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생활에서는 실패를 거듭했지만 전쟁에서 자신의 방식을 찾아낸 장군
장작을 팔던 남자는 어떻게 리의 항복을 받아냈을까
#11860년의 율리시스 S. 그랜트를 보면, 몇 년 뒤 미국에서 가장 중요한 장군이 될 사람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웠어.
#2웨스트포인트를 졸업했고 미국-멕시코 전쟁에서 실제 전투도 치렀지. 그런데 군대를 떠난 뒤 그 경력은 생활비를 벌어주지 못했어. 농사는 실패했고, 돈이 부족하면 직접 장작을 싣고 세인트루이스까지 가서 팔았어. 부동산 일도 해봤지만 집세를 걷는 일조차 잘 맞지 않았고, 카운티 기술자 자리에는 지원했다가 떨어졌지. 세관 일자리도 오래 이어지지 않았어.
#3결국 그랜트는 일리노이주 갈레나로 갔어. 아버지와 동생들이 운영하는 가죽제품 가게에서 일하기 위해서였지.
#4그런데 1861년, 남북전쟁이 시작됐어.
#5그러자 이상한 일이 벌어졌어.
#6민간생활에서는 계속 길을 잃던 그랜트가 군대의 세계로 돌아가자 빠르게 자기 자리를 찾기 시작한 거야.
#7전쟁의 무엇이 그에게 이렇게 잘 맞았던 걸까?
#8그랜트가 처음 군대를 떠난 이유부터 단순한 실패 이야기는 아니었어.
#91852년 그는 미 육군 장교로 태평양 연안에 배치됐어. 아내 줄리아와 어린 아들 프레드는 미주리에 남았고, 줄리아는 당시 임신 중이었지.
#10둘째 아들 율리시스 주니어가 태어났지만 그랜트는 아이를 직접 보지 못했어.
#11가족과 떨어진 시간은 길어졌어.
#12줄리아에게 보낸 편지를 보면, 훗날의 무뚝뚝한 장군 이미지와는 다른 사람이 보여. 아이들 이야기를 자세히 들으면 눈물이 날 것 같다고 썼고, 자신이 버려진 사람처럼 느껴진다고 털어놓기도 했어. 아이들의 사진도 보내달라고 했지.
#13이 시기에는 그랜트의 음주를 둘러싼 이야기도 나와. 실제로 우려와 보고는 있었지만, 술 때문에 단순히 군대에서 쫓겨났다고 말하면 정확하지 않아.
#14공식적으로 그랜트는 1854년 사직서를 내고 군을 떠났어.
#15가족에게 돌아가기 위해서였지.
#16그런데 역설적으로, 그때부터 경제적으로 가장 힘든 시기가 시작됐어.
#17가족 곁에는 돌아왔는데 가족을 먹여 살리기가 어려웠거든. 농사는 실패했고, 다른 일도 이어지지 않았어. 결국 아버지 가게에서 일하게 됐지.
#18그랜트에게 능력이 없었던 걸까?
#19아니면 그 능력을 쓸 곳이 없었던 걸까?
#20아직은 알 수 없었어.
#21섬터 요새가 공격받고 전쟁이 시작되자 그랜트는 다시 군대로 돌아가려고 했어.
#22그렇다고 사람들이 기다렸다는 듯 중요한 지휘권을 내준 건 아니야.
#23오히려 처음 그랜트가 다시 눈에 띈 곳은 전장이 아니라 일리노이주의 행정 업무였어. 그는 자원병을 등록시키고, 부대를 정리하고, 민간인들을 실제 군대로 만드는 일을 맡았지.
#24여기서 오래 잠들어 있던 경험이 다시 작동했어.
#25웨스트포인트에서 배운 군사 교육. 미국-멕시코 전쟁에서 익힌 이동과 보급. 군대가 실제로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대한 감각.
#26민간생활에서는 별로 쓸 곳이 없던 능력들이 전쟁 속에서는 갑자기 필요해졌던 거야.
#27그랜트는 곧 제21일리노이연대의 대령이 됐어.
#28그리고 1862년 초, 도널슨 요새에서 전국이 그의 이름을 알게 되는 일이 벌어졌지.
#29도널슨 요새의 남부군은 포위돼 있었어.
#301862년 2월 15일 아침, 그들은 탈출로를 만들려고 북부군의 한쪽을 강하게 공격했어.
#31처음에는 성공했지.
#32북부군 병사들이 밀려났고 길이 열리기 시작했어.
#33그랜트가 현장으로 돌아왔을 때 자기 군대만 보면 상황은 좋지 않았어.
