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요르카에서 시작해 22개의 Grand Slam과 14번의 Roland-Garros 우승을 남긴 스페인 테니스 선수
끝까지 바꾸던 나달은 왜 마지막에는 멈출 수 있었을까
#1어린 라파엘 나달은 처음부터 겁 없는 아이가 아니었어.
#2마요르카의 Manacor에서 자라던 그는 토니 나달 삼촌과 단둘이 테니스 훈련을 해야 하는 날을 좋아하지 않았어. Toni는 조카라고 봐주기는커녕 오히려 더 엄격하게 대했거든. 다른 아이들보다 공을 더 많이 줍게 하고, 코트를 정리하게 하고, 준비물을 잊으면 그 불편함을 그대로 겪게 했어. 어린 Rafa가 집에 돌아와 울 때도 있었지.
#3집에서는 또 다른 스포츠가 기다리고 있었어. 축구였어.
#4가족 안에는 FC 바르셀로나와 Spain 대표팀에서 뛰었던 프로축구선수 미겔 앙헬 나달이 있었고, Rafa 자신도 축구를 꽤 잘했어. 테니스에서는 지역 또래 선수들을 이기고 있었고, 축구에서도 재능이 보였지.
#5하지만 두 종목을 계속하면서 학교생활까지 병행하는 건 오래가기 어려웠어. 부모 세바스티안 나달과 아나 마리아 파레라는 결국 아들에게 하나를 골라야 한다고 했어.
#6축구냐, 테니스냐.
#7여기서 흔히 알려진 이야기처럼 Toni가 조카에게 축구를 포기시키고 테니스를 강제로 선택하게 한 건 아니었어. Toni의 영향은 컸지만 마지막 선택에는 가족과 Rafa 자신의 판단이 들어 있었어.
#8Rafa는 테니스를 골랐어.
#9자기가 더 잘한다고 느꼈고, 더 자기 것처럼 느껴지는 쪽이었거든.
#10그 선택이 나중에 22개의 Grand Slam으로 이어질 거라는 걸 그때 알았을 리는 없었어. 당시에는 그저 좋아하는 두 가지 가운데 하나를 내려놓아야 했던 어린아이였지.
#11나달에게는 아주 유명한 이야기가 하나 있어.
#12원래 오른손잡이였는데 Toni가 상대에게 까다로운 선수를 만들기 위해 일부러 왼손으로 치게 만들었다는 이야기야.
#13듣고 나면 그럴듯해.
#14왼손잡이 나달의 강한 topspin forehand는 훗날 수많은 오른손잡이 선수들을 괴롭혔으니까.
#15그런데 Nadal 본인의 설명은 달라.
#16어린 시절 그는 forehand와 backhand를 모두 두 손으로 쳤어. 아직 힘이 부족한 아이에게는 자연스러운 방식이었지. 그러다 Toni가 프로선수처럼 forehand는 한 손으로 쳐야 한다며 한 손을 떼게 했어.
#17그때 자연스럽게 남은 쪽이 왼손이었어.
#18Nadal은 글씨를 오른손으로 쓰고 여러 일상적인 동작도 오른손으로 해. 축구에서는 왼발이 강했어. 그러니까 Toni가 오른손잡이 조카를 계산적으로 왼손잡이 선수로 개조했다는 전설은 실제보다 훨씬 극적이게 만들어진 이야기인 거야.
#19하지만 이 작은 사건에는 나중의 Nadal과 닮은 점이 하나 있어.
#20그는 처음 배운 방식을 끝까지 고집한 선수가 아니었어.
#21두 손으로 치던 forehand에서 한 손을 떼야 했고, 하나를 남겨야 했어.
#22앞으로도 계속 그런 일이 생겨.
#23무언가가 더 이상 통하지 않으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지.
#24Toni가 Rafa에게 가르치려 했던 것도 단순히 forehand나 footwork만은 아니었어.
#25어느 junior 대회에서 어린 Nadal이 우승했을 때 주변에서는 축하 분위기가 만들어졌어. 하지만 Toni는 그런 분위기에 오래 머물게 하지 않았어. 이미 junior 시절에 잘했다가 사라진 선수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보여주고, 다음 날 다시 연습하게 했지.
