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일찍 월드컵을 우승하고, 너무 잘하고도 질 수 있다는 걸 배운 축구선수
결승에서 세 골을 넣고도 진 음바페는 왜 계속 다음 꿈을 좇았을까?
#12022년 12월 18일,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
#2프랑스는 월드컵 결승에서 아르헨티나에 0대2로 지고 있었어. 경기 시간은 이미 80분에 가까워지고 있었지.
#3킬리안 음바페는 거의 보이지 않았어.
#4그러다 페널티킥 하나가 왔어.
#5음바페가 넣었어. 2대1.
#695초쯤 뒤, 다시 공이 왔어. 이번에는 떨어지기도 전에 오른발로 때렸어.
#72대2.
#8연장전에서는 리오넬 메시가 다시 아르헨티나를 앞서게 했어. 그러자 음바페가 또 페널티킥을 넣었어.
#93대3.
#10월드컵 결승 해트트릭이었어. 남자 월드컵 역사에서 그보다 먼저 이 일을 한 선수는 1966년의 제프 허스트 한 명뿐이었지.
#11경기는 승부차기로 갔어.
#12음바페는 프랑스의 첫 번째 키커로 나와 또 넣었어.
#13그날 자신에게 온 페널티킥은 하나도 놓치지 않았어.
#14그런데 프랑스는 졌어.
#15아르헨티나 선수들이 월드컵 트로피를 들었고, 음바페는 여덟 골로 대회 득점왕이 된 채 경기장을 떠나야 했어.
#16한 선수가 결승에서 할 수 있는 일을 거의 다 하고도 질 수 있었던 거야.
#17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장면을 이해하려면 음바페가 골을 넣기 시작한 곳보다 훨씬 전으로 돌아가야 해.
#18그가 아직 자기 인생의 다음 단계를 꽤 많이 고를 수 있었던 시절로.
#19음바페가 자란 곳은 파리 북동쪽 교외 본디였어.
#20아버지 윌프리드는 AS 본디에서 오랫동안 어린 선수들을 가르친 축구 코치였고, 어머니 파이자는 높은 수준에서 뛰었던 핸드볼 선수였어.
#21축구가 가족에게 낯선 세계가 아니었어. 형 지레스 켐보 에코코도 프로선수가 됐지.
#22어린 킬리안에게 축구는 취미에 가깝지도 않았어.
#23집 가까이에 축구장이 있었고, 아버지를 따라 훈련장을 돌아다녔어. 집 안에서도 공을 찼어. 가족과 가까웠던 코치 안토니오 리카르디가 돌봐줄 때면 소파와 가구 사이를 골대로 삼아 축구를 하곤 했지.
#24그리고 방에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사진이 붙어 있었어.
#25호날두가 뛰던 레알 마드리드도 좋아했어.
#26그런데 그 꿈은 생각보다 아주 빨리 가까이 왔어.
#27열한두 살 무렵부터 첼시와 레알 마드리드 같은 클럽이 음바페를 초청했어. 마드리드에서는 지네딘 지단까지 만났지.
#28보통이라면 그 자체가 결말처럼 들려.
#29파리 교외의 아이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클럽의 훈련장에 들어갔으니까.
#30그런데 음바페 가족은 그를 두고 오지 않았어.
#31다시 프랑스로 돌아왔어.
#32그 방문들은 당장 계약하기 위한 기회이기도 했지만, 가족에게는 다른 의미도 있었어.
#33우리 아이가 정말 이 수준에서도 특별한가?
#34확인할 수 있는 시험이었던 거야.
#35음바페는 프랑스 최고의 유소년들이 모이는 클레르퐁텐에서 계속 성장했어. 주변 선수들이 하나둘 프로클럽으로 향할 때도 가족은 과정을 서두르지 않았어.
#36레알 마드리드가 꿈이라는 것과 지금 당장 레알 마드리드에 가야 한다는 건, 이 가족에게 같은 말이 아니었던 거야.
#37결국 음바페는 여러 클럽 가운데 AS 모나코를 선택했어.
#38레알 마드리드 하나와 모나코 하나를 놓고 벌인 단순한 양자택일은 아니었어. 여러 팀이 관심을 보였고, 가족은 어린 아들을 바로 해외 거대 클럽에 보내는 대신 프랑스 안에서 성장할 길을 골랐어.
