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와 "매트릭스"를 지나 50살에 "존 윅"으로 새로운 전성기를 연 배우
50살에 다시 액션스타가 된 키아누 리브스가 오래된 사람들에게 돌아가는 이유
#1키아누 리브스는 총을 들고 같은 동작을 반복하고 있었어.
#2상대를 붙잡는다. 넘긴다. 총을 겨눈다. 다시 움직인다.
#3한때 "스피드"의 액션스타였고 "매트릭스"의 네오였던 배우가 50살을 앞두고 유도와 주짓수, 총기 동작을 다시 몸에 집어넣고 있었지. 훈련은 편하지 않았어. 훗날 그는 첫 "존 윅"을 준비하며 몇 번이나 토했다고 웃으며 이야기했어.
#4그를 지켜보던 사람은 채드 스타헬스키였어.
#5그런데 둘은 처음 만난 사이가 아니었어.
#615년 전 "매트릭스"에서 스타헬스키는 키아누의 스턴트 대역이었어. 카메라에 네오의 얼굴이 보여야 할 때는 키아누가 움직였고, 너무 위험한 순간에는 스타헬스키가 그 몸을 대신했지.
#7그런 사람이 이제 감독이 되어 키아누에게 더 어려운 동작을 시키고 있었어.
#8더 이상한 건 이 영화가 당시 키아누에게 당연한 선택도 아니었다는 거야.
#9그는 이미 세계적인 스타가 되어본 사람이었지만, 최근의 거대한 영화 "47 로닌"은 크게 실패했어. 예전처럼 할리우드가 자동으로 대형 액션 프랜차이즈를 맡기는 배우도 아니었지.
#10그런데 바로 그때, 작은 복수 액션영화 하나가 들어왔어.
#11그 영화가 "존 윅"이었어.
#12키아누는 어떻게 여기까지 온 걸까?
#13키아누 찰스 리브스는 1964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태어났어.
#14어머니 패트리샤 테일러는 영국 출신이었고, 아버지 새뮤얼 놀린 리브스 주니어는 하와이에서 온 미국인이었어. 부모는 키아누가 어릴 때 헤어졌고, 그는 어머니와 여동생을 따라 이동한 끝에 캐나다 토론토에서 자랐지.
#15친아버지와의 관계는 멀어졌어. 하지만 이 어린 시절을 나중의 비극을 설명하기 위한 장치로 만들 필요는 없어. 키아누 자신도 사람들이 자신의 어린 시절을 지나치게 불안정하고 비극적으로 그리는 것에는 거리를 뒀거든.
#16학교는 잘 맞지 않았어.
#17키아누에게는 난독증이 있었고 여러 학교를 거쳤어. 한 예술학교에서는 퇴학당하기도 했고 결국 고등학교 졸업장도 받지 못했지.
#18그렇다고 아무것도 잘하는 아이였던 건 아니야.
#19아이스하키 골문 앞에 세워놓으면 이야기가 달라졌어.
#20골키퍼였던 키아누에게는 "The Wall", 말 그대로 벽이라는 별명까지 붙었어. 높은 수준의 하키 선수가 되는 꿈도 있었지.
#21그런데 동시에 다른 세계도 이미 열리고 있었어.
#22어머니는 의상 디자이너로 일했고 집 주변에는 공연과 영화 일을 하는 사람들이 드나들었어. 한때 키아누의 계부였던 폴 에런은 연극과 영화 연출가였고, 결혼이 끝난 뒤에도 키아누와의 관계는 이어졌어.
#23어린 키아누는 에런을 따라 극장과 리허설 현장을 보게 됐어.
#24어른들이 무대에 서고, 대사를 맞추고, 하나의 공연을 만드는 곳.
#25학교 교실과는 전혀 다른 공간이었지.
#26십대가 된 키아누는 토론토의 영화관을 돌아다니며 온갖 영화를 찾아봤고 직접 연극에도 들어갔어. 15살 무렵에는 이미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
#27그러니까 흔히 알려진 것처럼 하키를 다쳐서 포기한 뒤 갑자기 배우라는 두 번째 꿈을 발견한 건 아니야.