#26잘했으니 특별대우를 받을 거라는 생각 자체를 끊으려 했던 거야.
#27Toni는 때때로 어린 조카에게 너무 거칠었어. Nadal 역시 훗날 그 방식이 자신의 불안감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을 인정했어. 그러니까 Toni의 혹독함을 아름다운 성공 공식처럼 포장할 필요는 없어.
#28다만 한 가지는 분명해.
#29어린 Nadal은 코트에서 불편한 순간이 생겼다고 바로 도망갈 수 있는 환경에서 자라지는 않았어.
#30졌을 때.
#31겁이 날 때.
#32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33칭찬받고 싶을 때.
#34그다음 공을 다시 쳐야 했어.
#35그리고 14살쯤에는 또 하나의 선택이 왔어. 더 좋은 훈련 환경을 위해 Barcelona로 옮기는 길이 있었지만 가족과 Nadal은 Manacor에 남는 쪽을 택했어.
#36세계적인 선수가 되려면 반드시 고향을 떠나야 한다는 말을 따르지 않은 거야.
#37그때는 몰랐겠지만 수십 년 뒤에는 방향이 완전히 반대가 돼.
#38Nadal이 세계로 나가기 위해 Manacor를 떠나는 대신, 세계의 어린 선수들이 Manacor로 찾아오게 될 테니까.
#392004년 Miami.
#4017살 Nadal이 세계 1위 로저 페더러를 만났어.
#41당시 Federer는 이미 남자 테니스의 중심으로 올라가고 있었고 Nadal은 세계 34위의 십대였지.
#42그런데 Nadal이 이겼어.
#436-3, 6-3.
#44그러니까 둘의 라이벌리를 “어린 Nadal이 오랫동안 Federer에게 당하다가 마침내 넘어섰다”고 쓰면 처음부터 틀려.
#45Nadal은 Federer를 아주 일찍부터 괴롭힐 수 있었어.
#46특히 clay에서는 더 그랬어. Nadal의 왼손 forehand에 걸린 강한 topspin은 높게 튀어 Federer의 한손 backhand 쪽으로 들어갔고, 이 조합은 Federer에게 계속 까다로운 문제가 됐어.
#472005년 Roland-Garros에서는 19번째 생일을 맞은 Nadal이 Federer를 준결승에서 꺾었고 그대로 첫 우승을 했어.
#482006년 Roland-Garros 결승에서도 Nadal.
#492007년도 Nadal.
#502008년 결승은 더 심했어.
#516-1, 6-3, 6-0.
#52Paris의 붉은 흙에서는 Federer가 Nadal을 막기 어려워 보였어.
#53그런데 London으로 가면 얘기가 달라졌어.
#542006년 Wimbledon 결승.
#55Nadal은 처음으로 Federer와 Centre Court에서 우승을 놓고 만났어.
#56첫 세트는 0-6.
#57Federer가 완전히 압도했어.
#58Nadal이 이후에는 싸움을 만들었지만 결국 Federer가 이겼지.
#591년 뒤 다시 결승에서 만났어.
#60이번에는 달랐어.
#612007년 Nadal은 경기를 5세트까지 끌고 갔고 마지막 세트에서는 Federer의 serve를 무너뜨릴 기회도 만들었어.
#62하지만 잡지 못했어.
#63Federer가 다시 우승했고 Wimbledon 5연패를 완성했어.
#64Nadal은 같은 결승에서 두 해 연속 Federer에게 졌어.
#65그래도 2006년과 2007년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었어.
#66처음에는 grass에서 한 단계 아래처럼 보였지만, 1년 뒤에는 정말로 이길 수 있는 거리까지 들어온 거야.
#67그러기 위해 자신의 테니스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었어.
#68baseline에서 무조건 멀리 물러나 오래 버티는 것만으로는 grass에서 Federer를 잡기 어려웠어. 더 앞으로 들어가야 했고, serve가 중요했고, point를 먼저 끝내기 위해 위험도 감수해야 했지.
