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쓰지 않던 숙박 서비스를 살리기 위해 시리얼까지 팔았던 세 창업자의 이야기
숙박회사는 왜 시리얼을 만들었을까?
#12008년, 아직 아무도 모르는 숙박 스타트업의 창업자들이 부엌에 앉아 시리얼 상자를 만들고 있었다.
#2상자에는 미국 대통령 후보들의 얼굴이 그려져 있었다. 버락 오바마를 패러디한 Obama O's.
#3존 매케인을 패러디한 Cap'n McCain's. 와 는 시중에서 시리얼을 구해 자신들이 디자인한 상자에 넣고 직접 조립했다. Obama O's 한 상자의 가격은 40달러였다.
#4이상한 일이다. 이들은 식품회사를 만들고 있던 것이 아니었다. 사람들이 남는 방을 여행자에게 빌려주는 **Airbnb**라는 숙박 서비스를 만들고 있었다.
#5그런데 그 숙박 서비스가 너무 안 돼서, 창업자들은 숙박이 아니라 시리얼을 팔아 살아남고 있었다.
#6도대체 어떻게 여기까지 온 걸까?
#7시작은 1년 전 샌프란시스코였다. 2007년, 조 게비아가 살던 아파트의 집세가 크게 올랐다.
#8마침 그의 대학 친구 브라이언 체스키도 로스앤젤레스에서 하던 디자인 일을 그만두고 샌프란시스코로 왔다.
#9둘에게는 다음 집세를 낼 돈이 부족했다. 그 무렵 샌프란시스코에서는 큰 디자인 콘퍼런스가 열릴 예정이었다.
#10사람들이 도시로 몰려오면서 호텔 방을 구하기 어려워졌다. 둘은 생각했다. 호텔에 방이 없다면,
#11우리 집에서 재우면 되지 않을까? 조는 아파트에 에어매트리스 세 개를 펼쳤다.
#12그리고 인터넷에 간단한 사이트를 만들었다. AirBed & Breakfast.
#13에어베드와 아침식사를 제공한다는 뜻이었다. 놀랍게도 정말 사람들이 왔다. 첫 손님은 세 명이었다.
#14둘은 손님들에게 잠자리와 아침식사를 제공하고 돈을 받았다. 집세가 부족해서 시작한 임시방편이었지만, 브라이언과 조에게는 다른 가능성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15사람들은 정말 모르는 사람의 집에서도 잘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이걸 회사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16둘은 조의 전 룸메이트였던 프로그래머 와 함께 본격적인 서비스를 만들기 시작했다.
#17하지만 첫 실험과 사업은 달랐다. 2008년 SXSW에 맞춰 서비스를 내놓았지만 예약은 고작 두 건 수준이었다.
#18그 뒤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덴버에서 다시 시도했다. 이번에는 호텔 부족이라는 상황과 맞물려 약 80건의 예약이 생겼다.
#19드디어 되는 것 같았다. 하지만 행사가 끝나자 열기도 사라졌다. 사람들이 평소에도 계속 Airbnb를 쓰는 사업은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
#20네이선은 결국 보스턴으로 돌아가 다시 일을 시작했다. 브라이언과 조는 투자자를 찾아다녔다.
#21회사 지분 10%를 내주고 15만 달러를 투자받으려 했다. 일곱 명의 투자자에게 접근했다.
#22다섯 명은 거절했다. 두 명은 답조차 하지 않았다. 한 투자자와의 첫 미팅은 특히 브라이언의 기억에 남았다.
#23카페에서 사업을 설명하고 있었는데 투자자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브라이언과 조는 기다렸다.
#24그는 돌아오지 않았다. 테이블에는 마시다 만 스무디가 남아 있었다. Airbnb는 투자자에게 그 정도의 아이디어였다.
#25스무디를 끝까지 마실 필요도 없는 아이디어.
#26하지만 회사를 계속 운영하려면 돈이 필요했다. 브라이언과 조는 신용카드를 사용했다.
#27한 카드의 한도가 차면 다른 카드를 사용했다. 그것도 점점 어려워졌다. 그래서 2008년 미국 대통령 선거를 보다가 전혀 다른 생각을 했다.
#28자신들은 디자이너였다. 그렇다면 선거를 이용해 뭔가 만들어 팔 수 있지 않을까?
#29그렇게 나온 것이 Obama O's와 Cap'n McCain's였다. Obama O's는 예상보다 잘 팔렸다.
