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AI 공동창업자이자 River AI 공동창업자·CEO
가장 강력한 AI를 만들던 남자는 왜 ‘내가 키우는 AI’를 만들기 시작했을까?
#12025년 8월, 이고르 바부슈킨은 xAI를 떠났다. 이상한 타이밍이었다.
#2회사가 무너진 것도 아니었다. 그가 만든 팀은 빠르게 커졌고, xAI는 불과 2년 만에 세계 최전선 AI 연구소 가운데 하나로 올라서고 있었다.
#3더 이상한 건 그의 작별 인사였다. 바부슈킨은 xAI를 떠나는 기분을 자신이 키운 아이를 대학에 보내는 부모에 비유했다.
#4일론 머스크도 공개적으로 답했다. “당신이 없었다면 우리는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다.”
#5싸우고 나가는 공동창업자의 풍경과는 거리가 멀었다. 바부슈킨 역시 회사에서 보낸 시간을 후회하기보다 자랑스럽게 돌아봤다. 특히 그가 기억한 것은 화려한 발표 무대보다 어느 날 새벽의 데이터센터였다.
#6xAI가 멤피스에 거대한 AI 훈련 시설을 만들 때였다. 업계 사람들이 불가능하다고 했던 일정이 코앞으로 다가왔는데, 컴퓨터끼리 데이터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문제가 생겼다.
#7머스크는 현장으로 날아왔다. 엔지니어들은 한밤중 데이터센터에 모여 컴퓨터 장비 정보 수만 줄을 뒤졌다.
#8결국 원인은 거창한 AI 알고리즘이 아니었다. BIOS 설정 하나가 잘못돼 있었다.
#9설정을 고치자 훈련이 돌아가기 시작했다. 새벽 4시 20분. 머스크가 성공 소식을 올렸고, 시간까지 절묘하게 4:20인 것을 본 팀원들은 웃었다.
#10바부슈킨은 그날 밤을 xAI에서 배운 두 가지와 함께 기억했다. 문제가 생기면 직접 가장 밑바닥까지 파고들 것.
#11그리고 미친 듯한 긴박감으로 움직일 것. 그런 회사를, 그런 팀을 그는 왜 떠났을까?
#12답을 찾으려면 xAI보다 훨씬 전으로 돌아가야 한다.
#13어린 바부슈킨이 동경한 사람들은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먼과 막스 플랑크였다.
#14부모는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를 떠난 이민자였다. 바부슈킨의 회고에 따르면 삶이 늘 쉽지는 않았지만 부모는 용기와 연민, 호기심 같은 인간의 가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가르쳤다.
#15그 역시 물리학자가 됐다. CERN에서 거대한 입자가속기를 이용해 새로운 물리 법칙을 찾는 실험에 참여했다.
#16그런데 대학원생이었던 그는 이상한 정체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새로운 입자를 찾으려면 점점 더 거대한 장비가 필요했다. 실험은 더 어려워졌는데 새로운 발견은 드물어지고 있었다.
#17그러던 2015년 무렵, 다른 분야에서 기묘한 일이 벌어졌다. 구글 딥마인드가 만든 AlphaGo가 바둑에서 인간 최고 수준의 기사들을 위협하기 시작한 것이다.
#18바부슈킨에게 그것은 단순한 게임 뉴스가 아니었다. 컴퓨터가 사람이 일일이 규칙을 가르쳐주지 않은 복잡한 문제에서도 스스로 전략을 배울 수 있다는 증거였다.
#19그는 방향을 틀었다. 우주를 이해하고 싶었던 물리학자는 이제 지능을 만드는 문제로 들어갔다.
#20DeepMind에서 바부슈킨은 WaveNet, AlphaStar 같은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21AlphaStar는 실시간 전략 게임 "StarCraft II"를 배우는 AI였다.
#22바둑보다 훨씬 정신없는 게임이다. 수많은 유닛을 움직이고, 상대의 행동을 예상하고, 몇 분 뒤를 생각하며 자원을 써야 한다.
