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세션"으로 무명과 스타의 경계를 건넌 배우
아무도 보지 못한 연기
#1인디 네버레티(Inde Navarrette)는 자기 인생을 바꿀 연기를 이미 끝낸 상태였어.
#2커리 바커(Curry Barker)의 공포영화 "옵세션(Obsession)"에서 니키를 연기한 뒤였지.
#3그런데 촬영이 끝나고도 인디의 생활은 달라지지 않았어.
#4오디션은 계속 봤지만 배우로서 다음 일이 잡히지 않았거든.
#5한 달이 지나고, 몇 달이 더 지나고, 그 시간이 1년 반까지 길어졌어.
#6월세는 기다려주지 않았어.
#7인디는 개를 산책시키며 돈을 벌었고, 직접 조립한 컴퓨터 앞에 앉아 게임을 스트리밍했어.
#8그때 인디가 알 수 없었던 건 이미 찍어놓은 작은 영화가 나중에 전 세계에서 5억 달러 넘게 벌어들이리라는 사실이었어.
#9그 영화 때문에 자신이 마블의 새로운 로그가 되고, 애플 영화의 주연과 총괄 제작자가 되고,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aturday Night Live)"의 호스트가 되리라는 것도 몰랐지.
#10인디가 알고 있던 건 훨씬 단순한 현실뿐이었어.
#11오늘도 오디션에서 연락이 오지 않았고, 다음 달에도 월세를 내야 한다는 것.
#12그런데 이 긴 공백이 시작된 곳을 거슬러 올라가면 뜻밖에도 하나의 상실이 나와.
#13인디는 먼저 자신이 몇 년 동안 지켜온 자리를 잃어야 했어.
#14인디는 2021년부터 드라마 "슈퍼맨과 로이스(Superman & Lois)"에서 사라 쿠싱을 연기했어.
#15십 대의 불안과 가족 문제를 안고 있는 인물이었고, 주인공 가족과 가까이 연결된 역할이었지.
#16인디에게 이 드라마는 잠깐 머물다 가는 작품이 아니었어.
#17네 해를 함께했고, 그 안에서 배우로 자랐어.
#18인디는 나중에 그 시절을 대학에 다닌 것과 비슷했다고 표현했어.
#19같이 일한 배우들과 가까워졌고, 한 인물을 여러 시즌에 걸쳐 키워가는 경험도 처음 해봤지.
#20그 전에도 "루머의 루머의 루머(13 Reasons Why)"에서 에스텔라 역을 맡으며 얼굴을 알렸지만, "슈퍼맨과 로이스"는 인디가 오래 붙잡고 갈 수 있는 첫 번째 안정적인 자리처럼 보였어.
#21시즌이 끝나면 다음 시즌이 있었고, 촬영이 시작되면 돌아갈 현장이 있었지.
#22하지만 마지막 시즌을 앞두고 제작비가 줄어들었어.
#23그 여파로 인디를 포함한 여러 배우가 정규 출연진에서 빠지고 게스트 출연으로 바뀌었어.
#24드라마가 끝나는 것만으로도 아쉬운데, 자신이 함께 성장한 마지막 시즌에 예전과 같은 자리로 돌아갈 수 없게 된 거야.
#25인디는 훗날 그때를 떠올리며 실망했고 슬펐다고 숨기지 않았어.
#26당시의 인디에게는 그저 역할이 줄어든 일이었어.
#27그런데 바로 그 일 때문에 촬영 일정에 빈칸이 생겼지.
#28그 빈칸이 없었다면 인디는 다음 영화를 찍을 수 없었어.
#29"슈퍼맨과 로이스"를 찍는 동안 인디에게는 다른 작품을 찾아다닐 시간이 많지 않았어.
#30한 시즌의 촬영이 끝나도 다음 시즌을 준비해야 했고, 긴 일정 사이에서 새로운 영화에 참여하기가 쉽지 않았지.
#31정규 출연 자리를 잃자 처음으로 일정이 크게 열렸어.