#34그런데 그는 다른 질문을 했어.
#35적은 왜 저렇게 공격했을까?
#36남부군이 북부군을 완전히 무너뜨리려고 나온 게 아니라 도망갈 길을 만들려고 나온 거라면 이야기가 달라졌어.
#37그들도 절박하다는 뜻이었으니까.
#38아침 내내 싸운 병사들은 지쳐 있었고, 남부군 지휘부는 어렵게 열린 탈출로를 바로 이용하지 못한 채 병력을 다시 방어진지 쪽으로 돌리는 혼란까지 보였어.
#39그랜트는 반격을 명령했어.
#40북부군은 잃었던 땅을 되찾기 시작했고 탈출 기회는 사라졌지.
#41다음 날 남부군 지휘관 사이먼 볼리버 버크너가 항복 조건을 물었어. 그는 그랜트가 미국-멕시코 전쟁 시절부터 알고 있던 사람이었지.
#42그랜트의 답은 짧았어.
#43무조건적이고 즉각적인 항복 외에는 조건이 없다는 거였어.
#44이 말 때문에 그는 곧 “Unconditional Surrender Grant”라는 별명을 얻었고, 거의 무명이던 장군이 전국적인 인물이 됐어.
#45하지만 여기서 그랜트를 언제나 전장을 정확히 읽는 사람으로 만들면 안 돼.
#46두 달 뒤, 그는 완전히 기습당했거든.
#471862년 4월 6일 아침, 남부군이 샤일로의 북부군을 덮쳤어.
#48그랜트의 군대는 그 규모의 공격에 충분히 대비하지 못했지.
#49첫날 전투는 처참했어. 북부군은 계속 밀렸고, 병사들은 테네시강 쪽으로 후퇴했어. 비까지 내렸고, 그랜트 자신도 며칠 전 말에서 떨어져 발목을 다친 상태였지.
#50그날 밤 윌리엄 테쿰세 셔먼이 그랜트를 만난 장면을 훗날 이렇게 회고했어.
#51셔먼은 끔찍한 하루였다는 취지로 말했고, 그랜트는 다음 날에는 적을 이길 거라고 답했다고 했지.
#52그 자리에서 기록한 정확한 대화는 아니야. 셔먼이 나중에 기억해낸 장면이야.
#53하지만 실제로 다음 날 북부군은 증원군과 함께 반격했고, 남부군은 물러났어.
#54그래도 샤일로는 깔끔한 승리가 아니었어.
#55사상자가 너무 많았거든.
#56북부에서는 그랜트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쏟아졌고, 음주 소문도 다시 돌아왔어.
#57무엇보다 그랜트 자신도 생각이 달라졌어.
#58그는 훗날 샤일로 뒤에 한 가지 기대를 버렸다고 썼어. 몇 번 승리하면 반란군이 마음을 바꾸고 연방이 자연스럽게 원래대로 돌아갈 거라는 기대였지.
#59이 전쟁은 그렇게 끝날 전쟁이 아니었어.
#60상대가 더 이상 전쟁을 계속할 수 없을 때까지 가야 했어.
#61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생각을 갖게 된 그랜트 자신이 곧 군대를 떠나려고 했어.
#62샤일로 뒤 그랜트의 상관 헨리 할렉은 직접 야전군 지휘를 맡았어.
#63그랜트는 높은 직함은 갖고 있었지만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었지.
#64그는 다른 곳으로 보내달라고 요청했고, 결국 떠날 준비까지 했어.
#65여기서 “그랜트는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깨져.
#66그도 그만두려고 했거든.
#67그때 셔먼이 그를 붙잡았어.
#68남으라고 강하게 설득했고, 그랜트는 마음을 바꿨어.
#69나중에 그랜트가 북부군 전체를 지휘하게 됐을 때 가장 큰 독립 작전 가운데 하나를 맡긴 사람도 바로 셔먼이었지.
#70그랜트의 재기는 혼자 만든 게 아니었어.
#71그가 자기 자리를 포기하려던 순간, 그를 포기하지 않은 사람이 있었던 거야.
#72그리고 이제 더 큰 시험이 기다리고 있었어.
#73빅스버그였어.
#74빅스버그는 미시시피강을 장악한 남부연합의 핵심 요새였어.
#75북부군이 이곳을 차지하면 강을 지배하고 남부연합을 크게 둘로 갈라놓을 수 있었지.
#76그랜트는 빅스버그를 잡으려고 했어.
#77첫 계획은 실패했어. 보급기지가 공격받으며 육로 작전이 무너졌지.