#23여기에는 강화학습이 사용됐다.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AI가 행동을 해보고, 잘하면 보상을 받고, 실패하면 다시 시도하면서 무엇이 좋은 선택인지 스스로 익히는 방식이다.
#24AlphaStar는 결국 최고 수준 인간 플레이어가 있는 그랜드마스터 등급까지 올라갔다.
#25바부슈킨은 규모를 키운 강화학습이 얼마나 강력해질 수 있는지 직접 봤다.
#26그리고 다음에는 게임이 아니라 프로그래밍을 선택했다. 그가 자신의 “brainchild”, 즉 자신이 시작해 키운 프로젝트라고 부른 AlphaCode였다.
#27목표는 당시로서는 꽤 무모했다. AI에게 코딩 문제를 주고 사람처럼 프로그램을 짜게 하는 것이다.
#28몇 년 뒤, 바부슈킨은 이 프로젝트를 완전히 다른 감정으로 돌아보게 된다.
#29AI가 너무 빨리 발전했기 때문이다.
#30AlphaCode를 시작할 때만 해도 AI가 어려운 프로그래밍 문제를 제대로 푸는 것은 연구 과제였다.
#31그런데 불과 몇 년 뒤 상황은 달라졌다. AI는 코드를 읽고, 만들고, 고치는 일을 빠르게 잘하게 됐다.
#32바부슈킨은 훗날 River AI를 발표하면서 솔직하게 인정했다. AI의 발전은 자신이 예상한 것보다 빨랐다.
#33그리고 그 순간 그의 질문도 달라졌다. 처음에는, AI가 코딩을 얼마나 잘할 수 있을까?
#34였다. 이제는, AI가 인간이 돈을 받고 하는 일 대부분을 할 수 있게 된다면 사람에게는 무엇이 남을까?
#35가 됐다. 하지만 여기서 바부슈킨이 AI 개발을 멈추자고 생각했다고 보면 이야기를 완전히 잘못 읽게 된다.
#36그는 오히려 더 강력한 AI를 만들러 갔다.
#37바부슈킨이 DeepMind에서 OpenAI로 옮긴 이유 중 하나는 scaling이라는 생각이었다.
#38AI 모델에 더 많은 데이터와 더 많은 컴퓨터 계산을 넣고 규모를 키우면, 예상하지 못했던 능력까지 계속 나타날 수 있다는 접근이다.
#39GPT-2와 GPT-3가 등장하던 시절이었다. 바부슈킨은 그 모습을 보고 OpenAI 사람들이 “뭔가를 찾아낸 것 같다”고 생각했다.
#40그는 대규모 AI 훈련에 참여했고, 당시에는 아직 약했던 AI의 추론 능력에도 관심을 가졌다.
#41즉 훗날 River에서 “개인이 AI를 소유해야 한다”고 말하게 되는 사람은 원래 작은 AI를 고집했던 사람이 아니었다.
#42정반대였다. AI를 크게 만들면 정말 더 똑똑해진다는 믿음의 한복판에 있던 사람이었다.
#43그리고 몇 년 뒤에는 그 믿음을 훨씬 더 극단적인 규모로 실행하게 된다.
#44일론 머스크와 함께였다.
#45바부슈킨이 머스크를 처음 만났을 때 둘은 몇 시간 동안 AI와 미래에 관해 이야기했다.
#46그리고 새로운 사명을 가진 AI 회사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문제는 타이밍이었다.
#47이미 OpenAI와 DeepMind 같은 회사들이 몇 년씩 앞서가고 있었다.
#48주변에서는 이제 와서 최전선 AI 회사를 처음부터 만드는 건 너무 늦었다고 했다.
#49바부슈킨과 xAI는 그 말을 무시했다. 그는 초기부터 AI 훈련 작업을 실행하고 관리하는 핵심 도구를 만들었고, 이후에는 인프라와 제품, 응용 AI까지 폭넓게 엔지니어링 조직을 맡았다.
#50그 과정에서 멤피스의 거대한 AI 컴퓨터 시설이 만들어졌다. 바부슈킨은 여기서 AI 연구의 다른 얼굴을 경험했다.
