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살에 직접 첫 앨범을 내고 Roc-A-Fella 공동창업자에서 Def Jam 사장까지 간 Jay-Z
아무도 계약하지 않던 래퍼는 어떻게 음반사 사장이 됐을까
#12026년 여름, Jay-Z가 뉴욕의 Yankee Stadium 무대에 섰어.
#2그날 중심에 있던 건 새 앨범이 아니었어. 30년 전에 나온 그의 첫 앨범, "Reasonable Doubt"였지.
#3무대에는 긴 세월 동안 Jay-Z의 삶과 음악을 스쳐간 사람들이 차례로 나타났어. Nas도 있었고, Alicia Keys와 Beyoncé도 있었어. 그리고 아주 오래전, 아직 Shawn Carter가 자기 앨범 하나 없던 시절에 랩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걸 먼저 보여준 Jaz-O도 다시 나왔지.
#430년 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운 장면이었어.
#51996년의 Jay-Z에게는 "Reasonable Doubt"를 제대로 내주겠다는 음반사조차 없었거든.
#6결국 그는 친구들과 회사부터 만들어야 했어.
#7그때 나이가 이미 26살이었지.
#8Jay-Z의 본명은 Shawn Corey Carter야. 뉴욕 Brooklyn의 공공주택 단지인 Marcy Houses에서 자랐고, 네 남매 가운데 막내였어.
#9아버지 Adnis Reeves가 집을 떠난 뒤에는 어머니 Gloria Carter가 아이들을 키웠어. Shawn이 아홉 살쯤 됐을 때 Gloria는 아들에게 붐박스를 하나 사줬지. 밖에서 사고를 치며 돌아다니는 것보다 음악에 빠지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했던 거야.
#10집에는 부모가 모아둔 음반도 있었어. Shawn은 노트에 라임을 쓰고 테이블을 두드리며 랩을 했지.
#11하지만 랩을 좋아하는 아이와 랩으로 먹고사는 사람 사이에는 꽤 먼 거리가 있었어.
#12그 거리를 먼저 건너간 사람이 Jaz-O였어.
#13Jay-Z보다 나이가 많았던 Jaz-O는 먼저 음반 계약을 따냈어. Jay-Z는 그를 따라 London에도 갔고 녹음 현장도 경험했지. 그러다 처음으로 눈앞에서 보게 된 거야.
#14사람들이 랩을 하고, 그 대가로 돈을 받고 있었어.
#15자기에게도 길이 열리는 것처럼 보였지.
#16Jay-Z는 Jaz-O의 음반에 등장했고 다른 래퍼들의 곡에도 참여했어. Big Daddy Kane의 무대에도 섰고 랩 배틀에서도 실력을 보여줬지.
#17그런데 이상하게 자기 차례는 좀처럼 오지 않았어.
#18Jay-Z가 26살이 되어서야 데뷔한 이유를 음반사의 거절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어.
#19그 자신도 오랫동안 음악에 전부를 걸지 못했거든.
#20음악에서는 몇 년을 움직여도 미래가 확실하지 않았어. 반면 거리에서는 실제로 돈을 벌 수 있었지.
#21Jay-Z는 마약을 팔았어. Brooklyn을 벗어나 다른 도시까지 움직이기도 했고.
#22그러다 음악으로 돌아왔고, 다시 거리로 갔어.
#23훗날 그는 그 시절을 한 발은 음악에, 다른 한 발은 거리에 걸쳐 있던 때처럼 이야기했어.
#24DJ Clark Kent 같은 사람은 그의 실력을 믿었어. 녹음을 도와주고 기회를 연결했지. 하지만 정작 Jay-Z 자신에게는 랩에 모든 걸 걸 만큼의 확신이 없었어.
#25그 모습을 답답해한 사촌 하나는 재능을 낭비한다며 아예 말을 끊기도 했어.
#26Jay-Z가 다른 사람의 음반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건 1980년대 말이야. 그런데 자기 이름을 건 첫 앨범은 1996년에야 나왔지.
#27그 사이의 시간은 누군가가 천재를 발견해주기만 기다린 시간이 아니었어.
#28Jay-Z 자신도 어느 쪽에 미래를 걸어야 할지 계속 흔들리던 시간이었지.