#30둘은 약 3만 달러어치의 시리얼을 판매했다. 숙박 스타트업을 살리기 위해 만든 물건 가운데 정작 돈을 벌어준 것은 숙박이 아니라 시리얼이었다.
#31반면 Cap'n McCain's는 많이 남았다. 돈이 부족했던 창업자들은 팔리지 않은 시리얼을 먹으며 버텼다.
#32Airbnb는 성공한 것이 아니었다. 그저 조금 더 죽지 않을 수 있게 됐을 뿐이었다.
#33그때 이들에게 조언하던 이 말했다. **Y Combinator에 지원해보라.**
#34브라이언은 처음에는 탐탁지 않았다. 자기들은 이미 제품도 출시했고 고객도 있는 회사였다.
#35YC는 이제 막 시작하는 스타트업이 가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세이벨이 보기에는 상황이 훨씬 단순했다.
#36Airbnb는 죽어가고 있었다. 이미 YC 지원 마감도 지나 있었다. 세이벨이 폴 그레이엄에게 연락했고, 마지막 순간 지원서를 낼 기회가 생겼다.
#37브라이언과 조는 보스턴에 있던 네이선에게 새벽에 전화를 걸었다. 지원서에 네 이름을 넣어도 되겠느냐고 물었다.
#38흩어지고 있던 세 사람이 다시 하나의 지원서 위에 모였다.
#39그렇다고 YC가 Airbnb를 보자마자 미래를 알아본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반대였다.
#40폴 그레이엄과 이 보기에도 이 사업은 이상했다. 모르는 사람이 왜 다른 모르는 사람의 집에서 자겠는가?
#41심지어 인터뷰에서는 다른 아이디어를 해보는 것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하지만 세 창업자는 물러서지 않았다.
#42자신들이 직접 호스트가 되어봤다. 실제로 돈을 내고 찾아온 손님들도 있었다.
#43사람은 적었지만, 그 사람들은 이 경험을 좋아했다. 그리고 면접이 끝나갈 무렵 조 게비아가 무언가를 꺼냈다.
#44시리얼 상자였다. 네이선은 원래 그걸 가져오지 말자고 했다. 숙박 스타트업 면접에 대통령 후보 시리얼을 가져가는 것이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는 생각이었다.
#45하지만 조는 가방에 몰래 넣어왔다. Obama O's와 Cap'n McCain's를 본 폴 그레이엄이 이야기를 들었다.
#46투자자를 구하지 못했다. 돈도 떨어졌다. 그래도 회사를 포기하지 않으려고 자신들이 직접 시리얼 상자를 디자인하고 조립해서 팔았다.
#47그레이엄이 본 것은 맛있는 시리얼이 아니었다. 어떻게든 살아남을 방법을 찾아내는 창업자들이었다.
#48그는 훗날 이 시리얼 이야기가 Airbnb에 투자하기로 한 판단에서 가장 중요한 단일 요소였다고 회고했다.
#49아이디어는 여전히 이상했다. 하지만 이 사람들은 달랐다. Airbnb는 YC에 들어갔다.
#50시리얼이 두 번째로 회사를 살린 순간이었다. 첫 번째에는 돈을 벌어 시간을 줬고,
#51두 번째에는 이 창업자들이 어떤 사람인지 보여줬다.
#52여기서 보통의 성공담이라면 그래프가 위로 솟아야 한다. 하지만 Airbnb에는 여전히 사용자가 거의 없었다.
#53어느 날 폴 그레이엄이 물었다. 사용자가 가장 많은 곳이 어디냐고. 뉴욕이었다.
#54그레이엄은 말했다. 그럼 뉴욕으로 가라고. 인터넷 회사를 만드는 창업자들이 비행기를 타고 인터넷 밖으로 나갔다.
#55브라이언과 조는 뉴욕의 Airbnb 호스트들을 직접 찾아다녔다. 문을 두드렸다.
#56집 안으로 들어갔다. 호스트와 이야기를 나눴다. 숙소 사진이 형편없으면 카메라를 빌려 직접 다시 찍었다.
#57수백만 명에게 자동으로 적용할 수 있는 멋진 기술이 아니었다. 창업자 두 명이 한 집씩 찾아가는,
#58전혀 확장되지 않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사이트 화면만 보고서는 알 수 없었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59그리고 한 가지가 특히 놀라웠다. 호스트들에게 물었다. 왜 Airbnb를 하고 있느냐고.
#60많은 사람이 돈이 필요하다고 했다. 집세를 내야 했다. 브라이언과 조는 몇 년 전 자기 모습을 보고 있었다.