#32안정적인 일자리를 잃어서 생긴 시간이었지만, 그 시간 덕분에 인디는 액션영화 "트랩 하우스(Trap House)"에 출연할 수 있었어.
#33"트랩 하우스"가 훗날 인디를 스타로 만든 영화는 아니었어.
#34인디의 이름을 단숨에 유명하게 만든 작품도 아니었고, 배우 인생을 즉시 바꾼 흥행작도 아니었지.
#35하지만 이 영화에는 결과보다 중요한 사람이 붙어 있었어.
#36제작사 캡스톤(Capstone)이었어.
#37캡스톤은 "트랩 하우스" 제작에 참여했고, 인디가 그 작품에서 일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었어.
#38그리고 캡스톤은 또 다른 작은 영화를 준비하고 있었지.
#39젊은 감독이 만들려던 기묘한 공포영화였어.
#40제목은 "옵세션"이었어.
#41캡스톤은 "옵세션"의 자금을 대는 회사였어.
#42"트랩 하우스"에서 인디를 본 사람들은 그녀가 "옵세션"에도 어울릴 수 있다고 생각했어.
#43인디의 설명에 따르면 제작사 쪽에서는 이런 반응을 보였어.
#44인디가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다면, 다른 작품에서도 한번 보고 싶다는 거였지.
#45"슈퍼맨과 로이스"의 자리를 잃으면서 인디에게 시간이 생겼어.
#46그 시간으로 "트랩 하우스"를 찍었고, 그 영화에서 만난 제작사가 인디를 "옵세션" 쪽으로 연결했어.
#47그 어느 단계도 처음부터 계획된 경로는 아니었어.
#48정규 출연 자리를 유지했다면 인디는 원래 드라마 촬영장으로 돌아갔을 가능성이 컸어.
#49그러면 "트랩 하우스"를 찍지 못했을 수 있고, 캡스톤이 새로운 영화의 주연 후보로 인디를 직접 떠올릴 이유도 줄어들었겠지.
#50인디는 나중에 이 연속된 일을 “정확한 때에 일어난 일”로 바라봤어.
#51하지만 결과를 모른 채 그 순간만 보면 그 시작은 축복처럼 보이지 않았어.
#52일자리가 줄었고, 그 때문에 일정이 비었을 뿐이었으니까.
#53"슈퍼맨과 로이스"를 마친 인디에게 새로운 욕망도 생겨 있었어.
#54그동안 해온 것과 완전히 다른 일을 해보고 싶었지.
#55오디션과 대본은 들어왔지만 마음이 움직이는 역할을 만나지 못했어.
#56사라 쿠싱도 누군가의 여자친구였어.
#57인디는 다음 작품에서까지 그저 ‘여자친구’로 남고 싶지는 않았어.
#58그러다 "옵세션"의 대본을 받았어.
#59표면만 보면 이번에도 여자친구 역할처럼 보였어.
#60베어라는 남자가 어릴 때부터 좋아해온 친구 니키에게 자신을 사랑하게 해달라는 소원을 빌어.
#61소원은 이루어지고, 니키는 베어를 무엇보다 사랑하게 되지.
#62문제는 그 사랑이 멈추지 않는다는 거였어.
#63니키의 감정은 점점 커지고, 그녀가 원래 가지고 있던 삶과 의지와 판단을 모두 집어삼키기 시작해.
#64인디가 읽은 니키는 한 사람으로 고정된 역할이 아니었어.
#65평범한 니키가 있었고, 소원에 붙잡힌 니키가 있었어.
#66친근한 얼굴과 불안한 얼굴이 같은 장면 안에서 교차했고, 사랑받고 싶다는 익숙한 감정이 누군가의 의지를 파괴하는 공포로 바뀌었지.
#67인디는 대본을 읽으며 이 인물이 무엇을 느끼는지 알 것 같았어.
#68어떻게 연기해야 할지도 처음부터 떠올랐고.
#69이번에는 단순한 여자친구가 아니었어.
#70한 영화 안에서 자신이 가진 범위를 전부 보여줄 수 있는 역할이었지.