#291995년, Jay-Z는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총격을 당했어. 총알에 맞지는 않았지.
#30그는 훗날 이 일을 겪고 나서 랩을 다시 해보기로 했다고 회상했어.
#31이번에는 Clark Kent가 한 사람을 연결해줬어.
#32Damon Dash였어.
#33Dash는 Jay-Z의 음악에서 가능성을 봤고, 여기에 Kareem "Biggs" Burke가 합류했어. 이제 Jay-Z에게는 같이 움직일 사람들이 생긴 거야.
#34세 사람은 음반사들을 찾아갔어.
#35그런데 대답은 또 비슷했지.
#36Jay-Z와 제대로 계약하겠다는 회사가 나타나지 않았어.
#37신인이라고 하기에는 나이도 어린 편이 아니었고, 업계가 한눈에 이해할 만한 이미지의 래퍼도 아니었어. 촘촘하고 복잡한 그의 랩이 얼마나 크게 팔릴지도 쉽게 판단하기 어려웠고.
#38몇 년 동안 반복된 문제가 다시 나타난 거야.
#39누군가 Jay-Z를 선택해줘야 다음 단계로 갈 수 있었어.
#40그래서 세 사람은 아예 그 단계를 없애버렸지.
#41Jay-Z와 Damon Dash, Biggs는 Roc-A-Fella Records를 만들었어.
#42이 장면을 Jay-Z 혼자 갑자기 사업가로 각성한 순간처럼 보면 실제 이야기가 달라져. Roc-A-Fella는 세 사람이 함께 만든 회사였거든.
#43그들은 자기 돈을 넣어 Jay-Z의 음반을 만들었어. 차에서 음반을 팔고 거리에서 직접 홍보했지.
#44그렇다고 기존 음악 산업을 통째로 버린 건 아니야.
#45음반을 전국에 보내려면 유통망이 필요했어. 그래서 Priority Records와 유통 계약을 맺었지.
#46방법은 꽤 현실적이었어.
#47자신들을 선택해줄 음반사를 기다리는 대신 먼저 앨범을 만든다. 그리고 필요한 기능은 밖에서 가져온다.
#481996년 6월 25일, 마침내 "Reasonable Doubt"가 나왔어.
#49Jay-Z는 26살이었지.
#50그럼 이제 성공했을까?
#51아직 아니었어.
#52지금 "Reasonable Doubt"는 힙합의 고전으로 불려.
#53하지만 지금의 명성을 1996년의 반응과 섞으면 이야기가 이상해져.
#54앨범은 Billboard 200에서 23위까지 올랐어. Jay-Z라는 이름을 확실히 알리는 작품이 됐지만, 발매하자마자 전국을 뒤집은 블록버스터는 아니었지.
#55Roc-A-Fella 사람들은 계속 발로 뛰어야 했어. 음반점을 찾아가고, 전단을 돌리고, 직접 음악을 들려줬지.
#56앨범을 내줄 회사가 없다는 문제는 해결했어.
#57그러자 바로 다음 문제가 생겼어.
#58이제 어떻게 사람들에게 듣게 하지?
#59두 번째 앨범에서도 Jay-Z는 더 넓은 대중에게 가는 방법을 찾았어. 그래도 아직 우리가 지금 아는 규모의 Jay-Z는 아니었지.
#60진짜 돌파구는 세 번째 앨범을 준비하던 무렵,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나타났어.
#61프로듀서 The 45 King은 어느 날 Salvation Army에서 오래된 음반 하나를 샀어.
#62가격은 25센트.
#63Broadway 뮤지컬 "Annie"의 음반이었지.
#64그는 거기서 아이들이 부르는 "It's the Hard Knock Life"를 듣고 비트를 만들었어. 그 비트가 Kid Capri에게 넘어갔고.
#651997년, Jay-Z는 Puff Daddy의 투어에 참여하고 있었어. 공연 사이에 Kid Capri가 그 비트를 틀었지.
#66아이들의 합창이 스피커에서 흘러나왔어.
#67Jay-Z가 멈췄어.
#68저게 뭐냐고 물었지.
