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 몬태나에서 시작해 수많은 모습으로 자신을 다시 만들어온 미국의 가수이자 배우
한나 몬태나를 벗어나려 했던 마일리 사이러스는 왜 다시 그 가발을 썼을까
#12026년, 서른세 살의 마일리 사이러스가 다시 금발을 꺼냈어.
#2"한나 몬태나"가 세상에 나온 지 20년. 한때 그 캐릭터와 최대한 멀어지려는 것처럼 보였던 사람이 이제 직접 그 시절을 기념하고 있었지. 신곡 "Younger You"에서는 지금의 자신과 어린 자신을 마주 세웠어.
#3이 장면이 묘한 건 13년 전을 기억하면 알 수 있어.
#42013년의 마일리는 짧은 금발 머리로 무대에 올라 혀를 내밀고, twerking을 하고, "We Can't Stop"을 불렀어. 세상은 마일리 사이러스가 한나 몬태나를 없애버리려 한다고 떠들었지.
#5그런데 정말 그랬다면 이상하잖아.
#6왜 다시 가발을 썼을까?
#7마일리는 유명한 집에서 태어났어. 아버지 빌리 레이 사이러스는 "Achy Breaky Heart"로 스타가 된 컨트리 가수였지.
#8그렇다고 디즈니가 그의 딸에게 곧바로 주인공 자리를 준 건 아니야.
#9마일리는 "Hannah Montana" 오디션에서 처음엔 너무 어리고 작다는 이유로 밀려났어. 하지만 집으로 돌아간 뒤에도 계속 자신의 모습을 담은 테이프를 보냈고, 결국 다시 불려갔어.
#10제작진이 본 건 완성된 어린 스타가 아니었어. 아직 들쭉날쭉하지만 카메라 앞에서 이상하게 눈을 떼기 어려운 아이였지.
#11그렇게 열세 살 마일리가 한나 몬태나가 됐어.
#12설정은 간단했어. 평소에는 평범한 소녀 마일리 스튜어트인데, 금발 가발을 쓰면 아무도 그녀를 알아보지 못하는 세계적인 팝스타 한나 몬태나가 되는 거야.
#13그런데 현실과 드라마 사이의 경계가 처음부터 조금 이상했어.
#14드라마 속 아빠는 실제 아빠 빌리 레이였고, 한나의 'Aunt Dolly'로 나타난 돌리 파튼은 실제로도 마일리의 대모였어. 캐릭터 이름마저 '마일리'였고.
#15곧 드라마의 설정은 현실과 더 닮아가기 시작했어.
#16평범한 소녀와 세계적인 스타 사이를 오가는 마일리 스튜어트처럼, 실제 마일리도 학교와 친구와 가족이 있는 아이인 동시에 수많은 사람이 알아보는 스타가 됐거든.
#17"Hannah Montana"는 마일리를 세상 밖으로 쏘아 올린 로켓이었어.
#18문제는 너무 높이 올라갔다는 거야.
#192008년, 열다섯 살 마일리가 사진작가 애니 리보비츠 앞에 앉았어.
#20"Vanity Fair"에 실릴 사진이었어. 사진 속 마일리는 천으로 앞을 가리고 맨등을 드러내고 있었지.
#21사진이 공개되자 난리가 났어.
#22어린 팬들의 모범이어야 할 디즈니 스타가 어떻게 저런 사진을 찍을 수 있느냐는 비난이 쏟아졌고, 디즈니도 강하게 반응했어. 결국 열다섯 살 마일리는 팬들에게 사과했어.
#23그런데 10년이 지나 스물다섯 살이 된 마일리는 그 사과를 거둬들였어.
#24이제는 미안하지 않다고 했어.
#25촬영할 때 자신은 그 사진을 성적인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고, 당시에는 자신에게 요구되던 '롤모델'이 무엇인지 이해하려 애쓰고 있었다고 돌아봤지.
#26이 사건은 앞으로 반복될 문제를 먼저 보여줬어.
#27마일리의 얼굴. 머리. 몸. 옷. 행동.
#28이제 이것들은 열다섯 살 아이 혼자만의 것이 아니었어. 수많은 어린이가 보는 한나 몬태나라는 거대한 이미지의 일부이기도 했으니까.