#61자신들도 집세가 부족해서 아파트 문을 열었다. 이제 뉴욕의 다른 사람들이 같은 이유로 자기 집의 문을 열고 있었다.
#62세 창업자에게 당시 필요한 성공은 거대한 기업가치가 아니었다. 한 달에 4,000달러.
#63집세 약 3,500달러. 음식값 약 500달러. 그 정도만 회사가 벌면 더 이상 신용카드에 의존하지 않고 계속 버틸 수 있었다.
#64그들은 그 숫자를 아파트 욕실 거울에 붙여놓았다. 그리고 2009년 2월,
#65처음으로 숫자가 계속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 주 수수료 수입이 460달러.
#66다음 주 897달러. 그다음 주 1,428달러. 브라이언은 폴 그레이엄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67드디어 최소한 먹고살 수 있는 수준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레이엄은 다음 주에도 계속 성장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
#68브라이언이 답했다. “We are not going to slow down.”
#69우리는 속도를 늦추지 않을 겁니다. 이번에는 시리얼이 아니었다. 숙박 사업 자체에서 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70그 뒤 Airbnb는 처음의 AirBed & Breakfast를 그대로 복제하지 않았다.
#71오히려 계속 바꿨다. 2009년 이름에서 AirBed를 떼어냈다. AirBed & Breakfast는 Airbnb가 됐다.
#72에어매트리스나 남는 방뿐 아니라 아파트 전체, 집 전체, 휴가용 주택까지 플랫폼에 들어올 수 있게 했다.
#73예약을 더 쉽게 만들었다. 결제를 플랫폼 안으로 가져왔다. 그리고 회사가 커질수록 처음부터 숨어 있던 더 어려운 문제가 모습을 드러냈다.
#74낯선 사람을 정말 믿어도 되는가? 2011년 한 호스트의 집이 게스트에게 심각하게 훼손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75Airbnb의 초기 대응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브라이언은 공개적으로 회사가 잘못했다고 인정했다.
#76이후 호스트 보호 프로그램을 만들고 신뢰와 안전을 위한 장치들을 강화했다.
#77Airbnb가 세계적인 숙박 플랫폼이 되려면 집을 많이 확보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78호텔에서는 비교적 당연하게 해결돼 있던 질문들을 새로 풀어야 했다. 이 사람은 누구인가?
#79돈을 보내도 되는가? 내 집을 맡겨도 되는가? 문제가 생기면 누가 책임지는가?
#80처음 세 명의 손님을 받을 때는 창업자들이 직접 사람을 만나 해결했던 신뢰를,
#81이제는 수백만 명의 낯선 사람이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바꿔야 했다.
#82몇 년 전 투자자들은 Airbnb의 시장이 너무 작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회사가 성장하자 이번에는 비슷한 서비스를 만드는 경쟁자들이 나타났다.
#83유럽에서는 같은 회사가 Airbnb를 빠르게 추격했다.
#84질문이 뒤집혔다. 처음에는, 누가 모르는 사람의 집에서 자겠어? 였다.
#85이제는, 이 시장을 누가 먼저 차지할 것인가? 가 됐다. Airbnb가 호텔을 없앤 것은 아니다.
#86개인이 집과 방을 여행자에게 빌려주는 것도 Airbnb가 최초로 발명한 행동은 아니었다.
#87Airbnb가 만들어낸 것은 다른 종류의 규모였다. 새로운 도시에 들어갈 때마다 호텔 건물을 직접 지을 필요가 없었다.
#88그곳에 이미 존재하던 집의 문이 열리면 새로운 숙박 공급이 생길 수 있었다.
#89하지만 그 문이 열리려면 돈보다 먼저 필요한 것이 있었다. 낯선 두 사람이 서로를 믿고 거래할 수 있어야 했다.
#902026년 여름. 북미에서는 이 열렸다. 16개 개최도시로 세계 각지의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91Airbnb에 따르면 월드컵을 앞둔 기간 이 도시들에는 15만 곳 이상의 새로운 Airbnb 숙소가 올라왔다.
#92196개국에서 온 수백만 명의 게스트가 Airbnb에 체크인했다. 19년 전 샌프란시스코에서도 큰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93호텔 방을 구하기 어려웠다. 그리고 집세가 부족했던 두 디자이너가 자기 아파트를 둘러봤다.
#94그들이 꺼낸 것은 거대한 사업계획서가 아니었다. 에어매트리스 세 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