#69Kid Capri는 The 45 King에게 전화를 걸어 Jay-Z에게 전화기를 넘겼어.
#70그런데 비트를 좋아한다고 바로 쓸 수 있는 건 아니었어. "Annie"의 노래를 샘플로 쓰려면 권리자의 허락이 필요했거든.
#71Jay-Z는 편지를 썼어. 어린 시절 글짓기 대회에서 우승해서 Broadway에서 "Annie"를 봤다는 이야기도 넣었지.
#72나중에 그는 그 부분을 조금 과장했다고 인정했어.
#73실제로는 TV에서 봤거든.
#74어쨌든 허가는 나왔어.
#75그리고 "Hard Knock Life (Ghetto Anthem)"가 만들어졌지.
#76Marcy Houses에서 자란 래퍼를 전국적인 스타로 밀어올린 소리가, 뜻밖에도 고아원 아이들이 노래하는 Broadway 뮤지컬에서 나온 거야.
#771998년, "Vol. 2... Hard Knock Life"가 나왔어.
#78이번에는 달랐지.
#79앨범이 크게 성공하면서 Jay-Z는 마침내 전국적인 스타가 됐어. Jaz-O 옆에서 초기 음반에 등장하던 때부터 따지면 거의 10년이 흐른 뒤였어.
#80어릴 때부터 랩을 했어. 먼저 계약한 선배를 따라다녔지. 다른 사람의 음반에도 나왔어. 작은 계약도 경험했어. 거리의 돈으로 돌아가기도 했고. 다시 음악을 택했어. 또 거절당했지. 친구들과 회사까지 만들었어. 첫 앨범도 냈어.
#81그래도 바로 스타가 된 건 아니었어.
#82Jay-Z의 성공은 어린 천재가 발견되자마자 치고 올라간 이야기가 아니야.
#83계속 조금 늦게 다음 자리에 도착한 이야기였어.
#84그런데 정말 성공하고 나니, 처음에는 없던 문제가 생겼지.
#85Roc-A-Fella는 이제 Jay-Z의 첫 앨범 하나를 내기 위해 만든 작은 회사가 아니었어.
#86음악이 성공하면서 사업도 커졌고, Jay-Z와 Damon Dash는 Rocawear라는 의류 사업까지 함께 키웠지.
#87그런데 회사가 커지는 동안 두 사람의 관계는 나빠졌어.
#88무엇 하나가 결정적인 원인이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워. 당사자들이 나중에 내놓은 설명도 서로 달랐거든.
#89분명한 건 Jay-Z와 Dash, Biggs가 함께 만든 Roc-A-Fella의 공동창업 체제가 결국 무너졌다는 거야.
#90그리고 헤어지는 과정에서 오래된 앨범 하나가 다시 등장했어.
#91"Reasonable Doubt".
#92Jay-Z는 훗날 당시 다른 것들을 포기하는 대신 그 앨범을 자신에게 달라고 제안했다고 회상했어. 그에게는 자기 "baby" 같은 앨범이었거든.
#93그런데 여기에는 묘한 문제가 있었어.
#94아무도 앨범을 내주지 않아서 친구들과 직접 회사를 만들었잖아.
#95바로 그렇기 때문에 그 앨범은 처음부터 Jay-Z 혼자만의 회사 안에 있던 자산도 아니었던 거야.
#96Roc-A-Fella는 세 사람이 함께 만든 회사였어.
#97독립한다고 해서 그 안의 모든 것이 자동으로 한 사람의 것이 되는 건 아니었지.
#98수십 년이 지나서도 "Reasonable Doubt"의 권리는 옛 공동창업자들 사이에서 다시 법적 문제가 됐어.
#99첫 앨범은 성공의 출발점이면서, 그 성공을 함께 만든 관계가 얼마나 복잡해졌는지를 보여주는 물건이 되어버린 거야.
#100Roc-A-Fella의 공동창업 체제가 끝나갈 무렵, Jay-Z에게 새로운 자리가 들어왔어.
#101Def Jam Recordings였지.
#102한때 Jay-Z는 음반사를 찾아다니며 자기 음악을 받아줄 사람을 구하던 래퍼였어.
#1032004년에는 상황이 뒤집혔어.