#69Nadal은 clay에서 성공한 테니스를 그대로 복사해 grass에 들고 간 게 아니었어.
#70grass에서 이기기 위해 자기 테니스까지 바꾸고 있었어.
#712008년 7월 6일.
#72Wimbledon 결승.
#73또 Federer였어.
#74Federer는 이 대회 5연패 중이었고 grass에서 65경기 연속으로 지지 않고 있었어.
#75Nadal은 불과 몇 주 전 Roland-Garros 결승에서 그를 6-1, 6-3, 6-0으로 무너뜨렸지만 그건 Paris였어.
#76이곳은 Federer의 코트였지.
#77Nadal이 첫 세트를 가져갔어.
#786-4.
#79두 번째도 6-4.
#80한 세트만 더 따면 Wimbledon 챔피언이야.
#81그런데 Federer가 살아났어.
#82세 번째 세트를 tie-break로 가져갔고 네 번째 세트도 tie-break로 끌고 갔어.
#83Nadal에게 championship point까지 왔지만 Federer가 막았어.
#84또 왔어.
#85Federer가 또 살았어.
#86결국 네 번째 세트까지 Federer가 가져갔어.
#872-2.
#881년 전에도 5세트에서 Federer에게 졌어.
#89이번에는 먼저 두 세트를 잡고도 다시 같은 자리까지 끌려온 거야.
#90그리고 다섯 번째 세트 도중 비가 내렸어.
#91선수들이 다시 안으로 들어갔지.
#92어린 시절이라면 Toni가 Rafa를 붙잡고 정신을 다잡아야 할 것 같은 장면이야.
#93그런데 이번에는 달랐어.
#94Toni가 걱정하고 있었어.
#95놓친 championship point와 2007년 패배의 기억 때문에 조카가 흔들릴까 봐.
#96하지만 Nadal은 자기가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어. 진다면 자신이 정신적으로 무너져서가 아니라 Federer가 더 잘해서 질 거라고 봤지.
#97이번에는 Toni가 Rafa를 진정시키는 게 아니었어.
#98Rafa가 Toni를 안심시키고 있었어.
#99Manacor의 작은 코트에서 삼촌과 단둘이 있는 걸 무서워하던 아이가, 세계에서 가장 큰 테니스 경기 한가운데에서는 오히려 걱정하는 삼촌에게 괜찮다고 말할 만큼 달라져 있었던 거야.
#100경기가 다시 시작됐어.
#101해는 계속 내려가고 있었어.
#102당시 Centre Court에는 지금 같은 지붕도 조명도 없었어.
#103다섯 번째 세트 7-7.
#104Federer의 serve를 Nadal이 마침내 break했어.
#1058-7.
#106이제 자신이 serve하면 Wimbledon 챔피언이 돼.
#107그런데 첫 point를 잃었어.
#108그리고 Nadal이 의외의 선택을 했어.
#109serve-and-volley.
#110그날 거의 쓰지 않던 방식이었어.
#111net으로 들어가 point를 끝냈고 다시 championship point를 만들었어.
#112Federer가 또 하나를 막았어.
#113그래서 찾아온 네 번째 championship point.
#114Federer의 forehand가 net에 걸렸어.
#115끝.
#1166-4, 6-4, 6-7, 6-7, 9-7.
#1174시간 48분.
#118Nadal은 Federer의 Wimbledon 5연패와 grass 65연승을 동시에 끝냈어.
#1191980년 비외른 보리 이후 처음으로 같은 해 Roland-Garros와 Wimbledon을 우승한 남자 선수가 됐고, 몇 주 뒤에는 처음으로 세계 1위에 올랐어.
#120하지만 이 승리에서 가장 중요한 건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는 말이 아닐지도 몰라.
#121Nadal은 2006년에 졌고, 2007년에 또 졌어.
#122그 사이 grass에서 필요한 테니스가 무엇인지 배우고 자기가 잘하던 방식까지 손봤어.