#78셔먼이 치카소바이유에서 공격했어.
#79크게 실패했어.
#80그랜트는 다른 길을 찾았어.
#81운하를 팠어. 잘 안 됐어. 야주패스를 시도했어. 막혔어. 레이크프로비던스. 스틸스바이유.
#82방법을 계속 바꿨지만 결과가 나오지 않았어.
#83겉으로 보면 몇 달 동안 실패만 쌓고 있었지.
#84그런데 여기서 패턴이 보여.
#85그랜트는 빅스버그를 포기하지 않았어.
#86대신 빅스버그에 가는 방법을 계속 포기했지.
#87결국 군대를 미시시피강 서쪽 강둑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보냈어. 데이비드 딕슨 포터의 함대는 밤에 빅스버그 포대 앞을 통과했고, 그랜트는 도시 남쪽에서 강을 건너려고 했지.
#88그랜드걸프에서 막혔어.
#89그러자 또 바꿨어.
#90더 남쪽의 브루인스버그에서 상륙했어.
#91이번에는 빅스버그로 곧장 가지 않고 내륙으로 들어갔지.
#92포트깁슨. 레이먼드. 잭슨. 챔피언힐. 빅블랙강.
#93그리고 뒤에서 빅스버그로 접근했어.
#94마침내 도시 앞에 도착했어.
#95그랜트는 즉시 공격했어.
#96실패했어.
#975월 19일이었지.
#983일 뒤 다시 공격했어.
#99또 실패했어.
#100북부군은 큰 피해를 입었어.
#101그러자 그랜트는 정면공격을 멈추고 포위전으로 바꿨어.
#102시간이 지나면서 식량이 줄었고, 도시 안 남부군 병사와 시민들은 버티기 어려워졌어.
#10347일 뒤, 1863년 7월 4일 빅스버그가 항복했어.
#104그랜트가 특별했던 이유를 그냥 “절대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하면 절반만 맞아.
#105그는 꽤 많은 걸 포기했거든.
#106운하도 포기했고, 수로도 포기했고, 상륙 지점도 포기했고, 정면공격도 포기했어.
#107쉽게 포기하지 않은 건 방법이 아니라 목표였어.
#108그리고 워싱턴에서 그 과정을 지켜보던 사람이 있었지.
#109에이브러햄 링컨이었어.
#110링컨도 처음부터 그랜트의 빅스버그 작전을 믿은 건 아니었어.
#111그랜트가 빅스버그 남쪽으로 내려간 뒤 내륙으로 들어가기 시작했을 때, 링컨은 다른 방향이 더 낫다고 생각했지.
#112그랜트가 잘못하고 있다고 봤어.
#113그런데 빅스버그가 항복했어.
#114며칠 뒤 링컨은 그랜트에게 직접 편지를 썼어. 자신이 어디서 의심했는지 솔직하게 적고, 마지막에는 인정했지.
#115당신이 옳았고 내가 틀렸다.
#116이 편지가 중요한 이유는 링컨이 왜 그랜트를 점점 믿게 됐는지를 보여주기 때문이야.
#117그랜트는 대통령의 생각을 그대로 실행하는 장군이 아니었어.
#118때로는 링컨이 이해하지 못하는 결정을 했어.
#119그런데 그 판단으로 결과를 만들었지.
#120이후 그랜트는 채터누가에서도 중요한 승리를 거뒀고 링컨의 신뢰는 더 커졌어.
#1211864년 3월, 그랜트는 중장이 됐어. 이제 한 지역 군대가 아니라 북부군 전체를 지휘하는 총사령관이었지.
#1221860년에는 아버지 가게에서 일하던 사람이 불과 4년 만에 북부군 전체를 책임지게 된 거야.
#123버지니아 전역이 시작되기 직전 링컨은 또 편지를 보냈어.
#124이번에는 훨씬 달랐어.
#125그랜트의 세부 계획을 모른다고 했고, 굳이 알려고 하지 않는다고도 했어. 그랜트를 경계심 있고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사람으로 믿는다고 썼지.
#126링컨이 오랫동안 찾았던 건 무조건 공격적인 장군이 아니었어.
#127대통령이 매번 다음 움직임을 재촉하지 않아도 되는 장군이었어.
#128그리고 이제 그랜트 앞에는 가장 어려운 상대가 있었어.
#129로버트 E. 리였어.
#1301864년 5월, 그랜트의 북부군과 리의 북버지니아군이 윌더니스에서 충돌했어.
