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왈드를 잃은 뒤 미키 마우스를 만들고 캐릭터 소유의 중요성을 배운 창업자
성공한 캐릭터를 잃고 나서야 알게 된 것
#11923년, 스물한 살의 월트 디즈니가 캔자스시티에서 세운 Laugh-O-Gram은 더 버티기 어려운 상태였어. 영화를 만들려면 돈부터 들어가는데, 대금은 작품을 완성한 뒤에야 받을 수 있었거든. 월급은 밀렸고 공과금도 제대로 내지 못했어. 한때 Walt에게는 잠재 고객을 만나러 갈 때 신을 만한 멀쩡한 신발조차 없었지.
#2결국 회사는 파산했어. Walt는 장비를 팔아 캘리포니아로 가는 편도 기차표를 마련했고, 가방에는 망해가는 회사에서 마지막으로 만든 짧은 영화 "Alice’s Wonderland"를 넣었어.
#3그렇다고 할리우드에 도착하자마자 다시 애니메이션 회사를 차린 건 아니야. Walt는 먼저 실사 영화 쪽에서 감독이나 다른 일을 구해보려고 했어. 하지만 원하는 자리를 얻지 못했지.
#4그래서 결국 다시 돌아간 곳이 애니메이션이었어.
#5"Alice’s Wonderland"를 본 배급업자 마거릿 윙클러가 시리즈 제작을 제안했고, 결핵에서 회복 중이던 형 로이 디즈니도 합류했어. 두 형제는 Disney Brothers Cartoon Studio를 시작했지.
#6첫 회사는 사라졌어. 그래도 Walt는 같은 산업에서 다시 출발했고, 몇 년 뒤에는 드디어 사람들이 다음 편을 기다리는 캐릭터까지 만들게 돼.
#7그 캐릭터가 오스왈드 더 럭키 래빗이었어.
#81927년부터 Walt의 스튜디오는 어브 아이웍스를 비롯한 애니메이터들과 Oswald 단편을 만들었어. 유니버설의 배급망을 타고 극장에 걸린 작품들은 반응이 좋았고, 약 1년 동안 26편이 제작됐지. Oswald는 영화 밖으로도 나가기 시작했어. 사탕이나 스텐실 세트, 배지 같은 상품에 얼굴이 등장한 거야.
#9Laugh-O-Gram 때와는 달랐어.
#10이번에는 작품이 성공하고 있었거든.
#111928년 Walt는 아내 릴리언 디즈니와 뉴욕으로 향했어. 제작비가 올라가고 있었으니 다음 계약에서는 작품 한 편당 받는 돈을 조금 올려달라고 요구할 생각이었지.
#12그런데 협상 상대 찰스 민츠가 꺼낸 이야기는 정반대였어. 돈을 더 주기는커녕 오히려 깎으려 했거든.
#13Mintz가 그렇게 강하게 나올 수 있었던 데에는 이유가 있었어. 그는 이미 Disney의 애니메이터들에게 몰래 접근하고 있었지. Ub Iwerks도 제안을 받았고, 뉴욕행 전부터 Walt에게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경고했어.
#14Walt는 그 경고를 충분히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어.
#15뉴욕에 도착하고 나서야 상황이 분명해졌지. 직원 상당수가 이미 Mintz 쪽으로 기울어 있었어.
#16그런데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었어. 계약을 들여다보니 더 큰 문제가 있었거든.
#17Oswald는 Walt의 것이 아니었어.
#18Walt와 그의 스튜디오가 캐릭터를 만들고 성공시켰지만, 계약상 권리는 유니버설 쪽에 있었어. Walt가 Oswald를 계속 만들고 싶다면 Mintz가 내민 조건 아래에서 일할 수도 있었지.
#19그는 그 길을 택하지 않았어.
#20대신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Roy에게 전보를 보냈어.
#21"DON’T WORRY EVERYTHING OK."
#22걱정하지 마. 다 괜찮아.
#23그런데 실제 상황은 그 말과 거리가 멀었어. 인기 캐릭터를 계속 만들 권리도 없었고, 함께 일하던 직원 상당수도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으니까.