#39모나코는 어린 선수를 키워 높은 수준으로 올려보낸 전통이 있는 팀이었지.
#40더 큰 이름보다 지금 필요한 단계.
#41그런데 재미있는 건, 그렇게 조심해서 고른 팀에서 음바페가 처음으로 제대로 막혔다는 거야.
#42모나코 유소년팀의 브루노 이를 감독은 어린 음바페의 공격 재능만 보고 감탄해주지 않았어.
#43수비를 해야 했고, 공이 없을 때도 움직여야 했고, 팀이 요구하는 일을 해야 했어.
#44음바페에게는 답답한 시기였어.
#45훗날 그는 모나코에 가자마자 축구선수라면 언젠가 만나는 벽을 바로 만났다고 표현했어.
#46아버지 윌프리드는 그 시기에 1년 동안 일을 쉬며 아들 곁에 머물렀어.
#47이 장면에서 이를을 천재를 몰라본 악역으로 만들기는 어려워.
#48그는 음바페가 특별하다는 사실을 부정한 사람이 아니었어.
#49오히려 반대 질문을 던진 쪽에 가까웠지.
#50공을 잡았을 때 아무리 특별해도, 그것만으로 충분한가?
#51음바페에게 처음으로 "네가 원하는 다음 단계"와 "네가 아직 해야 할 일"이 충돌한 거야.
#52음바페는 더 높은 연령대로 올라갔어.
#53그리고 2015년 12월, 열여섯 살에 모나코 1군 경기에 데뷔했어.
#54티에리 앙리가 갖고 있던 모나코 최연소 출전 기록을 넘어섰지.
#55그다음부터는 속도가 이상할 정도로 빨라졌어.
#562016년 12월 프로 무대 첫 해트트릭.
#572017년 2월 리그 첫 해트트릭.
#58그리고 같은 달,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생애 첫 챔피언스리그 선발 경기에 나가 골을 넣었어.
#59모나코는 그 경기에서 3대5로 졌어.
#60끝난 것처럼 보였지.
#61그런데 홈 2차전에서 모나코가 3대1로 이기면서 뒤집었어.
#62음바페는 경기 시작 8분 만에 골을 넣었어.
#63도르트문트를 만난 다음 라운드에서도 계속 득점했어.
#64이건 한 명의 소년이 혼자 만든 기적은 아니었어.
#65당시 모나코에는 베르나르두 실바, 라다멜 팔카오, 파비뉴, 토마 르마르 같은 선수들이 있었고, 레오나르두 자르딤 감독은 빠르고 공격적인 팀을 만들었어.
#66그 안에서 음바페는 오른쪽에도, 왼쪽에도, 중앙에도 나타날 수 있었어.
#67그리고 2017년 봄이 끝났을 때 모나코는 파리 생제르맹을 제치고 프랑스 리그 챔피언이 됐어.
#68음바페는 프랑스 국가대표가 되어 있었고, 유럽 전체가 그를 알고 있었어.
#69아직 열여덟 살이었어.
#70그해 여름에는 다시 선택지가 몰려왔어.
#71레알 마드리드도 있었어.
#72아스널의 아르센 벵거도 직접 음바페와 가족을 만났어.
#73그런데 이번에 음바페가 고른 곳은 파리 생제르맹이었어.
#74그가 설명한 기준은 어린 시절과 조금 달라져 있었어.
#75이제는 단순히 배울 수 있는 곳만 필요한 게 아니었어.
#76배우면서 이길 수 있는 곳.
#77PSG에는 프랑스 최고의 팀에서 매년 우승을 노릴 환경이 있었어.
#78그리고 또 한 번 레알 마드리드는 기다리게 됐어.
#79목적지가 사라진 건 아니었어.
#80단지 아직 그때가 아니었던 거야.
#81그런데 PSG로 옮긴 지 1년도 지나지 않아, 축구선수라면 평생 한 번도 못 이루는 목표가 먼저 찾아왔어.
#822018년 러시아 월드컵.
#83음바페의 첫 월드컵이었어.
#84페루를 상대로 첫 골을 넣었고, 16강에서는 리오넬 메시의 아르헨티나를 만났어.
#85전반 초반 음바페가 자기 진영 가까이에서 공을 잡았어.
#86그리고 달렸어.