#28한동안 두 세계가 같이 있었어.
#29하키. 연기.
#30결국 그가 학교를 떠났을 때는 아무 방향도 없이 뛰쳐나온 게 아니었어.
#31학교 밖에서 이미 자신이 원하는 세계를 배우고 있었던 거야.
#32작은 무대와 TV, 광고, 영화 역할을 거친 키아누에게 1989년 이상한 영화 하나가 찾아왔어.
#33"엑설런트 어드벤쳐".
#34시간여행을 하는 두 얼빠진 십대 Bill과 Ted의 이야기였고, 키아누는 Ted였어.
#35영화는 성공했어.
#36문제는 성공하고 나니 사람들이 배우 키아누 리브스보다 Ted를 먼저 보기 시작했다는 거야.
#37느긋하고, 어딘가 멍하고, 말투도 특이한 청년.
#38배우에게 성공한 캐릭터는 선물이지만 감옥이 될 수도 있어.
#39키아누는 그 안에 오래 머물지 않았어.
#40"폭풍 속으로"에서는 위험한 파도를 쫓는 액션영화의 주인공이 됐고, 이어 전혀 다른 영화 "아이다호"에 들어갔어.
#41그곳에는 리버 피닉스가 있었어.
#42둘은 이미 가까운 친구였어. 키아누는 훗날 젊은 시절 가장 가까웠던 친구들을 떠올리며 리버 피닉스와 "엑설런트 어드벤쳐"에서 만난 알렉스 윈터를 이야기했지.
#43그런데 "아이다호"는 당시 젊은 스타들이 안전하게 이미지를 관리하려고 고를 만한 영화가 아니었어.
#44거리에서 살아가는 젊은 남성들을 다뤘고, 성과 사랑, 정체성을 정면으로 건드리는 작품이었어. 키아누는 자신이 이 영화를 제대로 해낼 수 있을지 두려워했다고 훗날 회상했어.
#45리버는 연기 방식도 달랐어.
#46현장에서 장면을 새롭게 만들어가는 데 적극적이었던 리버와 달리 키아누는 원래 쓰인 대사를 지키려는 쪽에 가까웠지.
#47그래도 둘은 같이 들어갔어.
#48영화에서 가장 기억되는 모닥불 장면도 리버가 크게 발전시킨 장면이었어. 두 배우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움직였지만 같은 영화 안에서 서로를 밀어주고 있었지.
#49그래서 리버 피닉스를 키아누의 삶에 등장시키려면 그의 죽음부터 이야기하면 안 돼.
#50그는 먼저 키아누가 Ted라는 안전한 이미지 밖으로 나갈 때 옆에 있던 친구였어.
#51그리고 1993년, 리버 피닉스는 23살에 세상을 떠났어.
#52키아누는 수십 년이 지난 뒤에도 그를 이야기했어.
#53그리운 친구로.
#54다음 해인 1994년, 키아누의 인생에서 또 하나의 거대한 문이 열렸어.
#55"스피드".
#56시속 일정 속도 아래로 내려가면 폭발하는 버스 안에서 키아누는 경찰 Jack Traven을 연기했어. 긴 머리를 자르고 몸을 만들었고, Ted와는 전혀 다른 얼굴이 화면에 나타났지.
#57영화는 세계적으로 크게 성공했어.
#58이제 답은 너무 쉬워 보였어.
#59한 번 더 하면 됐어.
#60"스피드 2".
#61큰돈도 기다리고 있었지.
#62그런데 키아누는 하지 않았어.
#63나중에는 밴드 활동 때문에 거액을 걷어찼다는 식으로 이야기가 단순해졌지만 실제 이유는 하나가 아니었어. 그는 속편의 각본을 좋아하지 않았고, "스피드"와 "체인 리액션"을 거치며 계속 액션을 한 뒤 또 같은 종류의 영화를 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느꼈어. 다른 연기도 하고 싶었고 음악도 하고 있었지.