#24Walt는 Lillian과 함께 할리우드로 돌아가는 기차에 올랐어.
#255년 전에도 그는 실패를 뒤로하고 서쪽으로 가는 기차를 탔어. 그때 잃은 것은 회사였지. 이번에는 성공한 캐릭터를 두고 돌아가는 길이었어.
#26이제 새 캐릭터가 필요했어.
#27Walt는 훗날 이 여행과 쥐 아이디어를 연결해서 이야기했어. 처음에는 Mortimer라는 이름을 생각했지만 Lillian이 좋아하지 않아 Mickey가 됐다는 유명한 일화도 전해지지.
#28다만 우리가 아는 Mickey가 그 기차 안에서 Walt 혼자 완성한 캐릭터였던 건 아니야. 할리우드에는 Ub Iwerks가 남아 있었거든. 다른 애니메이터 상당수가 Mintz 쪽으로 넘어갈 때, Walt에게 먼저 위험을 경고했던 Ub는 떠나지 않았어.
#29두 사람은 새 캐릭터를 실제 모습으로 만들어가기 시작했어.
#30그런데 상황이 꽤 묘했어. Disney는 기존 계약 때문에 남아 있는 Oswald 영화들을 계속 완성해야 했거든. 곧 떠날 사람들이 Oswald를 그리고 있는 같은 스튜디오 안에서, 그 캐릭터를 대신할 무언가가 비밀리에 만들어지고 있었던 거야.
#31Ub가 Mickey 그림을 숨기며 작업했고, 누군가 들어오면 그 위에 Oswald 그림을 덮었다는 이야기도 남아 있어.
#32그렇게 미키 마우스가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어.
#33첫 Mickey 영화는 "Plane Crazy"였어. Ub는 엄청난 속도로 그림을 그리며 애니메이션의 대부분을 맡았고, 시험 상영까지 했지.
#34그런데 배급사를 구하지 못했어.
#35다음 작품 "The Gallopin’ Gaucho"도 상황을 바꾸지 못했고.
#36Oswald 때와는 문제가 달랐어. 이번에는 자신들이 통제할 수 있는 캐릭터가 있었어. 하지만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는 것과 사람들이 그 캐릭터를 원한다는 건 전혀 다른 문제였지.
#37마침 영화산업에는 소리가 들어오기 시작하고 있었어. Walt는 세 번째 Mickey 영화에서 화면의 움직임과 소리를 맞춰보기로 했어.
#38"Steamboat Willie."
#39첫 녹음은 실패했어. 다시 녹음하려면 돈이 더 필요했지. Walt는 필요하다면 자기 자동차까지 팔 생각이었고, Roy는 또다시 동생의 다음 시도를 위해 돈을 마련해야 했어.
#401928년 11월 18일, 뉴욕의 Colony Theatre에서 "Steamboat Willie"가 공개됐어.
#41이번에는 관객이 반응했어.
#42Oswald를 잃은 뒤 몰래 만들기 시작했던 작은 쥐가 비로소 스타가 된 거야.
#43이 이야기를 아주 짧게 줄이면 간단해. Walt가 토끼를 잃었고, 돌아오는 기차에서 쥐를 생각했으며, 그 쥐가 Mickey Mouse가 됐다는 이야기지.
#44그런데 Walt에게 남은 더 비싼 교훈은 캐릭터의 모양이 아니었어.
#45누가 그 캐릭터를 소유하고 있는가.
#46Walt는 Oswald를 만든 사람이었지만 Oswald의 권리를 가진 사람은 아니었어. 자신이 성공시킨 캐릭터라도 계약상 통제하지 못하면 그 캐릭터의 미래에서 빠질 수 있다는 걸 직접 겪은 거야.
#47Mickey가 성공한 뒤 이 문제는 영화 밖에서도 중요해졌어. Mickey는 책과 장난감, 옷과 시계 같은 상품으로 퍼져나갔지. 1932년에는 케이 케이먼이 Disney의 캐릭터 상품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기 시작했고.