#87아르헨티나 선수들이 따라붙었지만 멈추지 못했어. 결국 마르코스 로호가 페널티 지역 안에서 그를 넘어뜨렸고 프랑스가 페널티킥을 얻었어.
#88후반에는 음바페가 직접 두 골을 더 넣었어.
#89프랑스가 4대3으로 이겼어.
#90월드컵 토너먼트 한 경기에서 두 골 이상을 넣은 20세 미만 선수는 펠레 이후 처음이었어.
#91하지만 프랑스는 음바페 한 명의 팀이 아니었어.
#92앙투안 그리즈만, 폴 포그바, 은골로 캉테, 라파엘 바란, 위고 요리스가 있었고, 올리비에 지루와 블레즈 마튀디처럼 음바페가 공격할 공간을 만들기 위해 다른 역할을 맡는 선수들도 있었어.
#93그렇게 프랑스는 결승까지 갔어.
#94상대는 크로아티아.
#95프랑스가 3대1로 앞선 후반, 음바페가 페널티 지역 밖에서 낮게 슈팅했어.
#96골.
#97열아홉 살짜리의 월드컵 결승 득점이었어.
#98프랑스는 4대2로 이겼고 세계 챔피언이 됐어.
#99음바페는 월드컵 영플레이어상까지 받았어.
#100본디에서 프랑스 대표로 월드컵에 나가는 모습을 상상했던 아이가, 첫 월드컵에서 우승해버린 거야.
#101보통 축구선수의 가장 큰 꿈이 열아홉 살에 끝나버렸어.
#102그러면 그다음에는 뭘 꿈꿔야 할까?
#103PSG에서 남은 가장 큰 목표는 챔피언스리그였어.
#1042020년, PSG는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결승에 올라갔어.
#105상대는 바이에른 뮌헨.
#106음바페에게도 득점 기회가 왔지만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에게 막혔어.
#107PSG는 0대1로 졌어.
#108이듬해에는 완전히 다른 음바페가 나타났어.
#109바르셀로나의 캄 노우에서 챔피언스리그 해트트릭을 기록했어.
#110그런데 몇 달 뒤 프랑스 대표팀에서는 정반대 장면이 나왔어.
#111유로 대회 16강 스위스전.
#112프랑스는 3대1로 앞서다가 3대3 동점을 허용했고 승부차기에 들어갔어.
#113양 팀 키커들이 계속 성공했어.
#114프랑스의 다섯 번째 키커가 음바페였어.
#115찼어.
#116얀 조머가 막았어.
#117끝.
#118이번 패배에는 피할 곳도 별로 없었어.
#119자기가 마지막 킥을 놓쳤으니까.
#120음바페는 경기 뒤 자신이 팀을 돕고 싶었지만 실패했다고 했어.
#121그리고 18개월 뒤, 똑같이 월드컵 토너먼트가 승부차기로 끝나는 밤이 찾아와.
#122그때는 정반대의 일이 벌어져.
#1232022년 여름이 가까워질수록 사람들은 이번에는 정말 음바페가 레알 마드리드로 갈 거라고 생각했어.
#124PSG와의 계약이 끝나가고 있었고, 마드리드는 오랫동안 그를 원했어.
#125음바페 자신도 2021년에 PSG를 떠나고 싶었다는 사실을 인정했어.
#126어린 시절부터 좋아했던 팀.
#127몇 번이고 미뤄졌던 목적지.
#128이제는 갈 것처럼 보였어.
#129그런데 2022년 5월 21일, 파리의 홈구장에 음바페가 나타났어.
#130손에는 PSG 유니폼이 있었어.
#131등에는 크게 2025가 적혀 있었어.
#132남기로 한 거야.
#133음바페는 프랑스에 남는다는 의미, PSG의 프로젝트, 자신의 판단을 이유로 이야기했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잔류를 권하며 이야기를 나눈 사람 가운데 하나였지만, 한 사람의 설득으로 결정됐다고 볼 수는 없었어.
#134중요한 건 다른 쪽이야.
#135열두 살에도 레알 마드리드로 가지 않았고, 열여덟 살에도 가지 않았고, 스물세 살에도 또 가지 않았어.
#136오랫동안 갖고 있던 꿈보다 지금 해야 한다고 생각한 선택을 또 앞에 둔 거야.