#64스튜디오는 화가 났어.
#65하지만 키아누는 속편으로 가지 않았어.
#66그리고 이 무렵 그의 선택을 더 잘 보여주는 곳은 로스앤젤레스가 아니라 캐나다 위니펙이야.
#67"스피드"가 이렇게 크게 성공하기 전에 키아누는 이미 그곳의 작은 극장에서 "햄릿"을 하기로 약속해둔 상태였어.
#68영화가 터졌어. 몸값이 달라졌어. 더 큰 제안들이 들어왔어.
#69그래도 그는 위니펙으로 갔어.
#70이걸 돈보다 예술을 사랑한 할리우드 성자의 일화로 만들면 중요한 부분을 놓쳐.
#71키아누에게 연극은 갑자기 생긴 취미가 아니었거든.
#72십대 때 이미 무대에 섰고, 폴 에런을 따라 극장을 돌아다녔어. "스피드" 때문에 갑자기 셰익스피어가 중요해진 게 아니야.
#73오래전부터 있던 길이 "스피드"라는 엄청난 성공 때문에 갑자기 이상해 보이기 시작했을 뿐이야.
#74"스피드" 이후 모든 선택이 성공한 건 아니었어.
#75"조니 니모닉"은 기대만큼 되지 않았고 "체인 리액션"도 다음 "스피드"가 되지 못했어. "드라큘라"에서 보여준 영국식 억양은 오랫동안 조롱받기도 했지.
#76그러다 1999년 모든 것이 다시 뒤집혔어.
#77"매트릭스".
#78키아누는 네오가 됐어.
#79검은 코트. 선글라스. 총알을 피하는 몸.
#80영화는 단순한 흥행작을 넘어 당시 액션영화의 모습을 바꿔버렸고, Ted라는 이름에 갇힐 뻔했던 배우에게 완전히 새로운 얼굴을 줬어.
#81그리고 이 영화에서 키아누는 채드 스타헬스키와 만났어.
#82스타헬스키는 그의 스턴트 대역이었어. 목 수술을 받은 상태에서도 무술 훈련에 들어온 키아누가 얼마나 많은 동작을 직접 해내려고 하는지 가까운 곳에서 봤지.
#83하지만 키아누의 커리어가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가던 그 시기에, 그의 개인적인 삶에서는 전혀 다른 일이 벌어지고 있었어.
#84연인이었던 제니퍼 사임과 아이를 기다리고 있었어.
#851999년 12월 24일, 딸 Ava Archer Syme-Reeves가 임신 약 8개월 만에 사산됐어.
#86두 사람의 관계는 그 뒤 어려워졌고 헤어졌어. 하지만 완전히 서로의 삶에서 사라진 것은 아니었지.
#872001년 4월 2일, 제니퍼 사임은 자동차 사고로 세상을 떠났어.
#88키아누는 장례식에서 관을 운구했어.
#89제니퍼는 딸 옆에 묻혔어.
#90여기서 무언가 아름다운 교훈을 만들 필요는 없어.
#91키아누 자신도 상실을 그런 식으로 말하지 않았어.
#92시간이 지나면 없어지는 것. 다 이겨내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
#93그에게 grief는 그런 것이 아니었어.
#94사람을 잃으면 그 사람이 그립고, 함께 있었으면 좋겠다는 감각은 남는다고 했어. 훗날 예술가 알렉산드라 그랜트와 만든 책 "Shadows"를 이야기할 때도 슬픔을 없애기보다 다른 형태로 움직여 자신이 가지고 갈 수 있게 하는 것에 가까운 말을 했지.
#95사라진 사람은 돌아오지 않아.
#96그렇다고 남은 사람이 평생 그 순간에만 머무는 것도 아니고.
#97키아누의 삶에서는 두 가지가 동시에 계속됐어.
#98"매트릭스" 이후에도 키아누는 계속 영화를 했어.
#99"콘스탄틴". "스캐너 다클리". "레이크 하우스".