#71인디는 이 기회를 얻기 위해 할 수 있는 건 모두 해보겠다고 마음먹었어.
#72첫 단계는 셀프테이프였어.
#73인디는 카메라 앞에서 연기한 영상을 만들어 제작진에게 보냈어.
#74그다음에는 기다리는 일만 남았지.
#75하지만 답은 바로 오지 않았어.
#76몇 달이 지나서야 콜백 연락이 왔어.
#77온라인 화상 통화로 제작진 앞에서 다시 연기하는 자리였지.
#78인디는 니키를 어떻게 표현하고 싶은지 머리로는 분명히 알고 있었어.
#79문제는 그때 자신의 감정과 제대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었다는 거야.
#80니키를 연기하려면 한두 가지 감정으로는 부족했어.
#81사랑하고, 두려워하고, 매달리고, 의심하고, 무너지고, 위협하는 감정이 서로를 밀어내지 않은 채 한 사람 안에 있어야 했지.
#82그런데 당시 인디는 자기 감정에서 멀어진 상태였어.
#83오디션이 끝난 뒤 인디는 자신이 망쳤다고 생각했어.
#84지금까지 한 것 가운데 최악의 오디션 같았지.
#85니키를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고 느꼈는데, 정작 그걸 보여줘야 하는 자리에서 꺼내지 못했다고 여긴 거야.
#86하지만 커리 바커는 인디가 생각한 실패만 보지 않았어.
#87그는 니키 역을 찾느라 많은 배우의 오디션을 보고 있었어.
#88이 역할이 잘못되면 영화 전체가 무너질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
#89니키는 무섭기만 해서는 안 됐어.
#90처음 등장했을 때 베어가 오랫동안 좋아한 이유를 관객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했지.
#91밝고 친근하며, 실제로 주변에 있을 것 같은 사람이어야 했어.
#92그러면서도 소원이 작동한 뒤에는 같은 얼굴로 관객을 불안하게 만들어야 했고.
#93바커가 만난 배우들 가운데는 공포 연기를 잘하는 사람도 있었어.
#94하지만 일상적인 니키로 돌아오면 연기가 자연스럽지 않았지.
#95반대로 평범한 장면에서는 좋았지만 니키의 집착이 폭발하는 순간을 충분히 밀어붙이지 못하는 배우도 있었어.
#96자연스러움과 광기.
#97바커에게는 둘 다 필요했어.
#98그리고 그는 인디에게서 두 얼굴이 함께 존재할 가능성을 봤어.
#99인디가 자기 오디션에서 부족했다고 느낀 순간에도 바커는 다음 단계로 데려갈 만한 니키를 보고 있었던 거야.
#100콜백 다음에는 상대 배우를 찾기 위한 호흡 맞추기가 이어졌어.
#101여러 명의 베어 후보가 여러 명의 니키 후보와 장면을 읽었지.
#102인디에게는 아직 한 번의 기회가 남아 있었어.
#103이번에는 감정을 안전하게 감추지 않기로 했어.
#104이 기회를 정말 얻고 싶다면 자신이 할 수 있는 걸 모두 보여주겠다고 마음먹었지.
#105그 자리에서 마이클 존스턴(Michael Johnston)을 만났어.
#106둘의 호흡은 전형적인 연인처럼 달콤하지 않았어.
#107오히려 조금 어긋나 있었지.
#108두 사람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보면 무언가 이상한데 정확히 무엇이 이상한지는 바로 설명하기 어려웠어.
#109그게 니키와 베어에게 필요했던 관계였어.
#110두 사람은 연인이 아니었어.
#111베어만 오랫동안 니키를 좋아했고, 니키의 감정은 그의 소원 때문에 강제로 바뀌어.
#112처음부터 완성된 연인처럼 보이면 이 관계의 불편함이 사라질 수밖에 없었지.
#113바커는 마이클에게서 자신감 있는 실제 성격과 달리 어색하고 주저하는 베어를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능력을 봤어.
#114인디에게서는 평범한 니키와 무너지는 니키를 함께 봤고.