#137그리고 반년 뒤 카타르에서 그 선택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문제가 기다리고 있었어.
#138선택할 수 없는 결과.
#1392022년 월드컵 결승으로 돌아오자.
#1402018년에는 프랑스가 강한 팀으로 결승을 지배했어.
#1412022년 루사일에서는 반대였어.
#142아르헨티나가 앞섰어.
#143메시의 페널티킥.
#144앙헬 디마리아의 추가골.
#145프랑스는 전반이 끝나기도 전에 공격수 둘을 교체했어.
#146그래도 79분까지 0대2였어.
#147그러다 음바페에게 페널티킥이 왔어.
#148유로에서 마지막 킥을 놓친 바로 그 선수였어.
#149넣었어.
#150그리고 95초 뒤 발리슛.
#1512대2.
#152연장전에서 메시가 다시 득점했어.
#1533대2.
#154그러자 음바페가 또 페널티킥을 찼어.
#155넣었어.
#1563대3.
#157경기 종료 직전에는 프랑스의 랑달 콜로 무아니에게 일대일 기회까지 왔어.
#158골키퍼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가 다리를 뻗어 막았어.
#159승부차기.
#160음바페가 먼저 나왔어.
#161이날 마르티네스를 상대로 차는 세 번째 페널티였어.
#162또 넣었어.
#163하지만 킹슬리 코망의 킥이 막혔고 오렐리앵 추아메니의 킥은 빗나갔어.
#164아르헨티나가 우승했어.
#1652018년에는 월드컵 결승에서 한 골을 넣고 우승했어.
#1662022년에는 세 골을 넣고 졌어.
#167유로에서는 자기가 페널티를 놓쳐서 끝났어.
#168이번에는 자기가 찬 공을 전부 넣었는데도 끝났어.
#169축구를 더 잘하게 됐는데, 결과를 통제할 수 있는 범위는 오히려 더 선명해진 셈이었어.
#1702022년 PSG가 공개한 유니폼에는 2025가 적혀 있었지만 계약에는 중요한 구조가 있었어.
#1712024년까지는 보장돼 있었고, 마지막 한 해를 더 연장할지는 음바페가 선택할 수 있었어.
#1722023년 6월, 음바페는 PSG에 그 옵션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알렸어.
#173그러면 2024년 여름 계약이 끝난 뒤 이적료 없이 떠날 수 있었지.
#174PSG 입장에서는 큰 문제였어.
#175구단 역사상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선수를 1년 뒤 아무 이적료 없이 잃을 수 있었으니까.
#176PSG는 재계약하지 않는다면 그해 여름 이적시키려 했어.
#177음바페는 이미 맺은 계약을 끝까지 뛰겠다는 쪽이었어.
#178갈등은 공개적으로 폭발했어.
#179PSG는 그를 아시아 프리시즌 투어에서 제외했고 한동안 1군과 떨어뜨려 훈련시켰어.
#180사우디아라비아의 알힐랄에서는 엄청난 조건의 제안도 들어왔지만 음바페는 협상에 나서지 않았어.
#181그러다 시즌이 시작되자 PSG와 음바페는 다시 대화했고, 그는 1군으로 돌아왔어.
#182그리고 이상한 일이 벌어졌어.
#183구단과 가장 심하게 충돌한 시즌에, PSG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어버린 거야.
#1842023-24 시즌.
#185음바페는 모든 대회를 합쳐 44골을 넣었어.
#186PSG에서 보낸 한 시즌 가운데 가장 많은 골이었어.
#187리그에서는 또 득점왕이 됐고, 챔피언스리그에서는 바르셀로나를 넘어 준결승까지 갔어.
#188상대는 도르트문트였어.
#1892017년 모나코의 어린 음바페가 골을 넣으며 넘어갔던 바로 그 팀.
#190이번에는 반대였어.
#1911차전에서 음바페의 슈팅이 골대를 맞았어.
#1922차전에서도 PSG는 계속 골대를 때렸어.
#193골은 들어가지 않았고 도르트문트가 결승으로 갔어.
#194음바페가 PSG 선수로 치른 마지막 챔피언스리그 경기가 그렇게 끝났어.
#195PSG에서 일곱 시즌.
#196256골.
#197구단 역사상 최다 득점자.