#123세 번째 결승에서 이긴 건 같은 Nadal이 세 번 부딪힌 결과가 아니었어.
#124조금씩 다른 Nadal이 되어 돌아온 결과였어.
#125여기서 이야기를 2005년으로 다시 돌려야 해.
#126Nadal이 처음 Roland-Garros를 우승한 해.
#12719살.
#128앞으로 얼마나 많은 우승을 할지 모두가 기대하기 시작하던 시기였어.
#129그런데 그해 왼발에 심각한 문제가 나타났어.
#130나중에 그의 커리어 전체를 따라다니게 되는 만성적인 발 문제였어.
#131상태가 좋지 않았을 때는 테니스를 계속할 수 없을 가능성까지 생각했어. 너무 어린 나이에 프로선수 생활이 끝나면 골프로 방향을 바꿀 수 있을지 같은 생각까지 했지.
#132그러니까 Nadal의 부상사를 “정상에 오른 뒤 몸이 망가지기 시작한 이야기”라고 보면 안 돼.
#133첫 Grand Slam을 얻은 순간부터 이미 몸과 협상하며 살아야 했던 선수였어.
#134특수한 깔창과 치료를 이용했고, 훈련량을 조절했고, 통증을 관리했어.
#135그 뒤로 무릎, 손목, 복부, 고관절 등 다른 문제들도 계속 따라왔지.
#136그런데 여기서도 Nadal은 항상 참고 뛰기만 한 게 아니었어.
#137오히려 멈춘 적이 아주 많았어.
#1382009년은 특히 이상한 해였어.
#139Australian Open을 처음 우승하면서 커리어가 더 높이 올라가는 것처럼 보였는데, 개인적으로는 부모의 separation이 큰 충격으로 들어왔어.
#140거기에 무릎 문제까지 겹쳤어.
#141Roland-Garros에서는 로빈 쇠델링에게 져 대회 첫 패배를 기록했고, 결국 defending champion이었던 Wimbledon에는 아예 나가지 못했어.
#1422012년에는 Wimbledon 2회전에서 루카시 로솔에게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뒤 왼쪽 무릎 문제가 심각하다는 게 드러났어.
#143그 뒤 222일 동안 공식 경기를 뛰지 못했어.
#144Olympics도, US Open도 지나갔어.
#145Nadal은 언제 돌아올지 정확한 날짜부터 정하려 하지 않았어.
#146무릎이 준비됐을 때 돌아오겠다는 쪽이었지.
#147그리고 2013년 돌아왔어.
#148한동안 테니스를 떠났던 선수가 그해 다시 Roland-Garros와 US Open을 우승하고 세계 1위까지 되찾았어.
#149이런 복귀가 반복되다 보니 Nadal의 커리어가 마치 고통을 정신력으로 눌러버리는 이야기처럼 보일 때가 있어.
#150하지만 실제로는 조금 달라.
#151참을 수 없으면 쉬었고,
#152치료가 안 되면 다른 치료를 찾았고,
#153예전 방식으로 훈련할 수 없으면 훈련 자체를 바꿨어.
#1542015년쯤에는 몸만 문제가 아니었어.
#155경기 중 불안과 자신감 문제까지 나타났어.
#156예전이라면 쉽게 처리했을 point에서 망설였고, 중요한 순간에 자신의 shot을 믿지 못했어.
#1572016년에는 손목 부상까지 이어졌지.
#158그 무렵 카를로스 모야가 coaching team에 들어왔어.
#159Moyá는 Nadal에게 낯선 사람이 아니었어. 같은 Mallorca 출신의 세계적인 선수였고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선배였지.
#160새로운 팀이 한 일 가운데 중요한 건 Nadal을 더 많이 뛰게 만드는 게 아니었어.
#161오히려 훈련을 더 적게, 더 구체적으로 바꾸는 일이었어.
#162나이가 든 Nadal에게 무한히 많은 ball을 치게 할 수는 없었어.
#163point를 더 짧게 끝내야 했고, baseline에 더 가까이 들어가야 했고, serve와 forehand로 먼저 공격해야 했어.