#115두 사람이 마주 앉자 영화에 필요한 불균형까지 생겼어.
#116호흡 맞추기가 끝난 뒤 인디는 이번에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걸 했다고 느꼈어.
#117얼마 뒤 니키 역을 맡게 됐다는 전화가 왔어.
#118바커는 인디에게 니키를 악령에 씐 사람처럼 표현하지 말아달라고 했어.
#119"옵세션"에는 니키의 몸속으로 들어온 악마가 없었어.
#120그녀를 움직이는 건 베어가 빈 소원 하나였지.
#121바커가 원한 건 분노한 괴물이 사람들을 공격하는 익숙한 공포가 아니었어.
#122질투하고, 매달리고, 사랑을 확인하고 싶어 하는 감정이 한계를 잃었을 때 생기는 공포였어.
#123그래서 인디는 니키의 감정을 인간에게서 멀리 떼어놓지 않았어.
#124사랑받고 싶은 마음도, 상대가 다른 사람을 보는 게 싫은 마음도, 버려질까 두려워하는 마음도 인간이 실제로 느낄 수 있는 감정이라고 봤지.
#125다만 니키에게는 그 감정을 멈출 힘이 없었어.
#126인디는 니키를 과장된 괴물로 만들기보다 익숙한 감정이 통제력을 잃어가는 사람으로 붙잡았어.
#127평소의 니키가 잠깐 보이다가 소원이 만든 니키가 튀어나오고, 다시 원래 얼굴 속으로 숨어드는 식이었지.
#128두 인물을 완전히 나누는 대신 하나의 몸 안에서 서로 밀고 나오게 했어.
#129그 선택 때문에 관객은 니키가 무서우면서도 그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계속 바라보게 됐어.
#130"옵세션"의 제작비는 75만 달러였어.
#131할리우드 대형 영화와 비교하면 아주 작은 규모였지.
#132현장도 거대하지 않았어.
#133매일 비슷한 사람들이 함께 도착했고, 함께 촬영한 뒤 돌아갔어.
#134인디는 당시 이 영화를 많은 사람이 보리라고 생각하지 않았어.
#135자신과 함께 일하는 열두 명 정도만 볼 것 같은 기분이었다고 말했지.
#136그 생각은 오히려 인디를 자유롭게 만들었어.
#137수많은 관객이 자신의 표정과 목소리를 극장의 거대한 화면으로 보리라고 생각했다면 몸을 사렸을 수도 있었어.
#138하지만 작은 현장 안에서는 실패해도 함께 만든 사람들만 볼 거라는 안전감이 있었지.
#139인디는 소리를 질렀고, 얼굴을 일그러뜨렸고, 보기 좋은 모습에서 멀어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어.
#140촬영 전에 바커와 배우들은 "유전(Hereditary)"을 함께 보며 영화가 향할 감정의 온도를 맞췄어.
#141"겟 아웃(Get Out)"도 참고했어.
#142입으로 말하는 감정과 얼굴 아래에서 움직이는 감정이 다를 때 어떻게 공포가 생기는지 살펴봤지.
#143인디는 미아 고스의 "펄(Pearl)"에서도 인물이 아무리 극단적으로 움직여도 관객이 그 감정을 이해하게 만드는 힘을 봤어.
#144그 준비는 몸에 남았어.
#145목소리를 잃은 날도 있었고, 한동안 불을 켜고 잠들 정도로 공포의 감각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웠어.
#146촬영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는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거나 아무 소리 없이 앉아 있었어.
#147니키에게서 나오는 데에도 시간이 필요했으니까.
#148영화 한 편을 끝냈다고 해서 배우의 다음 일이 자동으로 생기지는 않았어.
#149특히 "옵세션"은 아직 관객에게 공개되지 않은 독립영화였어.
#150업계 사람들도 인디가 니키로 무엇을 해냈는지 볼 수 없었지.
#151완성된 영화가 공개되기 전까지 그 연기는 인디와 제작진만 알고 있는 가능성에 가까웠어.
#152인디는 다시 오디션을 보기 시작했어.