#29그렇다면 마일리는 언제부터 그 이미지 밖으로 나오려고 했을까?
#30사람들이 기억하는 2013년보다 훨씬 전이었어.
#312008년, 아직 한나 몬태나의 긴 머리를 하고 있던 마일리의 분장실 벽에는 모델 트위기의 사진이 붙어 있었어.
#32아주 짧은 머리를 한 1960년대의 패션 아이콘.
#33열다섯 살 마일리는 언젠가 저렇게 머리를 자를 거라고 말했어.
#344년 뒤 정말 잘랐어.
#352012년 8월, 긴 머리가 사라지고 옆과 뒤를 짧게 친 플래티넘 헤어가 나타났지. 인터넷에서는 한나 몬태나가 죽었다는 식의 반응까지 나왔어.
#36하지만 마일리가 한 말은 조금 달랐어.
#37그 어느 때보다 자기 자신처럼 느껴진다고 했어.
#38그러니까 이 머리를 단순히 "디즈니에 대한 반항"이라고 부르기는 어려워. 이미 열다섯 살 때부터 원했던 모습이었으니까.
#39다만 하나는 분명했어.
#40이제 자신의 머리가 어떤 모습일지 결정하는 사람은 마일리였어.
#41그리고 다음 해, 세상은 그 변화를 머리카락보다 훨씬 크게 보게 돼.
#422013년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
#43마일리는 "We Can't Stop" 무대에 올랐고, 곧 로빈 시크와 함께 공연했어.
#44곰. 혀. 살색 의상. twerking. foam finger.
#45다음 날 세상은 거의 그 이야기뿐이었어.
#46우발적인 사고도 아니었어. 공연은 리허설을 거쳤고, 마일리는 사람들이 기억할 무언가를 만들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어.
#47비난은 폭발했어.
#48하지만 마일리는 물러서지 않았어.
#49그해 "Wrecking Ball"과 앨범 "Bangerz"까지 이어지면서 한나 몬태나를 기억하던 사람들에게 마일리는 거의 알아볼 수 없는 사람이 됐어.
#50공교롭게도 개인적인 삶도 같이 흔들리고 있었어.
#51"The Last Song"을 촬영하며 만난 리암 헴스워스와 마일리는 이미 약혼한 사이였지만, 2013년 그 약혼이 끝났어.
#52밖에서 보면 모든 게 '자유'처럼 보였어.
#53그런데 그해 말 마일리가 돌아본 가장 큰 변화는 머리도, VMAs도 아니었어.
#54혼자 있는 게 더 이상 그렇게 무섭지 않게 된 것.
#55열아홉 살에 약혼했던 자신이 얼마나 어렸는지도 이제 알 것 같다고 했어. 누군가가 있어야만 자기 자신일 수 있는 관계를 원하지 않는다고도 했고.
#56세상에서 가장 자유분방해 보이던 사람은 사실 그때 자유로워지는 법을 배우고 있었던 거야.
#57하지만 그걸 배웠다고 해서 이야기가 끝난 건 아니었어.
#58리암은 다시 돌아왔거든.
#59그리고 둘 사이에는 집 한 채가 있었어.
#60둘이 헤어져 있던 시기, 리암은 말리부에 집을 하나 샀어.
#61그런데 집의 과거를 몰랐어.
#62이전 주인은 음악 프로듀서 매튜 와일더였고, 어린 마일리는 바로 그 집의 스튜디오에서 음악을 만든 적이 있었어. 한나 몬태나가 아니라 마일리 자신의 이름으로 음악을 만들던 장소였지.
#63리암이 집을 산 뒤 이전 주인이 물건을 정리하는데, 그곳에서 마일리의 얼굴이 붙은 옛 물건들이 나왔어.
#64헤어진 전 여자친구의 음악적 과거가 들어 있는 집이라는 사실도 모르고 그 집을 산 셈이었어.
#65시간이 지나 마일리와 리암은 다시 만났어.
#66마일리도 그 집으로 들어왔어.
#67어린 마일리가 자신의 이름으로 음악을 만들던 장소는 이제 두 사람이 함께 사는 '집'이 됐어.
#68그리고 2018년 11월, 그 집이 사라졌어.
#69캘리포니아의 울시 산불이 말리부를 덮쳤어.