#51최첨단 모델을 만드는 데는 논문만 필요한 것이 아니었다. 수많은 GPU와 전력, 냉각 시설, 네트워크, 전문 엔지니어, 그리고 새벽까지 장비 설정 하나를 찾는 사람들이 필요했다.
#52xAI는 불가능하다는 말을 들었던 속도로 그것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바로 그 무렵,
#53바부슈킨은 떠났다.
#54xAI를 떠날 무렵 바부슈킨은 물리학자 Max Tegmark와 저녁을 먹었다.
#55Tegmark는 AI가 장기적으로 인류에게 어떤 위험을 만들 수 있는지 오래 연구해온 사람이었다.
#56그날 그는 바부슈킨에게 자신의 어린 아들들 사진을 보여줬다. 그리고 둘은 한 가지 문제를 이야기했다.
#57이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에도 잘 살아갈 수 있도록 AI를 어떻게 안전하게 만들 것인가.
#58바부슈킨은 이 대화에 깊이 움직였다고 훗날 적었다. 그렇다고 이 저녁 한 번 때문에 xAI를 그만뒀다고 말할 수는 없다.
#59그런 증거는 없다. 하지만 바부슈킨 자신이 xAI 이후 무엇을 하려는지 설명하면서 굳이 꺼낸 장면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60그의 다음 발표는 새로운 AI 회사가 아니었다. Babuschkin Ventures.
#61AI 안전 연구와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 스타트업에 투자하겠다는 회사였다.
#62이쯤 되면 그의 다음 인생은 정해진 것처럼 보였다. 최전선 AI 개발 현장에서 한발 물러나, 더 안전한 미래를 만드는 연구자와 창업자들에게 돈을 대는 사람.
#63그런데 몇 달 뒤 그는 다시 직접 AI 회사를 만들고 있었다.
#642026년 6월, 바부슈킨은 River AI를 공개했다. 그가 창업 글에서 가장 먼저 꺼낸 것은 xAI가 아니었다.
#65AlphaCode였다. 자신이 시작했던 코딩 AI가 불과 몇 년 사이 예상보다 훨씬 강력해졌다는 이야기였다.
#66그리고 그를 계속 붙잡고 있던 질문을 적었다. “기계가 일을 할 수 있다면 사람에게는 무엇이 남는가?”
#67River의 출발점은 AI를 약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었다. 바부슈킨은 앞으로 AI가 인간이 하는 경제적으로 가치 있는 일 대부분을 할 정도로 더 강해질 수 있다고 본다.
#68그가 바꾸려는 것은 능력보다 관계였다. 지금의 AI는 이미 사람과 함께 일한다.
#69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사용자는 AI를 소유하지 않는다. 누군가의 서버에 접속하고, 누군가가 만든 모델을 사용하고, 사용량에 따라 돈을 낸다.
#70바부슈킨의 표현대로라면 우리는 지능을 빌려 쓰고 있는 것에 가깝다.
#71그는 여기서 다른 질문을 던졌다. 내 AI가 나와 함께 일하면서 정말로 나를 배울 수는 없을까?
#72요즘 AI도 사용자를 어느 정도 기억할 수 있다. 지난 대화를 저장하거나 “이 사용자는 짧은 답을 좋아한다” 같은 정보를 갖고 있다가 다음 대화에 참고할 수 있다.
#73바부슈킨은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본다. 그는 이렇게 구분한다. “Context is not learning.”
#74정보를 다시 보여주는 것과 실제로 배우는 것은 다르다는 것이다. 학생에게 매번
#75“지난번에 이런 걸 배웠지?” 라는 메모를 건네는 것과, 그 수업을 들은 뒤 학생 자체가 달라지는 것의 차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76River가 만들려는 것은 후자다. 이를 continual learning, 지속 학습이라고 부른다.
#77AI가 나와 함께 일한 경험 때문에 모델 자체가 조금씩 바뀌는 것이다. 내 표현 방식,
#78내 업무 습관,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 내 장기 목표를 점점 더 잘 익힌다.