#153한 번 보고, 다른 역할에도 지원하고, 연락을 기다렸지.
#154하지만 결정되는 일이 없었어.
#155인디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걸 하고 있는데도 아무것도 붙잡히지 않았다고 회상했어.
#156거절이 반복될수록 자신의 선택을 믿기가 어려워졌어.
#157배우가 카메라 앞에서 하는 결정은 아주 작고 구체적이야.
#158어디에서 숨을 쉬고, 언제 상대를 바라보고, 어떤 목소리로 한 단어를 말할지 골라야 하지.
#159자기 감각을 믿지 못하면 그 선택 하나하나가 무거워져.
#160인디는 이미 자신의 모든 범위를 쏟아낸 영화를 찍었지만, 그 영화가 세상 밖으로 나오기 전이었어.
#161그러니 다음 오디션장에서는 여전히 또 한 명의 지원자였지.
#162역할이 없다고 해서 생활이 멈추지는 않았어.
#163인디는 월세를 내고 싶었고, 평범하게 필요한 것들을 감당하고 싶었어.
#164그래서 개를 산책시키는 일을 했어.
#165배우로서 다음 전화를 기다리는 동안 다른 사람의 개와 거리를 걸었지.
#166스트리밍도 시작했어.
#167인디는 2022년에 직접 컴퓨터를 조립해놓았어.
#168다른 스트리머들이 게임을 하며 사람들과 만나는 모습을 오래전부터 즐겨 봤고, 자기도 혼자 방에서 게임을 할 바에는 방송을 해보자는 생각을 했어.
#169"콜 오브 듀티(Call of Duty)" 같은 게임을 하며 시청자들과 시간을 보냈어.
#170처음에는 좋아서 시작한 일이었지만, 배우 일이 끊긴 시기에는 생활을 이어가는 방법이기도 했어.
#171오디션을 보고, 개를 산책시키고, 컴퓨터 앞에서 방송했어.
#172그렇게 1년 반이 흘렀지.
#173인디가 "옵세션"을 찍고도 아무 역할을 얻지 못했다는 건 영화의 힘이 부족해서가 아니었어.
#174아직 아무도 그 힘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었어.
#1752025년 9월, "옵세션"은 토론토국제영화제의 미드나이트 매드니스 부문에서 처음 공개됐어.
#176늦은 밤, 많은 관객이 한 극장에 모여 인디가 오래전에 끝내놓은 연기를 처음 봤지.
#177인디도 그 자리에서 완성된 영화를 관객과 함께 봤어.
#178자신이 니키의 농담이라고 생각한 부분에서 사람들이 웃지 않자 제작자에게 조용히 그 얘기를 꺼냈어.
#179돌아온 답은 그 장면이 원래 웃기는 장면이 아니라는 말이었지.
#180인디는 촬영하는 동안 니키 안에 너무 깊이 들어가 있어서 영화 전체가 관객에게 어떻게 보일지 알기 어려웠어.
#181그날 극장에서 처음으로 자신이 만든 표정과 목소리가 낯선 사람들에게 어떤 반응을 일으키는지 확인했어.
#182영화가 끝난 뒤에는 반응이 빠르게 번졌어.
#18375만 달러로 만든 영화였지만 영화제에서는 여러 배급사가 경쟁했어.
#184포커스 피처스(Focus Features)는 약 1,500만 달러에 "옵세션"을 확보했어.
#185제작비의 스무 배에 가까운 금액이었지.
#186하지만 아직 더 큰 변화가 남아 있었어.
#187영화제 관객이 아니라 전 세계의 일반 관객이 니키를 보기 시작할 차례였어.
#188"옵세션"은 2026년 5월 미국 극장에서 개봉했어.
#189첫 주말 북미 흥행은 약 1,710만 달러였어.
#19075만 달러짜리 영화로서는 이미 큰 출발이었지만, 보통 흥행작의 움직임과는 달랐어.
#191영화는 개봉 직후 힘이 빠지지 않았어.