#164젊을 때는 상대보다 한 번 더 뛰어서 이기는 이미지가 강했다면, 이제는 몸이 그렇게 뛰지 않아도 되는 선수가 되어야 했어.
#1652017년 Nadal은 다시 Australian Open 결승에 갔고, Roland-Garros와 US Open을 우승했으며 세계 1위로 시즌을 마쳤어.
#166몸이 예전 같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예전 Nadal 그대로 남아 있을 수 없었던 거야.
#167하지만 왼발 문제는 사라진 적이 없었어.
#1682021년 다시 심각해졌어.
#169어떤 날은 정상적인 연습 자체가 불가능했어.
#1700분.
#17120분.
#17245분.
#173그날 발이 허락하는 만큼만 코트에 있을 수 있었어.
#174선수 생활을 정말 끝내야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가족과 팀 안에서 하기 시작했어.
#175치료를 받고 한동안 목발까지 짚었어.
#176그리고 2022년 Australian Open으로 돌아왔어.
#177대회가 시작되기 얼마 전까지만 해도 Nadal 자신조차 다시 이곳에 올 수 있을지 확신하기 어려웠어.
#178결승 상대는 다닐 메드베데프.
#179Nadal은 첫 두 세트를 졌어.
#180다섯 세트 경기에서 두 세트를 먼저 잃은 35살 선수.
#181몸 상태까지 생각하면 끝처럼 보였어.
#182그런데 경기는 뒤집혔어.
#1835시간 넘게 싸운 끝에 Nadal이 이겼어.
#18421번째 Grand Slam.
#185하지만 몇 달 뒤 Roland-Garros에서 더 극단적인 현실이 드러났어.
#186발은 낫지 않았어.
#1872022 Roland-Garros에서 Nadal은 경기에 나가기 전에 왼발 신경에 마취 주사를 맞았어.
#188통증을 없애는 게 아니라 발의 감각 자체를 없애는 방식이었어.
#189대회 도중에는 기존 위치에서 주사가 충분히 듣지 않자 의료진이 신경을 다른 지점에서 막는 방식까지 찾아야 했어.
#190그 상태로 Nadal은 계속 이겼어.
#191그리고 결승까지 갔어.
#19214번째 Roland-Garros.
#19322번째 Grand Slam.
#194그의 마지막 Grand Slam 우승이 됐어.
#195하지만 trophy를 들었다고 발이 좋아진 건 아니었어.
#196마취가 풀리면 통증은 다시 돌아왔고, 인터뷰 때조차 신발을 벗고 있을 정도였어.
#197이후에는 감각신경에 pulsed radiofrequency 치료까지 받았어.
#198Nadal의 가장 위대한 업적 가운데 하나로 남은 22번째 Grand Slam은 몸이 완전히 회복됐다는 증거가 아니었어.
#199오히려 그 반대였어.
#200선수 생활을 계속하기 위해 몸과의 협상이 얼마나 위험한 곳까지 와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우승이었어.
#2012023 Australian Open.
#202매켄지 맥도널드와의 경기 도중 Nadal이 왼쪽 고관절 부위를 다쳤어.
#203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에서도 경기를 끝냈지만, 이후 예상보다 훨씬 긴 공백이 시작됐어.
#204Roland-Garros에도 나가지 못했고 결국 수술을 받았어.
#205거의 1년 뒤인 2024년 Brisbane에서 다시 돌아왔어.
#206도미니크 팀을 이겼어.
#207Jason Kubler도 이겼어.
#208오랫동안 사라졌던 Nadal이 꽤 좋은 모습으로 돌아온 것 같았어.
#209그런데 세 번째 경기에서 다시 몸에 문제가 생겼어.
#210작은 근육 파열.
#211Australian Open 출전을 포기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갔어.
#212그 뒤 Barcelona.
#213Madrid.
#214Rome.
#215Nadal은 계속 자기 몸을 시험했어.
#216몸이 다시 프로 테니스를 허락하는지 확인하는 과정이었어.