#100좋은 작품도 있었고 지금까지 사랑받는 영화도 있어.
#101하지만 어느 순간 위치가 달라졌어.
#102그는 여전히 누구나 아는 배우였지만, 더 이상 할리우드가 가장 먼저 거대한 액션영화를 맡기는 현재형 스타는 아니었어.
#103직접 "맨 오브 타이치"를 연출하기도 했어.
#104그리고 2013년 "47 로닌"이 나왔어.
#105엄청난 제작비가 들어간 영화였지만 결과는 큰 실패였지.
#106그 무렵 제작자 베이질 이와닉이 키아누를 생각하면서 떠올린 질문은 꽤 잔인하면서도 정확했어.
#107지난 수십 년의 위대한 액션스타 중 하나인데.
#108키아누 리브스에게 대체 무슨 일이 있었지?
#109바로 그때 데릭 콜스태드가 쓴 "Scorn"이라는 각본이 있었어.
#110주인공은 은퇴한 암살자였고 원래는 키아누보다 훨씬 나이 많은 남자를 상정한 이야기였어.
#111각본이 키아누에게 갔어.
#112그는 빠르게 읽었고 관심을 보였어.
#113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건 좋은 각본이 한물간 배우를 구해줬다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거야.
#114키아누가 들어가면서 각본도 변했어.
#115콜스태드와 함께 캐릭터와 이야기를 발전시켰고, 자신이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액션 전문가들에게 프로젝트를 가져갔어.
#116채드 스타헬스키와 데이비드 리치.
#117"매트릭스"에서 만난 사람들이었어.
#11815년 전의 관계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지.
#119첫 "존 윅"에는 모든 걸 돈으로 해결할 만큼 거대한 제작비도, 끝없는 촬영 시간도 없었어.
#120스타헬스키에게는 문제가 있었어.
#12150살이 되어가는 배우의 액션을 어떻게 찍을 것인가.
#122스턴트 대역을 많이 쓰면 쉬워.
#123대신 얼굴을 숨겨야 해. 카메라 각도를 바꿔야 해. 짧게 찍고 계속 잘라야 해.
#124그들은 반대로 갔어.
#125키아누가 직접 하게 만들자.
#126주먹과 발차기를 빠르게 교환하는 것보다 상대를 붙잡고 넘어뜨리는 유도와 주짓수를 넣었어. 거기에 실제적인 총기 동작을 연결했지.
#127붙잡는다. 넘긴다. 쏜다. 무기를 바꾼다. 다음 사람에게 간다.
#128키아누가 이 움직임을 한 흐름으로 해낼 수 있으면 카메라가 도망갈 이유가 없었어.
#129그래서 훈련했어.
#130또 훈련했어.
#13150살 배우를 30살처럼 보이게 만들려고 한 것도 아니었어.
#132John Wick은 맞아. 쓰러져. 차에 치여. 힘겹게 다시 일어나.
#133나이가 든 몸의 무게를 지우는 대신 캐릭터 안으로 집어넣었어.
#134그리고 이 모든 걸 카메라 뒤에서 설계하는 사람은 한때 키아누 대신 위험한 동작을 하던 남자였어.
#135"The Matrix"에서는 키아누의 얼굴을 지키기 위해 스타헬스키가 대신 몸을 던졌어.
#136"John Wick"에서는 스타헬스키가 감독이 되어 키아누의 얼굴을 숨길 필요가 없도록 그를 훈련시켰어.
#1372014년 10월 영화가 공개됐어.
#138키아누는 그 직전 50살이 됐어.
#139그리고 작은 액션영화는 새로운 프랜차이즈가 됐어.
#14020년 전 "스피드"가 성공했을 때 키아누는 속편에서 빠졌어.
#141"존 윅"이 성공했을 때는 달랐어.
#142두 번째 영화로 돌아왔어.
#143세 번째도 했어.
#144네 번째도 했어.
#145스타헬스키와 함께 액션의 규모와 난도를 계속 키웠지.