#131숲이 너무 빽빽해서 대규모 병력과 포병을 제대로 활용하기 어려웠고 전투는 혼란스러웠어.
#132북부군은 엄청난 피해를 입었어.
#133그랜트도 리를 격파하지 못했지.
#134포토맥군의 오래된 병사들에게 이런 장면은 익숙했어.
#135큰 전투. 엄청난 사상자. 그리고 북쪽으로 후퇴.
#136전투 뒤 군대가 움직이기 시작했어.
#137갈림길이 나왔어.
#138한쪽은 북쪽. 다른 쪽은 남쪽, 스팟실베이니아 방향.
#139그랜트의 군대는 남쪽으로 돌았어.
#140병사들이 알아차렸어.
#141그리고 환호하기 시작했지.
#142그랜트가 윌더니스에서 이겨서가 아니야.
#143이번에는 전역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야.
#144스팟실베이니아에서도 리를 뚫지 못했어.
#145그랜트는 다시 움직였어.
#146노스애나. 토토포토모이.
#147계속 남쪽으로 갔어.
#148하지만 이 집요함을 아름답게만 보면 안 돼.
#149그랜트는 곧 자신의 가장 큰 실수 가운데 하나를 저질렀거든.
#150콜드하버에서 리의 군대는 강력한 방어진지를 만들어놓고 있었어.
#151그랜트는 대규모 정면공격을 명령했어.
#152참혹하게 실패했지.
#153수많은 북부군 병사가 죽거나 다쳤고 얻은 건 거의 없었어.
#154그랜트는 훗날 이 공격을 명령한 걸 후회한다고 썼어.
#155콜드하버를 빼면 그랜트 이야기는 너무 편해져.
#156집요함은 그의 강점이었지만, 집요함 자체가 좋은 판단은 아니었어.
#157잘못된 판단을 오래 밀어붙이면 병사들이 대가를 치렀거든.
#158그랜트도 언제 멈춰야 하는지 늘 정확히 알았던 사람은 아니야.
#159중요한 건 그다음이었어.
#160그랜트는 콜드하버의 같은 방어진에 계속 사람을 밀어 넣지 않았어.
#161방향을 바꿨어.
#162북부군은 리의 눈을 피해 거대한 제임스강을 건넜고 피터즈버그로 향했어. 이곳은 리치먼드와 리의 군대를 떠받치는 철도와 보급의 중심이었지.
#163피터즈버그를 빨리 잡으려던 공격도 실패했어.
#164그랜트는 또 바꿨어.
#165이번에는 장기적인 압박이었어.
#166철도를 끊고. 보급을 줄이고. 리가 버틸 수 있는 공간을 좁혔어.
#167그리고 그랜트 혼자 버지니아에서 싸우고 있었던 것도 아니야.
#168셔먼은 조지아에서 움직였고, 다른 북부군도 다른 전선에서 남부군 병력을 붙잡고 있었어.
#169그랜트가 이제 다루는 건 전투 하나가 아니었어.
#170전쟁 전체였어.
#171그랜트가 포토맥군 지휘관 조지 미드에게 준 방향은 단순했어.
#172리의 군대가 목표다.
#173리가 가는 곳으로 따라간다.
#174리치먼드는 중요했어.
#175하지만 도시 하나를 차지해도 리의 군대가 계속 싸울 수 있다면 전쟁은 끝나지 않았지.
#176그랜트는 남부연합이 전쟁을 계속할 수 있는 능력 자체를 줄이는 쪽으로 압박했어.
#177피터즈버그의 포위는 길어졌고, 1865년 봄 남부군 방어선이 마침내 무너지기 시작했어.
#178리는 피터즈버그와 리치먼드를 빠져나왔어.
#179그랜트가 뒤를 따라갔지.
#180다른 방향으로 돌 이유가 없었어.
#181리의 군대가 아직 존재하고 있었으니까.
#182며칠 뒤 두 사람은 버지니아의 작은 마을에서 마주 앉았어.
#183애퍼매턱스 코트하우스였어.
#1841865년 4월 9일, 로버트 E. 리는 윌머 매클린의 집에 먼저 도착했어.
#185단정한 제복 차림이었지.
#186그랜트는 나중에 들어왔어. 며칠 동안 말을 타고 추격하느라 비교적 평범한 야전복을 입고 있었고 진흙도 묻어 있었어.
#187그런데 둘은 처음부터 항복 조건을 이야기하지 않았어.
#188미국-멕시코 전쟁 이야기가 나왔거든.
#18920여 년 전 둘은 같은 미 육군에 있었어.