#79바부슈킨이 상상하는 미래에는 사용자가 AI를 매번 세세하게 감독할 필요도 줄어든다.
#80오랫동안 같이 일해서 이미 나를 잘 아는 동료처럼 움직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런 AI를 때로 “guardian angel”, 수호천사에 비유한다.
#81늘 곁에 있으면서 조용히 사용자의 편에서 움직이는 존재. 그런데 여기서 뜻밖의 문제가 생긴다.
#82그런 AI를 만들려면 챗봇부터 만들어서는 안 됐다.
#83River가 처음 공개한 제품은 화려한 개인 AI 비서가 아니었다. 모델을 다시 훈련시키는 API였다.
#84API는 개발자가 자기 프로그램에서 다른 서비스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연결 창구다.
#85River의 경우 그 기능은 AI 모델을 자기 데이터와 목적에 맞게 다시 학습시키는 것이다.
#86왜 이런 지루해 보이는 곳에서 시작했을까? AI가 사용자를 계속 배우려면 결국 AI 자체를 계속 바꾸는 일이 쉬워져야 하기 때문이다.
#87지금까지 큰 AI 모델을 직접 훈련하려면 전문 인프라팀과 비싼 GPU, 복잡한 시스템이 필요했다.
#88River는 그 과정을 크게 단순화하겠다고 한다. 회사는 복잡한 강화학습 작업도 약 15~20분 안에 실행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89아직 이 수치가 다양한 실제 환경에서 독립적으로 충분히 검증된 것은 아니다.
#90하지만 River가 없애고 싶어 하는 장벽은 분명하다. AI를 직접 바꾸려면 거대한 AI 연구소가 필요하다는 장벽이다.
#91그리고 여기서 바부슈킨의 과거와 현재가 이상하게 겹친다.
#92xAI에서 바부슈킨은 최전선 AI를 훈련하기 위해 얼마나 거대한 시스템이 필요한지 직접 경험했다.
#93사람을 모았다. 컴퓨터를 모았다. 데이터센터를 만들었다. 한밤중에는 장비 정보 수만 줄을 뒤졌다.
#94River에서는 반대편으로 움직인다. 그런 조직이 없어도 개발자와 기업이 자기 AI를 직접 훈련할 수 있게 만들겠다고 한다.
#95그가 xAI에서 고생했기 때문에 River를 만들었다는 증거는 없다. 하지만 두 행동 사이의 대비 자체는 선명하다.
#96한때는 소수의 거대한 연구소만 할 수 있는 일을 만드는 데 참여했던 사람이,
#97이제는 그 일을 훨씬 많은 사람이 할 수 있게 만드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98그렇다고 River의 아이디어가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다. 오히려 여기서 이야기가 한 번 더 꼬인다.
#99공개된 AI 모델을 가져와 기업 데이터에 맞게 다시 훈련해주는 회사는 River 이전에도 있었다.
#100Fireworks AI도 한다. Together AI도 한다. 이 회사들 역시 고객이 모델을 통제하거나 소유하는 것을 강조한다.
#101AI를 개인 컴퓨터에서 직접 돌려 데이터를 외부 서버로 보내지 않으려는 제품도 늘고 있다.
#102개인용 AI 하드웨어를 만드는 작은 회사들도 있다. 즉 River가 “AI를 소유한다”
#103는 개념을 처음 발명한 회사는 아니다. “모델을 맞춤 학습한다” 는 것도 처음이 아니다.
#104그렇다면 더 이상한 질문이 생긴다. 이미 경쟁자가 있는 시장에 막 들어온 회사에 투자자들은 왜 11억 달러나 맡겼을까?
#105River가 세상에 공개된 지 불과 두 달 정도 지난 2026년 8월, 회사는 Seed와 Series A를 합쳐 11억 달러를 조달했다고 발표했다.
#106General Catalyst와 AMP PBC가 투자를 이끌었다. NVIDIA와 AMD의 투자 조직도 참여했다.