#48Roy가 훗날 남긴 회고를 보면, 처음부터 상품 사업이 얼마나 큰돈이 될지 알고 시작했던 건 아니었어. Oswald를 잃은 뒤에는 영화 밖의 영역에서도 캐릭터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는 이유가 있었거든.
#49그런데 그렇게 보호하려고 넓힌 영역이 거대한 사업이 됐어. Mickey 상품은 빠르게 늘었고, 1930년대 후반에는 캐릭터 상품에서 들어오는 로열티가 영화 대여 수입보다 커질 정도였지.
#50한때 성공한 캐릭터 하나도 자기 것으로 남기지 못했던 회사가, 이제는 캐릭터가 스크린 밖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배우고 있었어.
#51Oswald를 잃었다고 Walt가 계약에 관한 모든 문제를 단번에 해결한 건 아니야.
#52Mickey의 음향과 배급에 관여한 팻 파워스와도 문제가 생겼어. 이번에는 Roy가 Disney에 돌아오는 수입이 제대로 공개되고 있는지를 의심했지.
#53더 개인적인 변화도 있었어. Oswald 사건 때 남았고 Mickey를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Ub Iwerks가 1930년 Disney를 떠난 거야.
#54하지만 그 관계도 거기서 완전히 끝나지는 않았어. 10년 뒤 Ub는 Disney로 돌아왔고, 이번에는 빠르게 그림을 그리는 애니메이터를 넘어 새로운 카메라와 특수효과 기술을 개발하는 혁신가로 일했어.
#55Disney 역시 오랜 시간에 걸쳐 자신들이 직접 통제하는 범위를 넓혀갔어. 캐릭터와 상품뿐 아니라 제작과 배급도 그 안에 들어왔지. 1953년에는 외부 배급사에 의존하던 구조에서 벗어나 자체 배급사 Buena Vista를 세웠어.
#56그리고 1955년에는 Disneyland가 문을 열었어. 이제 Disney의 이야기는 영화관 안에만 머물지 않았어. 관객이 직접 들어가 걸어 다닐 수 있는 공간으로까지 확장된 거지.
#57물론 이 모든 걸 Oswald 하나의 결과라고 할 수는 없어. 그 사이에는 수많은 성공과 실패, 빚과 계약, 새로운 기술과 사람들이 있었으니까.
#58다만 Oswald는 Walt에게 아주 일찍 한 가지 차이를 보여줬어.
#59만드는 것과 가지는 것은 같은 일이 아니었어.
#60Walt는 1928년 Oswald를 두고 돌아왔어. 그리고 살아 있는 동안 그 캐릭터를 다시 소유하지 못했지.
#61그러다 2006년, Disney CEO 밥 아이거가 NBCUniversal과 협상하면서 뜻밖의 연결고리가 생겼어. ABC와 ESPN의 스포츠 캐스터 앨 마이클스가 NBC로 이동하는 문제와 여러 스포츠 관련 권리가 얽힌 거래였지.
#62그 거래의 일부로 Oswald 관련 권리가 Disney에 돌아왔어.
#6378년 만이었어.
#641928년에는 Walt가 계약 때문에 Oswald를 두고 와야 했어. 2006년에는 Walt가 만든 회사가 또 다른 계약을 통해 그 캐릭터를 다시 데려온 거야.
#65그 긴 시간 동안 Disney의 얼굴은 이미 다른 캐릭터가 되어 있었어.
#66Oswald를 잃은 직후, Walt와 아직 곁에 남아 있던 사람들이 만들기 시작한 작은 쥐였지.
#672006년에 돌아온 Oswald는 과거의 캐릭터로만 남지는 않았어.
#682022년 Walt Disney Animation Studios는 거의 한 세기 만에 Oswald가 주인공인 새로운 손그림 단편을 만들었어. 그리고 2026년에는 가 만드는 새로운 "Oswald" 시리즈가 발표됐지. 그 이야기에서도 Oswald는 1920년대 이후 오랫동안 모습을 감췄다가 거의 100년 만에 현대 세계로 나오게 돼.
#691928년, Walt는 Oswald를 두고 돌아오는 기차를 탔어.
#70거의 한 세기가 흐른 뒤, 그 토끼는 다시 자기 이름을 건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