#146어쩌면 이번에는 단순히 성공한 캐릭터가 아니라 자신에게 맞는 작업 방식까지 함께 발견했기 때문인지도 몰라. 하지만 그 이유를 키아누 대신 단정할 필요는 없어.
#147확실한 건 그가 계속 훈련했다는 거야.
#148그리고 이 액션 세계에서 키아누가 사람을 대하는 방식도 오래전부터 반복되고 있었어.
#149"매트릭스 리로디드"의 거대한 전투 장면을 찍을 때 여러 스턴트 배우들이 몇 주 동안 키아누와 함께 같은 동작을 반복했어.
#150촬영이 끝난 뒤 키아누는 그들에게 Harley-Davidson 오토바이를 선물했어.
#151거의 20년 뒤 "존 윅 4"를 찍은 뒤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어.
#152파리에서 주요 스턴트 팀과 저녁을 먹었고, 이번에는 각자의 이름이 새겨진 시계를 건넸어.
#153이걸 "키아누는 돈을 아낌없이 뿌리는 성자다"라고 쓰기는 쉬워.
#154실제로 인터넷은 그렇게 했다.
#155문제는 인터넷이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는 거야.
#156키아누 리브스에 관한 인터넷 이야기를 읽다 보면 거의 초인처럼 보여.
#157"매트릭스"로 번 돈 대부분을 암 연구에 기부했다.
#158수천만 달러를 스태프에게 나눠줬다.
#159우연히 만난 사람의 치료비를 몰래 내줬다.
#160하지만 유명한 이야기 중에는 사실이 아닌 것도 있어.
#161특히 "매트릭스" 수익의 70%를 암 연구에 기부했다는 이야기는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어. 낯선 사람의 신장이식 비용을 현금으로 해결해줬다는 바이럴 이야기도 가짜였지.
#162그렇다고 모든 것이 허구였던 건 아니야.
#163키아누는 실제로 어린이 병원과 암 연구를 지원하는 개인 재단을 운영한다고 밝혔고, 자신의 이름을 앞에 내세우고 싶지 않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어.
#164하지만 대중은 실제 행동 위에 새로운 Keanu를 하나 더 만들었어.
#165Saint Keanu.
#166그리고 또 하나가 있었어.
#167Sad Keanu.
#1682010년 키아누가 공원 벤치에 혼자 앉아 샌드위치를 먹는 사진이 찍혔어.
#169고개가 조금 숙어져 있었어.
#170그걸로 충분했어.
#171사진은 전 세계 밈이 됐고 사람들은 그 안에 키아누의 인생을 집어넣었어.
#172리버 피닉스. 딸 Ava. 제니퍼 사임.
#173모든 것을 잃은 남자가 혼자 앉아 있는 것처럼 보였던 거야.
#174그런데 훗날 그 사진을 본 키아누의 설명은 훨씬 간단했어.
#175그냥 샌드위치를 먹고 있었다고 했어.
#176배가 고팠다고.
#177실제 비극은 진짜였어.
#178벤치 사진도 진짜였어.
#179하지만 사진 속 남자가 그 순간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는 인터넷이 만들어낸 이야기였던 거야.
#180"스피드"에서 함께했던 산드라 불럭에게는 훨씬 작은 키아누 이야기가 하나 있어.
#181영화가 끝난 뒤 어느 날 둘이 이야기하다 불럭이 별생각 없이 말했어.
#182자기는 샴페인과 트러플을 먹어본 적이 없다고.
#183그걸로 끝난 대화였어.
#184며칠 뒤 불럭이 집에서 친구와 손톱을 칠하고 있는데 밖에서 오토바이 소리가 났어.
#185키아누였어.
#186꽃을 들고 있었어. 샴페인도 있었어. 트러플도 있었어.
#187불럭이 며칠 전 했던 말을 기억하고 있었던 거야.
#188그는 잠깐 같이 앉았고 불럭이 칠하던 것처럼 자기 손톱도 검게 칠하게 내버려뒀어. 그러고는 다른 약속이 있어서 떠났지.