#190그랜트는 그때 리를 본 기억이 있었고, 리는 그랜트를 뚜렷하게 기억하지 못했어.
#191한동안 옛 전쟁 이야기가 이어졌어.
#192그랜트는 훗날 잠시 왜 자신들이 만났는지 잊을 정도였다고 회고했지.
#193결국 리가 항복 이야기로 돌아왔어.
#194그랜트는 조건을 적었어.
#195남부군 병사들은 무기를 내려놓고 가석방된 뒤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어. 장교들은 개인 물품과 개인 휴대무기를 유지할 수 있었지.
#196리는 한 가지를 더 물었어.
#197남부군 기병과 포병 병사들 가운데 자기 말과 노새를 끌고 온 사람이 많았거든. 이제 봄이었고, 집에 돌아가면 농사를 지어야 했어.
#198그랜트는 문서를 다시 쓰진 않았지만, 병사들이 자기 소유라고 주장하는 말과 노새는 가져가도록 하겠다고 했어.
#199리는 그게 병사들에게 큰 도움이 될 거라고 말했어.
#200그리고 리의 군대가 굶주리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그랜트는 2만5000인분의 식량을 보내도록 했어.
#201몇 시간 전까지 서로를 추격하던 군대였어.
#202그런데 이제 목표가 바뀌었어.
#203리의 군대를 계속 파괴하는 게 아니라,
#204전쟁을 실제로 끝내야 했어.
#205리가 항복한 뒤 북부군에서 축하 포성이 울리기 시작했어.
#206그랜트는 중지시켰어.
#207싸움은 끝나가고 있었고, 상대는 이제 항복한 사람들이었어.
#208그들의 몰락을 눈앞에서 과시할 필요는 없다고 본 거야.
#209리는 말을 타고 떠났어.
#210그랜트와 주변 장교들은 그 모습을 바라봤어.
#211불과 몇 년 전 그랜트는 장작을 팔고 있었어. 집세를 제대로 걷지 못했고, 일자리도 구하지 못했고, 아버지 가게에서 일했지.
#212이제 남부군에서 가장 중요한 군대의 항복을 받아낸 사람이 돼 있었어.
#213그 차이를 “그랜트에게는 실패하지 않는 특별한 의지가 있었다”라고 설명하면 간단해.
#214하지만 실제 이야기는 좀 달라.
#215그랜트는 많이 실패했어.
#216샤일로에서는 기습당했고, 빅스버그에서는 계획이 계속 막혔어. 정면공격도 실패했고, 군대를 떠나려고 한 적도 있었고, 콜드하버에서는 끔찍한 판단도 했지.
#217모든 실패를 이겨낸 사람은 아니었어.
#218대신 전쟁에서 그는 자주 한 가지를 구분했어.
#219지금 실패한 게 방법인가, 아니면 목표 자체인가.
#220방법이라면 바꾸면 됐어.
#221길을 바꾸고. 상륙 지점을 바꾸고. 공격을 포위전으로 바꾸고. 전장을 돌아가고. 강을 건너고.
#222목표가 아직 남아 있다면 다음 행동을 만들었어.
#223링컨이 결국 그랜트에게 전쟁 전체를 맡긴 이유도 단순히 그가 용감해서가 아니었어.
#224링컨이 매번 움직이라고 재촉하지 않아도 됐기 때문이야.
#225한 번의 전투가 끝나도 다음 전투를 만들고, 한 계획이 실패해도 다음 계획을 만들었어.
#226그리고 1865년 4월 9일.
#227더 이상 다음 전투를 만들 필요가 없는 순간이 왔어.
#228리가 항복했어.
#229그제야 그랜트도 멈췄어.
#230거의 20년 뒤, 그랜트는 전쟁 영웅이자 전직 대통령이었는데도 다시 거의 모든 돈을 잃었어.
#2311884년 Grant & Ward 투자회사가 무너지면서 재산이 사라졌고, 얼마 지나지 않아 목암에 걸렸다는 사실까지 알게 됐지.
#232이번에는 다른 시간이 그를 쫓았어.
#233죽기 전에 회고록을 끝내서 가족에게 돈을 남겨야 했거든.
#234은 그랜트가 훨씬 유리한 출판 계약을 맺는 데 도움을 줬고, 그랜트는 병이 악화되는 동안에도 계속 원고를 썼어.
#235그는 죽기 불과 며칠 전에 원고를 완성했어.
#236군대를 떠난 뒤 가족을 먹여 살리지 못해 고생했던 남자가, 생의 마지막에도 다시 가족을 위해 시간과 싸운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