#70마일리는 그때 미국에 없었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Black Mirror"를 촬영하고 있었지.
#71리암은 집에 남아 있던 동물들을 데리고 빠져나왔어.
#72집은 전소됐어.
#73사진. 미술품. 노래. 손으로 쓴 가사. 컴퓨터와 하드드라이브.
#74그 집에 쌓여 있던 것들이 불 속으로 사라졌어.
#75그런데 마일리는 촬영장에 있었어.
#76그날 찍어야 했던 장면은 극 중 인물이 말리부의 집을 배경으로 공황발작을 겪는 장면이었어.
#77현실의 말리부에서는 자기 집이 불타고 있었어.
#78마일리는 촬영을 끝냈어.
#79화재 소식을 들은 뒤에는 옆에 있던 노트에 감정을 적기 시작했어. 분노와 슬픔, 절망만 나온 게 아니었어. 이상하게 안도감도 있었다고 했어.
#80무거운 것들이 발목에서 떨어져 나가 다시 물 위로 떠오르는 것 같은 느낌.
#81하지만 사람이 그렇게 간단하게 과거를 잃고 홀가분해지는 건 아니었어.
#82집을 잃은 마일리는 오히려 한 사람을 더 강하게 붙잡았어.
#83리암이었어.
#84마일리는 화재 뒤 자신과 리암 사이에 생긴 것을 'glue'에 비유했어.
#85둘만이 완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을 함께 겪었고, 그 경험이 두 사람을 붙여놓았다는 거야.
#862018년 12월, 둘은 결혼했어.
#87집을 잃은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때였어.
#88마일리는 당시 리암을 자신의 'home'이라고 부르기도 했어.
#89하지만 시간이 흐른 뒤에는 그 결혼을 조금 다르게 바라봤어. 사랑이 없었다는 이야기가 아니었어. 둘은 오랫동안 사랑한 사이였으니까.
#90다만 화재라는 trauma 뒤에서 무너진 삶을 어떻게든 빨리 다시 세우려 했던 마음도 있었다고 돌아봤어.
#91불은 두 사람을 붙였어.
#92그렇다고 불이 둘 사이에 원래 있던 문제까지 태워 없앤 건 아니었어.
#93결혼은 오래가지 않았어.
#94그리고 끝을 깨달은 날, 마일리는 또 일하러 갔어.
#952019년 6월 30일, 영국 글래스턴베리.
#96마일리는 그날 리암과의 관계가 더 이상 자신의 삶에서 작동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고 훗날 말했어.
#97그리고 공연했어.
#98수많은 관객 앞에서 노래했어.
#99몇 년 뒤 자신의 과거를 되짚다가 마일리는 이 장면이 처음이 아니었다는 걸 발견했어.
#100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났을 때도 촬영을 끝냈어.
#101말리부 집이 불타고 있을 때도 촬영했어.
#102결혼이 끝났다고 판단한 날에도 무대에 올랐어.
#103일. 공연. 캐릭터.
#104그게 인간 마일리보다 먼저였던 거야.
#105이 지점에 오면 한나 몬태나에서 벗어나는 것만으로는 문제가 끝나지 않았다는 게 보여.
#106금발 가발은 이미 오래전에 벗었어.
#107그런데도 마일리는 계속 공연을 먼저 하고 있었어.
#108그래서 훗날 그녀가 자신의 삶에 새로 세웠다고 말한 원칙은 단순했어.
#109이제는 인간이 먼저라고.
#110그런데 바로 그 무렵, 평생 공연해온 사람에게 아주 이상한 일이 생겼어.
#111목소리가 멈췄어.
#1122019년 마일리는 편도염을 치료하다 성대에 문제가 있다는 걸 알게 됐고 수술을 받았어.
#113수술 뒤 몇 주 동안 말을 하면 안 됐어.
#114평생 노래하고, 말하고, 연기하고, 인터뷰하며 살아온 사람이 화이트보드에 글을 써서 주변 사람들과 대화해야 했어.
#115그 무렵 마일리는 술과 약물을 끊는 생활도 시작했어.
#116그 이유를 하나로 줄이면 안 돼. 성대와 건강 문제도 있었고, 스물일곱이라는 나이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어. 그리고 점점 자기 가족의 과거까지 들여다보기 시작했어.