#192관객이 다른 관객에게 영화를 권했고, 니키에 관한 반응이 계속 퍼졌어.
#193인디가 작은 현장에서 아무도 보지 않을 거라 생각하며 밀어붙였던 얼굴들이 온라인을 채우기 시작했어.
#194한순간에 바뀌는 표정, 불안정하게 흔들리는 목소리, 베어를 바라보는 시선이 짧은 영상과 이미지로 반복됐지.
#195하지만 단순히 밈만 퍼진 건 아니었어.
#196관객은 니키가 무서운지, 불쌍한지, 가해자인지, 의지를 빼앗긴 피해자인지를 이야기했어.
#197베어의 소원이 사랑인지, 상대의 동의를 지운 폭력인지도 논쟁했지.
#198그 대화의 중심에 인디의 연기가 있었어.
#199"옵세션"은 한 달 동안 매주 첫 주말보다 높은 수준의 흥행을 이어갔어.
#200여섯 번째 주말이 돼서야 주말 수입이 1,700만 달러 아래로 내려갔지.
#201개봉 때 가장 뜨거웠다가 사라지는 영화가 아니라, 본 사람이 다음 사람을 극장으로 보내는 영화가 된 거야.
#202영화의 세계 흥행은 마침내 5억 달러를 넘어섰어.
#2032026년 9월 무렵에는 약 5억 1,200만 달러에 이르렀지.
#20475만 달러로 만든 영화가 제작비의 수백 배를 극장에서 벌어들인 셈이었어.
#205"옵세션"은 2020년대 할리우드 오리지널 영화 가운데 처음으로 세계 흥행 5억 달러를 넘긴 작품이 됐어.
#206100만 달러 미만으로 제작된 영화 가운데 가장 높은 흥행 기록도 세웠고, 영화제에서 판매된 작품 가운데서도 전례를 찾기 어려운 흥행작이 됐지.
#207하지만 인디의 삶을 바꾼 건 숫자만이 아니었어.
#208영화가 성공할수록 사람들은 그 성공의 얼굴을 찾았어.
#209그리고 니키를 연기한 배우에게 도착했지.
#210개를 산책시키던 인디에게 더 큰 오디션이 들어오기 시작했어.
#211이전에는 자신이 방 안에 들어가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걸 증명해야 했다면, 이제는 제작사와 감독이 이미 니키를 본 상태에서 그녀를 만났어.
#212인디도 달라졌어.
#213거절이 이어질 때는 자기 선택을 믿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오디션에서 내리는 결정을 전보다 더 신뢰하게 됐어.
#214연기를 새로 배운 게 아니었어.
#2151년 반 전에 이미 했던 연기가 마침내 사람들에게 도착한 거였지.
#216"옵세션" 개봉 뒤 인디는 자신이 상상하지 못했던 방에 들어가기 시작했어.
#217인터뷰에서 함께 일하고 싶은 감독들을 묻자 여러 이름을 말했어.
#218그중에는 "썬더볼츠*"를 만든 제이크 슈라이어(Jake Schreier)도 있었어.
#219당시 슈라이어는 마블의 새로운 "엑스맨(X-Men)"을 준비하고 있었어.
#220인디가 그를 만났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팬들은 그녀가 어떤 돌연변이를 맡을지 추측하기 시작했어.
#221두 달 전까지만 해도 인디는 "마블 영화에 출연하고 싶으냐"는 질문에 그러고 싶다고 답하는 배우였어.
#2222026년 8월, 추측은 공식 발표로 바뀌었어.
#223디즈니의 행사 무대에서 마블 스튜디오는 새로운 "엑스맨" 출연진을 공개했어.
#224인디가 맡은 인물은 로그였어.
#225다른 사람의 힘과 기억을 흡수하는 능력 때문에 누군가를 만지는 일조차 위험해지는 인물이었지.
#226"옵세션"에서 자기 감정의 통제권을 빼앗긴 인디가 이제는 접촉을 통제하지 못하는 마블의 대표적인 인물을 맡게 된 거야.
#227개봉 석 달 만의 일이었어.