#104Jay-Z가 Def Jam의 사장이 된 거야.
#105이제 계약해달라고 기다리는 사람이 아니었어. 다른 아티스트를 보고 회사가 누구에게 기회를 줄지 판단하는 사람이 됐지.
#106이 아티스트와 계약할까?
#107예전에는 다른 사람들이 Jay-Z를 놓고 하던 질문이었어.
#108이제 그 질문을 하는 자리에 Jay-Z가 앉아 있었지.
#109그가 Def Jam을 이끌던 시기에는 Rihanna와 Ne-Yo 같은 새로운 아티스트들도 성장했어.
#110하지만 Jay-Z는 그 자리에도 계속 머물지는 않았어.
#1112007년 Def Jam을 떠났지.
#112그리고 다시 회사를 만드는 쪽으로 움직였어.
#1131990년대 중반에는 음반사들이 Jay-Z에게 투자하려 하지 않았어.
#1142008년에는 관계가 완전히 달라졌지.
#115Live Nation이 Jay-Z와 대규모 장기 계약을 맺었고, 양측은 Roc Nation을 만들었어.
#116첫 번째 Roc-A-Fella와는 출발부터 달랐어.
#117그때는 세 사람이 자기 돈을 넣어 Jay-Z의 첫 앨범을 만들어야 했지.
#118이번에는 거대한 기업이 Jay-Z와 함께 다음 사업을 만들려고 움직이고 있었어.
#119그 뒤 Jay-Z의 사업은 음악 밖으로도 계속 넓어졌어. 패션, 공연, 스트리밍, 주류, 투자까지 이어졌지.
#120하지만 그 모든 회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맨 처음에는 아주 단순한 문제가 하나 있었어.
#121Jay-Z의 앨범을 내줄 곳이 없었어.
#1222026년, Jay-Z는 다시 "Reasonable Doubt" 앞에 섰어.
#123그에게는 더 많이 팔린 앨범도 있었고 더 큰 히트곡도 있었어. "Hard Knock Life"도 있었고 "The Blueprint"도 있었지. 음악 밖에서는 첫 앨범을 만들던 시절에는 상상하기 어려웠을 규모의 사업까지 만들었고.
#124그래도 자신의 음반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을 이야기할 때 Jay-Z는 "Reasonable Doubt"를 꼽았어.
#125첫 번째였으니까.
#126모든 걸 시작한 앨범이었으니까.
#127그리고 30주년 무대에는 Jaz-O가 다시 나타났어.
#128아직 Shawn Carter에게 자기 앨범 하나 없던 시절, 먼저 계약을 얻고 랩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세계를 보여줬던 사람이었지.
#129그 사이 계약을 구하던 래퍼는 자기 레이블을 만들었어. 함께 만든 친구들과는 결국 갈라졌고, 처음에는 폭발적인 히트도 아니었던 첫 앨범은 시간이 지나 힙합의 고전이 됐어.
#130다른 사람들이 자신과 계약할지를 기다리던 사람은 나중에는 음반사 사장이 되어 다른 아티스트의 가능성을 판단하는 자리에 앉았고.
#131그런데 30년이 지나 거대한 야구장 무대에 다시 올라왔을 때, 그 모든 것의 한가운데 놓인 건 여전히 같은 앨범이었어.
#132아무도 선뜻 내주려 하지 않았던 "Reasonable Doubt".
#1332021년, 가 "Reasonable Doubt"와 관련된 권리를 NFT로 팔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Roc-A-Fella가 그를 상대로 소송을 냈어.
#134문제는 이상했어.
#135세 사람이 함께 만든 회사. 그 회사가 보유한 첫 앨범. 그리고 그 회사의 공동창업자 한 사람이 그 앨범과 관련된 권리를 어디까지 자기 몫이라고 할 수 있는가.
#136법원은 결국 "Reasonable Doubt"의 권리가 개별 주주 한 사람에게 있는 게 아니라 Roc-A-Fella Records라는 회사에 있다고 판단했어.
#137아무도 Jay-Z의 앨범을 내주지 않아 세 사람이 직접 만든 회사가, 25년 뒤에는 바로 그 앨범을 누가 소유할 수 있는지를 놓고 법정에 서게 된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