#117엄마의 입양과 가족 안의 상실. 아빠가 아주 어릴 때 겪은 부모의 이혼. 가족 안에서 반복된 중독과 정신건강 문제.
#118마일리가 던진 질문은 이거였어.
#119나는 왜 이런 사람일까?
#120정답이 바로 나온 것도 아니야.
#1212020년에는 다시 술을 마셨다고 직접 밝혔어.
#122그런데 예전의 자신을 실패작처럼 없애려 하기보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들여다보려고 했어. 자신에게 화내는 대신 궁금해하려 했지.
#123그리고 얼마 뒤, 그 시선은 아주 오래된 한 사람에게 향했어.
#124한나 몬태나였어.
#1252021년 3월 24일.
#126"Hannah Montana" 첫 방송 15주년.
#127스물여덟 살 마일리는 편지를 한 장 썼어.
#128받는 사람은 한나 몬태나.
#129한때는 한나가 실제 마일리 자신보다 더 많은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썼어. 하지만 동시에 한나는 자신을 달까지 날려 보낸 로켓이었다고 했지.
#130그리고 편지 끝에 이렇게 적었어.
#131"사랑해, 한나 몬태나. 영원히, 마일리."
#132한나로 돌아가겠다는 말은 아니었어.
#133이제 한나를 인정한다고 해서 현재의 마일리가 사라질 필요가 없어진 쪽에 가까웠어.
#134그 변화는 음악에서도 이상한 방식으로 다시 나타났어.
#1352023년 "Flowers"가 나왔어.
#136마일리는 노래했어.
#137자기에게 꽃을 사줄 수 있고, 스스로 춤출 수 있고, 자신의 손을 잡을 수도 있다고.
#138사람들은 곧 리암과의 이혼을 떠올렸어.
#139하지만 이 노래를 단순한 복수곡으로 보면 더 재미있는 부분을 놓치게 돼.
#1402013년의 마일리는 혼자 있는 게 무서웠다고 말했어.
#14110년 뒤에는 혼자서도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해줄 수 있다고 노래하고 있었어.
#142완벽한 대칭처럼 보이지?
#143실제로는 아니었어.
#144마일리가 처음 쓴 "Flowers"는 지금보다 훨씬 슬픈 노래였어. 혼자 꽃을 사고 자기 삶을 살아갈 수 있어도 결국 상대보다 자신을 더 사랑할 수는 없다는 쪽에 가까웠지.
#145그걸 지금 우리가 아는 노래로 바꿨어.
#146그리고 완성된 곡의 자신감에도 일종의 "될 때까지 그런 척해보는 것"이 들어 있다고 인정했어.
#147그러니까 "Flowers"는 모든 상처가 끝났다는 증명서라기보다 연습에 가까웠어.
#148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처럼 먼저 말해보는 연습.
#149그 노래는 엄청난 성공을 거뒀어.
#150그리고 마일리에게 믿기 어려울 정도로 늦은 첫 번째를 가져왔어.
#1512024년 그래미 시상식.
#152"Flowers"로 마일리는 생애 첫 그래미를 받았어. 그리고 그날 두 개의 트로피를 가져갔어.
#153한나 몬태나로 세계적인 스타가 된 지 거의 18년 뒤였어.
#154그런데 마일리는 상을 인생의 결말로 만들고 싶어 하지 않았어.
#155그래미를 받기 전날에도 자기 삶은 아름다웠고, 이 상 때문에 그 가치가 달라지지 않았으면 한다는 이야기를 했어.
#156몇 년 전의 장면과 놓고 보면 묘해.
#157집이 불타도 촬영했던 사람. 결혼이 끝나도 공연했던 사람.
#158그런 사람이 이제 커리어에서 가장 상징적인 트로피를 손에 들고도 그 상이 자기 삶보다 커지지 않기를 바라고 있었어.
#159그리고 같은 해, 더 오래된 과거도 다시 찾아왔어.
#160디즈니는 마일리를 최연소 Disney Legend로 선정했어.
#161마일리는 무대에서 한나 몬태나를 자신의 시작이라고 불렀어.
#162자신이 지금의 사람이 될 수 있었던 모든 것의 시작.
#163한나는 여전히 자신의 일부라고.