#189불럭이 이 이야기를 하며 강조한 것은 선물 가격이 아니었어.
#190키아누가 듣는 사람이라는 거였어.
#191처음에는 대화하다 키아누가 너무 오래 조용히 있어서 자신이 그 침묵을 계속 채우려고 했다고 해. 나중에야 알았어.
#192그는 듣고 있었어. 그리고 생각하고 있었어.
#193키아누 자신도 훗날 좋은 listener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고 한동안 침묵한 뒤 비슷한 말을 했어.
#194관심.
#195그리고 care.
#196상대가 궁금하기 때문에 듣는다는 거였어.
#197어쩌면 사람들이 터무니없는 Keanu 미담까지 쉽게 믿게 된 이유도 여기 어딘가에 있을 거야.
#198모든 전설이 사실이어서가 아니야.
#199오랫동안 함께 일한 사람들이 남긴 작고 구체적인 이야기들이 이미 있었던 거지.
#200"존 윅"이 키아누의 두 번째 전성기를 만들었으니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도 될 것 같아.
#201그런데 60대의 키아누를 보면 오히려 과거가 다시 열리기 시작해.
#202먼저 음악.
#203키아누에게 Dogstar는 유명해진 뒤 심심해서 만든 밴드가 아니었어. 1990년대부터 Robert Mailhouse, Bret Domrose와 함께 활동했고 키아누는 베이스를 쳤어.
#204밴드는 오랫동안 사실상 멈춰 있었어.
#205그런데 20년 넘게 지나 세 사람이 다시 모였어.
#206처음에는 옛날 밴드의 재결합처럼 보였지만 거기서 끝나지 않았어. 공연을 다시 시작했고 새 음악을 만들었고, 2026년에는 새 앨범 "All In Now"까지 발표했어.
#207이번에는 오토바이.
#208키아누는 오래전부터 motorcycle을 좋아했어. 어느 날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Harley-Davidson을 고치기 위해 제작자 Gard Hollinger를 찾아갔지.
#209처음에는 고객과 제작자의 관계였어.
#210오토바이 한 대만 만들면 됐어.
#211그런데 일이 커졌어.
#212둘은 결국 ARCH Motorcycle을 공동 창업했고, 수년 동안 자신들이 원하는 고성능 motorcycle을 만들기 시작했어.
#213그리고 60대가 된 키아누는 거기서 또 멈추지 않았어.
#214이번에는 ARCH Racing을 만들고 실제 레이스에 들어갔어.
#215영화배우가 자기 이름만 빌려준 브랜드가 아니었어. 작은 motorcycle 회사가 훨씬 큰 제조사들과 같은 트랙에서 문제를 해결하며 달리고 있었지.
#216키아누의 삶에는 이런 일이 이상할 만큼 자주 생겨.
#217좋아하는 무언가가 있다.
#218그걸 잘하는 사람을 만난다.
#219같이 조금 해본다.
#220그리고 몇 년이 지나면 일이 처음보다 훨씬 커져 있다.
#221알렉산드라 그랜트와의 작업도 비슷했어.
#222시작은 거창한 출판 프로젝트가 아니었어.
#223키아누가 친구와 음악을 듣다가 우울한 노래들을 장난스럽게 과장하며 짧은 글을 썼어.
#224그랜트는 그 글을 받아 그림을 붙였고, 키아누 몰래 작은 책으로 만들었어.
#225친구들이 모인 자리에서 그에게 선물했지.
#226사람들이 웃었어.
#227그리고 누군가 이걸 진짜 출판해야 한다고 했어.
#228그래서 정말 책이 됐어.
#229"Ode to Happiness".
#230두 사람은 이후 "Shadows"도 함께 만들었고, 결국 작은 출판사까지 공동 설립했어.
#231대중에게 두 사람의 연인 관계가 알려지기 훨씬 전부터 이미 같이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들이었던 거야.
#232이제 돌아보면 60대의 키아누가 계속 새로운 일을 벌이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조금 다르게 보이기 시작해.