#198프랑스 국내에서는 수많은 우승.
#199그런데 가장 원했던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없었어.
#2002024년 5월, 음바페는 PSG를 떠난다고 직접 발표했어.
#201실패해서 쫓겨난 선수의 이별도 아니었고, 할 일을 모두 끝낸 선수의 이별도 아니었어.
#202엄청나게 많은 것을 이루었는데 하나가 비어 있었어.
#203그리고 이별 뒤 축구는 또 이상하게 움직였어.
#204음바페가 떠난 바로 다음 시즌, PSG가 처음으로 챔피언스리그를 우승했어.
#205그렇다고 음바페가 문제였기 때문에 우승했다는 뜻은 아니야.
#206그런 인과관계는 확인할 수 없어.
#207다만 음바페가 일곱 해 동안 가장 원했던 트로피가 그가 떠난 다음 해 파리에 왔다는 사실만 남았어.
#208커리어 선택은 할 수 있어도 그 다음 결과까지 선택할 수는 없었던 거야.
#2092024년 6월 3일.
#210레알 마드리드가 음바페 영입을 발표했어.
#211PSG와 계약을 끝냈기 때문에 이적료는 없었어.
#212그리고 7월 16일.
#213산티아고 베르나베우가 그의 입단식을 보기 위해 가득 찼어.
#214무대에는 플로렌티노 페레스가 있었어.
#215지네딘 지단도 있었어.
#216어린 음바페를 마드리드로 초대했던 바로 그 사람이었지.
#217음바페는 그날 작은 베르나베우 모형도 가져왔어.
#218여덟 살 때 가족에게 받았던 물건이었어.
#219어릴 때 방 벽에는 호날두 사진이 있었고, 가족과 함께 언젠가 레알 마드리드 선수가 되는 모습을 상상했어.
#220그런데 그곳까지 오는 데는 십수 년이 걸렸어.
#221음바페는 입단 뒤 재미있는 구분을 했어.
#222어린 시절 레알 마드리드는 꿈이었다고.
#223프로선수가 된 뒤에는 목표가 됐다고.
#224꿈이 목표로 바뀐 사이 그는 모나코를 거쳤고, 파리를 거쳤고, 월드컵을 들었고, 월드컵 결승에서 해트트릭하고 졌어.
#225그리고 스물다섯 살이 되어서야 그 유니폼을 입었어.
#226레알 마드리드에서의 첫 공식 경기는 UEFA 슈퍼컵이었어.
#227음바페가 골을 넣었고 레알 마드리드가 우승했어.
#228시작은 완벽해 보였어.
#229첫 시즌 초반에는 새로운 리그와 팀에 적응하는 문제도 있었지만, 골은 결국 쌓였어.
#230리그에서 31골.
#231득점왕.
#232유럽 골든슈.
#233모든 대회를 합쳐 44골.
#234레알 마드리드 역사상 입단 첫 시즌에 누구보다 많은 골을 넣었어.
#235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마드리드에서 보낸 첫 시즌보다도 많았어.
#236두 번째 시즌에도 멈추지 않았어.
#237리그에서 다시 득점왕.
#238챔피언스리그에서는 15골로 대회 득점왕.
#239그리고 2025년 한 해 동안 레알 마드리드 유니폼을 입고 59골을 넣었어.
#240호날두가 2013년에 남긴 구단의 한 해 최다 득점 기록과 같은 숫자였어.
#241음바페는 그 골 뒤 어린 시절 우상에게 보내는 듯한 세리머니까지 했어.
#242Bondy의 방 벽에 있던 사람이 이제 기록표에서 바로 옆에 나타난 거야.
#243그렇다고 음바페가 이미 호날두와 같은 레알 마드리드 커리어를 만들었다는 뜻은 아니야.
#244오히려 그래서 새로운 질문이 생겼어.
#245레알 마드리드에 오는 것이 목표였을 때는 도착하면 끝날 것처럼 보였어.
#246막상 도착하고 나니 거기서부터 다시 시작이었던 거야.
#2472026년, 음바페는 세 번째 월드컵에 나갔어.
#248이번에는 열아홉 살 신예가 아니었어.
#249프랑스의 주장이었어.
#250그리고 여덟 경기에서 열 골을 넣었어.
#2512022년에 이어 또 월드컵 득점왕이 됐어.