#217Rome에서는 이제 조심스럽게 움직이는 것만으로는 답을 알 수 없다며 제대로 몸을 써봐야 한다고 했어.
#218또 다치면?
#219그 가능성까지 받아들여야 했지.
#220그에게 시간이 많지 않았으니까.
#2212024년 Roland-Garros.
#222모두가 마지막일 거라고 생각했어.
#223그런데 Nadal 자신은 그렇게 말하지 않았어.
#224몸이 다시 조금씩 좋아지고 있었고 테니스를 즐기고 있었어. 그래서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확정하고 싶지 않았지.
#225하지만 장기 공백 때문에 ranking이 내려가 있던 Nadal은 시드를 받지 못했고, 1회전에서 알렉산더 츠베레프를 만났어.
#2263-6, 6-7, 3-6.
#227패배.
#22814번 우승한 대회에서 처음으로 1회전에서 탈락했어.
#229그래도 공식적인 끝은 아니었어.
#230두 달 뒤 같은 Roland-Garros 코트로 돌아왔어.
#231이번에는 Paris Olympics였어.
#232복식 파트너는 카를로스 알카라스.
#233자신보다 17살 어린 Spain의 새로운 Grand Slam 챔피언이었어.
#234단식에서는 또 다른 평생 라이벌 노박 조코비치을 만났고 졌어.
#235그 뒤 Nadal은 정상적인 투어로 다시 돌아오지 못했어.
#2362024년 10월 10일.
#237Nadal이 은퇴를 발표했어.
#238이유를 설명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말한 건 단순히 “아프다”는 게 아니었어.
#239마지막 두 해 동안 제한 없이 경기할 수 없었다는 거였어.
#240그 차이가 중요해.
#241Nadal은 한 경기를 칠 수 없는 사람이 된 게 아니었어.
#242한 달 뒤에도 Davis Cup에서 실제로 singles를 뛰었으니까.
#243문제는 자신이 생각하는 프로선수의 기준으로 시즌을 만들고, 훈련하고, 반복해서 경쟁하는 게 더 이상 가능하지 않다는 데 있었어.
#24420년 가까이 Nadal은 계속 해결책을 찾았어.
#245깔창.
#246휴식.
#247재활.
#248치료.
#249훈련 방식.
#250전술.
#251일정.
#252방법을 바꾸면 다시 돌아갈 수 있는 시기가 계속 있었어.
#253그런데 마지막에는 질문이 달라진 거야.
#254또 어떤 방법을 바꿀까?
#255가 아니라,
#256이제 바꿀 수 없다는 걸 받아들일 수 있을까?
#257Nadal이 마지막 대회로 선택한 건 Davis Cup Finals였어.
#258그에게 Davis Cup은 특별했어.
#25918살이던 2004년 Spain의 우승을 경험하면서 프로 커리어 초기 가장 큰 기쁨 가운데 하나를 얻었던 대회였거든.
#26020년 뒤 38살 Nadal이 다시 Spain 유니폼을 입었어.
#2612024년 11월 19일.
#262Malaga.
#263상대는 Netherlands의 보틱 판더잔츠휠프.
#264경기 전 국가가 울릴 때 Nadal의 눈에서 눈물이 났어.
#265그리고 마지막 singles가 시작됐어.
#2664-6, 4-6.
#267Nadal이 졌어.
#268그 뒤 그가 한 판단이 더 중요했어.
#269Spain이 다음 단계로 올라가 자신에게 또 singles 기회가 생기더라도, 자기가 captain이라면 다음 경기에는 자신을 고르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어.
#270선수 Nadal은 당연히 더 뛰고 싶었을 거야.
#271그런데 팀에 필요한 판단은 다르다고 본 거지.
#272평생 한 point라도 더 싸우려 했던 선수가 마지막에는 자기가 코트에 서지 않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었어.
#273그날 Carlos Alcaraz가 다음 singles를 이겨 Spain은 1-1을 만들었어.
#274Nadal의 커리어가 몇 시간 더 이어졌어.
#275마지막 doubles.
#276Alcaraz와 마르셀 그라노예르스가 경기를 했고 Nadal은 벤치에서 바라봤어.