#233전부 새것은 아니거든.
#234음악은 오래전부터 있었어.
#235오토바이도 오래전부터 좋아했어.
#236출판도 한 번의 작은 선물에서 수년에 걸쳐 커졌어.
#237그리고 연극은 더 오래됐지.
#238십대 때부터였어.
#239키아누가 알렉스 윈터에게 제안했어.
#240"Waiting for Godot"을 같이 하자고.
#241사뮈엘 베케트의 이 연극에는 Vladimir와 Estragon이라는 두 남자가 나와. 둘은 누군가를 기다리면서 이야기하고, 다투고, 생각하고, 다시 기다려.
#242윈터는 이 작품이 만만하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어.
#243그래도 같이 하기로 했어.
#244두 사람은 수년 동안 준비했고, 2025년 마침내 브로드웨이 무대에 섰어.
#245키아누에게는 Broadway debut였어.
#246그런데 옆에 있는 사람은 새로운 동료가 아니었어.
#247알렉스 윈터.
#2481989년 "엑설런트 어드벤쳐"에서 Bill을 연기했던 바로 그 사람이야.
#24936년 전에는 Bill과 Ted였어.
#250이제는 Vladimir와 Estragon이 됐어.
#251그리고 이 장면에는 키아누의 아주 오래된 두 길이 동시에 들어 있었어.
#252십대부터 좋아했던 theater.
#253그리고 젊은 시절부터 곁에 있던 친구.
#254"Waiting for Godot"에서는 두 사람이 계속 기다려.
#255기다리는 대상은 좀처럼 오지 않아.
#256그런데 키아누는 이 작품을 희망적으로 볼 수 있다고 했어.
#257두 사람이 계속 함께 있기 때문이야.
#258그 말을 그의 실제 인생에 억지로 대입할 필요는 없어.
#259리버 피닉스는 돌아오지 않아.
#260Ava도 돌아오지 않아.
#261제니퍼 사임도 돌아오지 않아.
#262키아누 자신도 그런 상실이 어느 날 깔끔하게 끝난다고 말하지 않았어.
#263하지만 그의 60대 삶을 채우고 있는 것이 빈자리뿐인 것도 아니야.
#264한때 자신의 위험한 동작을 대신했던 채드 스타헬스키는 수십 년 뒤 감독이 되어 함께 새로운 대표작을 만들었어.
#26590년대에 함께 음악을 하던 Dogstar 친구들은 다시 같은 방에서 연주하고 있어.
#266오토바이 한 대를 만들어달라고 찾아간 Gard Hollinger와는 회사를 만들고 이제 경주까지 하고 있어.
#267그리고 36년 전 Bill과 Ted로 뛰어다니던 알렉스 윈터는 Broadway 무대에서 다시 그의 바로 옆에 서 있어.
#268키아누 리브스는 평생 계속 다른 사람이 된 배우처럼 보였어.
#269Ted에서 벗어났고, Jack Traven이 됐고, Neo가 됐고, 그 이미지에서도 멀어졌고, 50살에는 John Wick이 됐어.
#270그런데 오래 보고 나면 다른 것도 보여.
#271그는 계속 새것만 찾아 떠난 사람이 아니었어.
#272아주 오래 좋아한 것들이 있었고, 아주 오래 남아 있는 사람들이 있었어.
#273그리고 60대가 된 지금도 그 오래된 관계들에 다시 들어가 전과는 다른 무언가를 만들고 있어.
#274Broadway 무대 위에 두 남자가 서 있어.
#275한때 Bill과 Ted였던 두 사람이야.
#276둘은 아직 기다리고 있어.
#277그리고 아직 함께 있어.
#278젊은 와 키아누 리브스는 "아이다호"를 앞두고 서로가 한다면 자신도 하겠다는 식으로 약속했어. 상업적으로 안전한 선택과는 거리가 있던 영화에 두 친구가 왜 함께 뛰어들었고, 그 작품은 리버 피닉스의 짧은 커리어에서 왜 그렇게 중요한 영화가 됐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