#107Y Combinator와 Temasek도 이름을 올렸다. 더 놀라운 건 돈이 모이기 시작한 시점이었다.
#108불과 몇 달 전 River는 법인 설립 직후였다. 당시 회사를 아는 한 관계자는 아직 “냅킨 위의 아이디어 같은 상태”라고 표현했다.
#109그런 회사에 최대 10억 달러 규모의 투자가 논의되고 있었다. 바부슈킨 자신도 최대 1억 달러를 넣으려 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110투자자들은 대체 무엇을 보고 있었을까?
#1112026년 8월의 River에는 실제 제품이 있다. 개발자가 모델을 다시 훈련할 수 있는 API다.
#112하지만 바부슈킨이 약속한 가장 중요한 것들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사람과 함께 오랫동안 성장하는 개인 AI.
#113계속 배우면서도 예전에 익힌 능력을 잃지 않는 지속 학습. 사용자의 곁에서 돌아가는 새로운 하드웨어.
#114이것들은 여전히 목표에 가깝다. 즉 11억 달러는 이미 성공한 제품에 주는 상금이 아니었다.
#115투자자들이 공개적으로 가장 먼저 꺼낸 것은 바부슈킨의 과거였다. DeepMind.
#116OpenAI. xAI. 세계 최전선 AI 조직을 한 번 경험하기도 어려운데, 그는 세 곳에서 직접 대규모 AI 시스템을 만드는 과정에 있었다.
#117특히 xAI에서는 회사 초기에 들어가 사람과 인프라를 거의 처음부터 키우는 일을 맡았다.
#118투자자들이 본 것은 단순한 아이디어가 아니었다. 이미 여러 번 불가능해 보이는 규모의 AI 시스템을 실제로 만들어본 사람에게, 다음 가설을 시험할 돈을 맡기는 것이었다.
#119그 가설도 River 하나보다 훨씬 컸다.
#120현재 가장 강력한 AI 대부분은 몇몇 거대 회사가 소유한다. 사용자는 그 회사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접속한다.
#121River와 투자자들은 이 구조가 영원하지 않을 수 있다고 본다. 앞으로는 open-weight model이 더 중요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122open weight는 AI가 학습해서 얻은 핵심 값을 공개해 다른 사람이 모델을 직접 가져가 실행하고 수정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123쉽게 말하면 완성된 음식만 주문하는 게 아니라 레시피와 주방까지 넘겨받는 것에 더 가깝다.
#124기업은 자기 데이터를 배운 AI를 원할 수 있다. 국가는 핵심 AI를 다른 회사나 국가 하나에 완전히 의존하고 싶지 않을 수 있다.
#125그리고 바부슈킨은 결국 개인도 자기 AI를 원하게 될 것이라고 베팅한다.
#126여기서 River가 다른 회사들과 조금 달라지는 부분이 나타난다. River는 이 조각들을 하나의 긴 사슬로 묶는다.
#127AI가 인간의 일을 더 많이 한다. 그러면 AI가 나 대신 행동하는 시간도 늘어난다.
#128그럴수록 AI는 나를 더 깊이 알아야 한다. 그러려면 과거 대화를 기억하는 정도가 아니라 실제로 계속 배워야 한다.
#129계속 배우려면 모델을 내가 바꿀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정말 내 AI라면 데이터와 모델이 영원히 다른 회사 서버에만 있어서는 안 된다.
#130그래서 마지막에는 하드웨어까지 나온다.
#131River는 처음부터 이상할 정도로 큰 범위를 선언했다. 훈련. 모델. 제품.
#132그리고 새로운 하드웨어. ChatGPT 같은 AI가 이미 있는데 왜 이 모든 것을 다시 만들겠다는 걸까?
#133바부슈킨의 논리를 끝까지 따라가면 이유가 보인다. AI가 나에 관해 아주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면,
#134내 데이터뿐 아니라 그 데이터를 학습해서 만들어진 AI 자체도 중요해진다.