#277Spain이 졌어.
#278그 순간 Nadal의 선수 생활도 끝났어.
#279자신의 마지막 shot을 치고 끝난 것도 아니었어.
#280다른 선수들의 경기를 보고 있다가 끝났어.
#281첫 Davis Cup singles에서도 졌고 마지막 singles에서도 졌어.
#282그 사이 기록은 29승 2패.
#283완벽한 영화 같은 farewell은 아니었어.
#284하지만 Nadal 자신은 이미 그런 끝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었어.
#285마지막 경기 뒤에는 자신에게 더 내놓을 것이 없었다는 식으로 받아들였어.
#286그래서 떠날 수 있었던 거야.
#287그런데 Nadal 이야기를 Malaga에서 끝내면 조금 이상해.
#288왜냐하면 선수 Nadal은 끝났지만, 그가 만든 테니스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거든.
#289시간을 2026년 9월로 옮겨보자.
#290다시 Mallorca.
#291다시 Manacor.
#292라파 나달 아카데미의 Centre Court에서 ATP Challenger 대회인 Rafa Nadal Open이 열리고 있어.
#293젊은 선수들이 랭킹 포인트를 얻고 더 큰 무대로 올라가기 위해 싸우고 있지.
#294Academy에서 성장한 선수들도 그 안에 있어.
#295그리고 관중석에 Nadal이 앉아 있어.
#296라켓은 들고 있지 않아.
#297이제 그는 자기가 그 코트에서 이겨야 하는 사람이 아니야.
#298어린 Nadal은 Manacor에서 Toni에게 훈련받으면서 세계로 나갈 방법을 찾고 있었어.
#299십대에는 더 좋은 환경을 찾아 Barcelona로 가라는 제안도 있었지만 고향에 남았어.
#300그리고 수십 년 뒤에는 방향이 반대가 됐어.
#301세계 여러 곳의 어린 선수들이 Manacor로 들어오고 있어.
#302Nadal이 아직 현역이던 2016년에 문을 연 Academy에는 훈련 시설뿐 아니라 학교가 들어섰고, 실제 프로 무대로 올라가기 위한 Challenger 대회까지 생겼어. 라파 나달 재단에서는 프로선수를 목표로 하지 않는 아이들에게도 스포츠와 교육 프로그램을 이어가고 있어.
#303그러니까 Nadal은 은퇴하고 나서 갑자기 다음 세대를 생각하기 시작한 게 아니야.
#304자신이 선수일 때부터 이미 자기 없이도 계속 움직일 공간을 만들고 있었던 거야.
#305한때 Toni와 단둘이 연습하는 걸 두려워했던 아이.
#306같은 Wimbledon 결승에서 두 번 지고 자기 테니스까지 바꿔 세 번째에 Federer를 넘어선 선수.
#30719살부터 망가진 발과 거의 20년 동안 협상했던 선수.
#308그리고 마지막에는 또 다른 해결책을 찾는 대신 더 이상 바꿀 수 없는 것을 인정한 사람.
#3092026년의 Nadal은 프로 테니스를 그리워하며 복귀할 방법을 찾고 있지 않아.
#310그 장은 끝났다고 받아들이고 있어.
#311대신 Centre Court에는 다른 선수들이 있어.
#312예전에는 Nadal이 Manacor에서 세계로 나가려고 했어.
#313이제는 세계로 나가려는 선수들이 Manacor에 와.
#314그리고 Nadal은 관중석에서 그걸 보고 있어.
#3152008년 Wimbledon에서 Nadal이 의 잔디 지배를 끝낸 뒤에도 두 사람의 관계는 계속 바뀌었어. 14년 뒤 Federer가 자신의 마지막 프로 경기를 치를 때 복식 파트너로 선택한 사람도 Nadal이었고, 경기가 끝난 뒤 두 라이벌은 나란히 앉아 함께 울었어. 서로의 가장 큰 장애물이었던 두 선수는 어떻게 마지막에는 서로의 은퇴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사이가 됐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