24가 무엇을 고르든 성공한 것은 아니었다.
#110Ari Aster는 첫 장편 "Hereditary"로 A24와 만났다. 영화가 크게 성공했다.
#111다음 작품 "Midsommar"에서는 더 자기다운 방향으로 갔다. 한여름의 밝은 햇빛 아래에서 사람들이 끔찍한 의식을 벌이는 영화였다. 동시에 Aster 자신의 이별 감정을 집어넣은 관계 영화이기도 했다.
#112이 작품도 주목받았다. 그러자 세 번째에는 돈의 크기가 달라졌다. "Beau Is Afraid".
#113Joaquin Phoenix가 주연을 맡고 제작비는 약 3,500만 달러까지 올라갔다.
#114세 시간 가까이 이어지는 불안과 악몽의 영화였다. 흥행은 제작비에 크게 못 미쳤다.
#115감독을 믿으면 항상 "Everything Everywhere"가 나오는 게 아니었다.
#116때로는 더 비싼 실패가 나왔다. 그런데 A24와 Aster의 관계는 끝나지 않았다.
#117다음 작품에서도 다시 함께했다. 물론 모든 감독이 A24에 남은 것도 아니다.
#118"The Witch"와 "The Lighthouse"를 함께했던 Robert Eggers는 훨씬 큰 제작비의 "The Northman", "Nosferatu"를 다른 스튜디오에서 만들었다.
#119Sean Baker 역시 A24가 배급한 "The Florida Project", "Red Rocket" 이후 "Anora"에서는 경쟁사 Neon과 일했고 작품상까지 받았다.
#120A24가 감독을 영원히 붙잡는 마법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여기서 새로운 문제가 생겼다.
#121감독들이 커지면 더 큰 영화를 만들고 싶어진다. A24도 계속 그들과 일하고 싶다면 자신도 커져야 한다.
#122실제로 회사는 커졌다. 그리고 바로 그 성공이 A24에 가장 어려운 질문을 가져왔다.
#123초기의 A24는 작다는 것이 무기였다. Sofia Coppola가 불안하면서도 "The Bling Ring"을 맡긴 이유 중 하나도 그 점이었다.
#124큰 스튜디오에서 수많은 개봉작 가운데 하나가 되는 대신 작은 회사 전체가 자기 영화에 달라붙을 수 있었다.
#125이제는 다르다. A24는 수천만 달러짜리 영화를 직접 만든다. Timothée Chalamet, Zendaya, Robert Pattinson 같은 스타가 출연한다.
#126투자를 받으며 기업가치는 수십억 달러까지 커졌다. 작을 때는 이상한 영화 한 편이 실패해도 감당할 수 있었다.
#127돈이 커질수록 한 번의 실패도 커진다. 투자자가 늘어날수록 성장에 대한 기대도 커진다.
#128그러면 회사는 과거보다 더 안전한 선택을 하고 싶어질 수 있다. 그런데 A24에는 문제가 하나 있다.
#129안전한 선택만 하기 시작하는 순간, 사람들이 좋아했던 A24와 멀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1302026년 6월, 그 모순을 한꺼번에 드러내는 일이 벌어졌다.
#131Google DeepMind와 A24가 장기 연구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DeepMind는 Google의 인공지능 연구 조직이다.
#132Google은 A24에도 투자했고, 두 회사는 영화 제작자와 AI 연구자가 함께 새로운 제작 도구와 작업 방식을 실험하겠다고 밝혔다.
#133공식 발표에서 DeepMind는 A24를 filmmaker-forward studio라고 불렀다.
#134쉽게 말하면 영화 만드는 사람을 앞세우는 스튜디오라는 뜻이다. 묘한 표현이었다.
#13513년 전 Sofia Coppola가 이름도 없던 A24를 선택하면서 기대했던 것도 비슷했다.
#136작으니까 자신의 영화에 더 집중해줄 수 있는 회사. 그 뒤 A24는 사람들이 나가던 "Spring Breakers"를 밀었다.
#137"The Witch"의 불길함을 더 키웠다. "Moonlight"의 구조를 평범하게 만들지 않았다.
#138"Swiss Army Man"을 만든 Daniels와 다시 만났다. 그리고 이제 세계 최대 기술기업 가운데 하나가 A24를 찾아와 영화 제작자와 함께 미래의 도구를 만들자고 했다.
#139그런데 A24 팬들 중에는 이 소식을 반기지 않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들이 A24에서 좋아했던 것은 효율적으로 만들어진 평균적인 콘텐츠가 아니었다.
#140누군가의 취향이 너무 많이 들어가서 설명하기조차 어려운 영화였다. 그런 회사가 AI 기업과 손을 잡는다니, 오히려 질문이 생겼다.
#141A24는 여전히 창작자의 이상함을 지키는 회사일까. 아니면 이제 너무 커져 다른 거대 스튜디오와 비슷해지고 있는 걸까.
#1422013년에는 Sofia Coppola가 물었다. 이 작은 회사에 내 영화를 맡겨도 될까?
#1432026년에는 질문하는 사람이 바뀌었다. 이제 A24의 팬들이 묻고 있다.
#144너희가 정말 여전히 A24 맞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