#135그런데 그 AI가 계속 다른 회사의 서버에만 있다면 사용자는 여전히 회사 정책과 가격, 접속 여부에 의존한다.
#136River가 말하는 완전한 소유는 더 강하다. 내 데이터. 나에게 맞춰진 모델.
#137그리고 언젠가는 그 모델을 돌리는 컴퓨터까지. 모두 내 쪽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138물론 아직은 약속이다. River는 아직 개인 AI 하드웨어를 내놓지 않았다.
#139정말 사람들이 자기 AI를 위해 별도 하드웨어까지 사고 싶어 할지도 모른다.
#140아무도 모른다.
#141River가 받은 11억 달러 때문에 이 미래가 이미 확정된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142전혀 그렇지 않다. 바부슈킨은 과거에도 AI 발전 속도를 잘못 예상했다. AlphaCode를 시작했을 때 그는 코딩 AI가 이렇게 빨리 발전하리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143이번에는 반대 방향의 큰 예측을 하고 있다. 사람들이 가장 똑똑한 AI를 그냥 빌려 쓰는 데 만족하지 않고, 자기 AI를 직접 소유하고 키우고 싶어 할 것이다.
#144이 예측도 틀릴 수 있다. 범용 AI가 계속 좋아진다면 굳이 개인 모델을 관리할 이유가 없을 수도 있다.
#145사용자를 계속 학습하는 AI가 반드시 더 안전한 것도 아니다. 오히려 한 사람의 취향과 목표에 지나치게 맞춰진 강력한 AI는 전혀 새로운 위험을 만들 수도 있다.
#146지속 학습 자체도 어려운 문제다. 새로운 것을 계속 배우면서 예전에 알던 것을 망가뜨리지 않아야 한다.
#147River의 핵심 약속 가운데 상당수는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 그래서 11억 달러가 의미하는 것은 성공이 아니다.
#148아주 큰 질문을 시험해볼 자격을 얻었다는 것에 가깝다.
#149바부슈킨은 지난 10년 동안 계속 더 강력한 AI를 만드는 곳으로 이동했다.
#150DeepMind에서 AI가 게임을 배우는 모습을 봤다. AlphaCode에서는 AI에게 코딩을 가르쳤다.
#151OpenAI에서는 모델을 더 크게 만드는 법을 배웠다. xAI에서는 그 모델을 훈련할 거대한 조직과 컴퓨터 시설까지 처음부터 만드는 일을 했다.
#152그가 AI의 발전을 포기한 적은 없다. 지금도 AI는 훨씬 더 강해질 것이라고 믿는다.
#153달라진 것은 질문이다. 예전의 질문이 “얼마나 강력한 AI를 만들 수 있을까?”
#154였다면, River에서 그의 질문은 하나 더 붙었다. “그렇게 강력해진 AI는 누구의 것이어야 할까?”
#155그의 부모는 아이들에게 더 나은 삶을 주기 위해 고향을 떠났다고 그는 기억한다.
#156Max Tegmark는 저녁 식탁에서 어린 아들들의 사진을 보여주며 AI 시대의 미래를 물었다.
#157바부슈킨은 자신이 함께 만든 xAI를 떠나면서 자식을 대학에 보내는 부모의 기분이라고 말했다.
#158이 장면들이 River를 만들게 한 하나의 원인이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159하지만 몇 달 뒤 그가 미래의 개인 AI를 묘사할 때 선택한 비유는 묘하게 인간적이었다.
#160수호천사. 늘 곁에 있고, 나를 오래 알고, 내가 하지 못하는 일을 대신하면서도,
#161나를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내 편에서 움직이는 존재. 아직 그런 AI는 없다.
#162지금 River가 가진 것은 훈련 도구와 11억 달러, 그리고 거대한 가설뿐이다.
#163바부슈킨은 이미 한 번 자신이 만든 AI가 예상보다 훨씬 빨리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164이번에는 그 성장의 방향까지 바꿀 수 있다고 믿고 있다. AI가 사람보다 더 많은 일을 하게 되는 시대에, 그 AI가 적어도 사람의 편에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