#164이쯤 되면 질문이 달라져.
#165한나 몬태나와 진짜 마일리 사이에서 어느 쪽이 진짜였을까?
#166어쩌면 그 질문 자체가 틀렸을지도 몰라.
#167한나였던 마일리. "Bangerz"에서 세상을 도발하던 마일리. 리암을 자신의 집처럼 붙잡았던 마일리. 그 관계를 끝낸 마일리. 술과 약물을 끊은 마일리. 다시 술을 마신 사실을 인정한 마일리. "Flowers"에서 자신을 사랑한다고 노래한 마일리.
#168각자 다른 사람처럼 보이지만 모두 같은 사람의 시간이었어.
#1692025년 "Something Beautiful"을 만들면서 마일리는 자신의 지난 시대들을 다시 바라봤어. 한때는 그 수많은 경력이 한꺼번에 들려오는 소음처럼 느껴졌지만, 이제는 각각의 앨범과 공연, 각각의 자신을 따로 바라보고 다시 사랑할 수 있게 됐다고 했어.
#170계속 변하는 게 문제였던 게 아니야.
#171새로운 자신이 나타날 때마다 이전의 자신을 가짜로 만들어야 했던 게 문제였는지도 몰라.
#172그리고 2026년, 그 변화가 아주 눈에 보이는 모습으로 돌아왔어.
#173금발이었어.
#174"Hannah Montana" 20주년을 맞아 마일리는 다시 그 세계를 꺼냈어.
#175어린 시절의 자신에게 말을 거는 "Younger You"를 만들고, 한나의 금발도 다시 사용했어.
#176하지만 열세 살 때와는 한 가지가 달랐어.
#177이제 마일리는 '마일리'라는 이름 자체가 한나만큼 알아볼 수 있는 이름이 되도록 오랫동안 노력해왔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었어.
#178그래서 완전히 한나로 돌아갈 필요도 없었어.
#179한나의 금발을 가져와도 마일리는 마일리였어.
#180가발은 같아 보였지만, 이번에는 누가 언제 쓸지를 결정하는 사람이 달라져 있었어.
#181그리고 몇 달 뒤 또 하나가 사라졌어.
#182Cyrus.
#1832026년 늦여름, 새 앨범 "Bass Persuades"를 앞둔 마일리의 직업적 브랜딩에는 성 없이 Miley만 남기 시작했어.
#184이걸 아버지와의 결별이라고 볼 근거는 없어. 법적으로 이름을 바꿨다는 이야기도 아니야.
#185그냥 새로운 음악 시대의 이름이야.
#186Miley.
#187태어났을 때 이름은 Destiny Hope Cyrus였어.
#188잘 웃는 아이에게 붙은 별명 'Smiley'에서 Miley가 나왔고, 한동안 세상은 그 아이를 Hannah Montana로 더 크게 기억했어.
#189그 뒤에는 계속 새로운 마일리가 나타났어.
#190짧은 머리의 마일리. "Bangerz"의 마일리. 불타버린 집 앞의 마일리. 말하지 못하던 마일리. "Flowers"의 마일리.
#191그리고 2026년, 서른세 살 마일리는 한나의 금발을 다시 썼다가 내려놓고 새 음악을 시작했어.
#192화면에는 이름 하나만 남았어.
#193Miley.
#194그 이름 안에는 예전의 마일리들이 사라진 게 아니라, 아직 전부 같이 있었어.
#195마일리가 한나의 금발 가발과 씨름하는 동안, 바로 옆에는 평생 거대한 금발과 화려한 의상을 벗지 않고도 오히려 '진짜 자기 자신'으로 사랑받은 사람이 있었어.
#196대모 이었어.
#197마일리는 훗날 돌리가 사람들을 자기 세계 안으로 모두 들여보내는 것처럼 보이면서도, 실제로는 아무도 완전히 들여보내지 않는다고 말했어. 대중은 돌리의 강렬한 persona를 너무 잘 알지만, 그래서 오히려 그 뒤의 사생활까지 소유할 권리가 있다고 느끼지는 않는다는 거야.
#198어린 마일리에게 persona는 벗어나야 할 가발이 됐는데, 돌리는 어떻게 평생 persona를 입고도 그 안에 갇히지 않을 수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