#252세 번의 월드컵 기록을 합치면 22경기 22골.
#253남자 월드컵 역사상 누구보다 많은 골이었어.
#254프랑스 대표팀에서도 역대 최다 득점자가 됐어.
#255본디에서 프랑스 대표로 월드컵에 나가는 모습을 상상했던 아이가, 이제 월드컵 역사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남자가 된 거야.
#256그런데 프랑스는 우승하지 못했어.
#2572018년에는 네 골을 넣고 우승했어.
#2582022년에는 여덟 골을 넣고 준우승했어.
#2592026년에는 열 골을 넣고도 결승에 가지 못했어.
#260골은 계속 늘어났어.
#261결과는 그 순서대로 따라오지 않았어.
#262어린 음바페는 방 벽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사진을 붙여놨어.
#263레알 마드리드도 꿈꿨어.
#264그리고 정말 그 팀의 선수가 됐어.
#265호날두가 남긴 한 해 59골 기록과 같은 숫자까지 찍었어.
#266프랑스 대표팀 역대 최다 득점자가 됐고, 월드컵 역사상 가장 많은 골도 넣었어.
#267어릴 때 상상했던 것보다 더 멀리 왔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아.
#268그런데 음바페의 커리어에서 이상하게 반복되는 장면이 있어.
#269어릴 때는 가족과 함께 다음 팀을 고를 수 있었어.
#270모나코를 골랐고, PSG를 골랐고, 2022년에는 파리에 남는 걸 골랐고, 2024년에는 마침내 마드리드를 골랐어.
#271경기장에서도 점점 더 많은 걸 할 수 있게 됐어.
#272더 빨리 달리고, 더 많이 넣고, 페널티킥도 놓치지 않고, 월드컵 득점 기록까지 넘어섰어.
#273그래도 선택할 수 없는 게 있었어.
#274결승에서 세 골을 넣은 뒤 누가 트로피를 드는지.
#275자기가 떠난 뒤 옛 팀이 어떤 우승을 하는지.
#276역대 최다 득점자가 된 월드컵에서 자기 팀이 어디까지 가는지.
#277어린 시절 질문은 아마 이런 거였을 거야.
#278킬리안 음바페가 언젠가 레알 마드리드 선수가 될 수 있을까?
#279그 질문에는 이제 답이 나왔어.
#280그래서 더 어려운 질문이 남았어.
#281그곳에서 어떤 역사를 남길까?
#282이번에는 아무리 음바페라도 혼자 답할 수 없는 질문이야.
#283 — 본디의 방 벽을 채웠던 어린 시절의 우상이었는데, 훗날 레알 마드리드에서 음바페가 실제로 같은 기록표에 이름을 올리기 시작한 선수야.
#284 — 어린 음바페가 레알 마드리드를 방문했을 때 만났고, 십수 년 뒤 그의 레알 마드리드 입단식에도 다시 등장한 인물이야.
#285 — 음바페가 축구를 처음 일상처럼 배운 곳이야. 아버지 윌프리드가 유소년들을 지도했고, 어린 음바페의 축구 환경이 만들어진 출발점이기도 해.
#286 — 거대한 해외 클럽 대신 선택한 성장 단계였지만, 동시에 음바페가 처음으로 자신이 원하는 속도대로만 올라갈 수 없다는 '벽'을 만난 곳이야.
#287 — 음바페가 256골로 구단 역대 최다 득점자가 된 팀이자, 챔피언스리그라는 가장 큰 목표를 끝내 이루지 못한 채 복잡한 계약 갈등 속에서 떠난 클럽이야.
#288 — 어린 시절부터 꿈꾸던 목적지였지만, 음바페는 여러 번 그 이동을 미뤘고 결국 스물다섯 살에 도착했어. 도착한 뒤에는 꿈 자체보다 그곳에서 어떤 역사를 남길지가 더 큰 질문이 됐지.
#289 — 음바페가 열아홉 살에 처음 우승하고, 2022년 결승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고도 패배했으며, 2026년에는 남자 대회 역대 최다 득점자가 된 무대야.
#290 — 2018년 아르헨티나전과 2022년 월드컵 결승에서 음바페의 커리어와 가장 극적으로 교차한 선수야. 특히 2022년에는 서로 반대편에서 결승의 중심에 섰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