#228그다음에는 애플이 움직였어.
#229애플 오리지널 필름스는 SF 스릴러 "더 와플 하우스 인덱스(The Waffle House Index)"를 준비했어.
#230거대한 재난이 닥친 밤, 식당에서 일하던 종업원이 점점 더 극단적인 상황에 휘말리는 이야기였지.
#231인디는 이 영화의 주연으로 합류했어.
#232이번에는 배우로만 참여하는 것도 아니었어.
#233총괄 제작자 자리까지 맡았지.
#234"옵세션" 이전의 인디는 자기가 원하는 역할을 얻기 위해 셀프테이프를 보내고 몇 달 동안 답을 기다렸어.
#235"옵세션" 이후에는 자신이 앞에 설 영화를 선택하는 데서 더 나아가 어떤 영화를 만들지 결정하는 자리로 이동하고 있었어.
#236인디는 토론토로 돌아와 이제는 직접 프로젝트를 제안하고 언젠가 제작과 연출까지 해보고 싶다고 말했어.
#2371년 전 그곳에 왔을 때는 저예산 공포영화의 주연이었어.
#238그 영화가 관객에게 받아들여질지조차 확실하지 않았지.
#239이제 포커스는 "옵세션"을 작품상과 여우주연상을 포함한 시상식 후보로 밀고 있었어.
#2402026년 9월에는 또 하나의 발표가 나왔어.
#241인디가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의 호스트를 맡게 됐어.
#242첫 출연부터 프로그램 전체를 이끄는 호스트였지.
#243방송 날짜는 10월 31일, 핼러윈 밤으로 정해졌어.
#244"옵세션"의 공포와 인디가 얻은 새로운 이미지가 그 날짜와 그대로 맞닿아 있었어.
#245몇 달 전까지 인디는 게임 스트리밍을 계속하고 싶어도 배우로서 다음 일이 없어서 방송하던 사람이었어.
#246이제는 스트리밍을 좋아하지만 할 시간이 없다고 말하게 됐어.
#247배우 일이 오지 않아 컴퓨터 앞에 앉던 시간은 사라졌어.
#248그 자리에 "엑스맨"이 들어왔고, 애플 영화가 들어왔고, 생방송 코미디 프로그램의 한 회 전체가 들어왔지.
#249인디는 정규 출연 자리를 잃었어.
#250그래서 시간이 생겼고, 그 시간으로 "트랩 하우스"를 찍었어.
#251그곳에서 인디를 본 캡스톤이 "옵세션"으로 이어지는 문을 열었지.
#252인디는 첫 콜백을 망쳤다고 생각했지만 커리 바커는 그녀에게서 자연스러운 사람과 통제력을 잃은 사람을 함께 봤어.
#253인디는 작은 현장에서 많은 사람이 영화를 보지 않을 거라 생각하며 자신을 숨기지 않았어.
#254그런데 촬영이 끝난 뒤에도 1년 반 동안 다음 역할을 얻지 못했지.
#255개를 산책시키고, 게임을 스트리밍하고, 계속 오디션을 봤어.
#256그 시간 동안 인디의 능력이 사라졌던 건 아니야.
#257그 능력을 담은 영화가 아직 극장에 도착하지 않았을 뿐이었어.
#258영화가 공개되자 75만 달러는 5억 달러가 됐고, 아무것도 붙지 않던 오디션은 로그와 애플 영화와 "SNL"로 바뀌었어.
#2592026년 9월, 인디는 커리 바커와 함께 다시 토론토국제영화제를 찾았어.
#2601년 전 "옵세션"이 처음 공개됐던 곳에서 그녀는 이제 자신이 상상하지 못했던 사람들을 만나고 있으며, 직접 만들 작품을 제안할 수도 있게 됐다고 말했어.
#261그리고 바커는 관객이 가져간 영화에 관해 이렇게 말했어.
#262이제 더는 자기 영화만은 아닌 것 같다고.
#263인디가 아무도 보지 않을 거라 생각하며 만든 니키도 더는 작은 촬영장 안에 있지 않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