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dit을 만든 스티브 허프먼과 알렉시스 오하니안
거의 아무것도 계획대로 되지 않았는데, 그 결과가 Reddit이었다
#12005년, 버지니아대학교 졸업반이던 과 은 기차를 타고 버지니아에서 보스턴까지 올라갔다. 목적은 프로그래머이자 창업가였던 폴 그레이엄의 강연을 듣는 것이었다.
#2둘에게는 사업 아이디어도 있었다. 휴대전화로 패스트푸드를 주문하는 서비스, My Mobile Menu였다.
#3문제는 2005년이었다. 아이폰은 아직 세상에 나오지도 않았다. 앱스토어도 없었다. 우버이츠도 없었다. 이걸 하려면 이동통신사와 패스트푸드 체인을 직접 설득해야 했다.
#4아이디어는 미래에서 왔는데 인프라는 아직 2005년에 있었다. 그레이엄은 훗날 이 아이디어를 떠올리며 당시에는 실현하기 어려운 사업이었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아이디어와 별개로 두 청년은 마음에 들었다.
#5그리고 이 만남은 예상보다 훨씬 중요해졌다. 그레이엄은 허프먼과 오하니안처럼 강연을 듣고 찾아온 젊은 창업자들을 만나면서, 이들에게 투자하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굳혔다.
#6그 프로그램이 Y Combinator였다. 묘한 순서다. Reddit이 YC에서 태어나기 전에, Reddit을 만들 두 사람이 YC의 탄생에 영향을 주고 있었다.
#7허프먼과 오하니안은 YC 최초 배치에 지원했다. 당시 YC에는 지금 같은 정교한 지원자 관리 시스템도 없었다. 그래서 지원자들에게 별명을 붙여 구분했는데, 두 사람의 별명은 "Cell food muffins"였다.
#8'Cell food'는 휴대전화 음식 주문 아이디어에서 나왔다. 'muffin'은 YC 공동창업자 이 작은 개나 어린아이처럼 귀여운 존재를 부르던 애칭이었다.
#9그만큼 두 청년의 인상은 좋았다. 하지만 사업 아이디어는 여전히 별로였다.
#10탈락. 두 사람은 다시 기차를 타고 버지니아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남아 있던 사람들이 이상하게 마음이 불편했다. 특히 리빙스턴은 두 사람을 떨어뜨린 것을 아쉬워했다.
#11그레이엄도 마찬가지였다. 자신들이 YC를 시작하게 된 이유 중 하나였던 사람들을 정작 첫 심사에서 떨어뜨린 셈이었다.
#12결국 전화가 걸려왔다. 요지는 간단했다. 아이디어는 마음에 안 든다. 그런데 너희는 마음에 든다. 다른 걸 한다면 투자하겠다.
#13두 사람은 다음 역에서 내렸다. 그리고 반대 방향 기차를 탔다. 스타트업 역사에서 보기 드문 패자부활전이었다. 심지어 물리적으로도 U턴이었다.
#14그 전화가 없었다면 Reddit도 없었을 가능성이 높다. 창업 세계에서는 늘 좋은 아이디어를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Reddit의 시작은 정반대였다.
#15나쁜 아이디어 뒤에서 좋은 사람을 발견한 누군가가 있었다.
#16그레이엄에게는 두 사람이 대신 만들 만한 아이디어도 있었다. 당시 Delicious에는 사람들이 많이 저장한 링크를 보여주는 인기 페이지가 있었다. 그레이엄은 사람들이 이 페이지를 사실상 새로운 콘텐츠를 발견하는 장소처럼 이용하는 것을 보고 있었다.
#17그렇다면 아예 그것만을 위한 사이트를 만들면 어떨까. 사람들이 링크를 올린다. 다른 사람들이 투표한다. 흥미로운 것이 위로 올라간다.
#18중앙의 편집장이 무엇이 중요한지 정하지 않는다. 사용자가 정한다. 이 철학은 허프먼의 성격과도 묘하게 닮아 있었다. 어릴 때부터 프로그래밍에 빠져 있던 그는 권위에 회의적이고 지적 호기심이 강한 기술자였다.
#19반면 오하니안은 서비스의 이름과 캐릭터, 문화와 외부 세계에 훨씬 강했다.
#20거칠게 말하면 허프먼이 엔진을 만들었다면 오하니안은 얼굴을 만들었다. 둘은 원래 사이트를 Snoo라고 부르고 싶어 했다. "What's new?"와 연결되는 말장난이었다.
#21하지만 snoo.com은 너무 비쌌다. 당시 이들에게 도메인 하나에 수천 달러를 쓰는 것은 초기 투자금의 상당 부분을 날리는 일이었다.
#22그래서 Snoo는 사이트 이름 대신 오하니안이 만든 외계인 마스코트의 이름이 됐다.
#23사이트에는 다른 이름을 붙였다. Reddit. "read it"과 소리가 이어지는 이름이었다. "I read it on Reddit."
#24거대한 인터넷 브랜드의 시작치고는 상당히 대학생 프로젝트다운 말장난이었다.
#25그레이엄은 빨리 출시하라고 압박했다. 초기 버전이라면 코드 몇백 줄이면 충분하지 않겠느냐는 식이었다. 실제로 첫 YC 배치가 시작된 지 약 3주 만에 Reddit이 세상에 나왔다.
#26요즘이라면 창업자가 반년 동안 브랜드 전략을 만들고 AI 개인화를 논의하고 디자인 시스템부터 정리할 수도 있다.
#27허프먼은 일단 만들었다. 그리고 커뮤니티 서비스가 세상에 나오자 아주 근본적인 문제가 발견됐다.
#28사람이 없었다. 커뮤니티에 사람이 없다는 것은 식당을 열었는데 손님이 없는 것보다 더 심각하다. 빈 식당은 음식이라도 먹을 수 있다.
#29빈 커뮤니티에서는 빈 커뮤니티를 볼 수 있다. 사람이 없는 곳에는 사람이 들어오지 않는다.
#30그래서 허프먼과 오하니안은 상당히 직접적인 해결책을 택했다. 사용자가 없으면 사용자를 만들면 된다.
#31두 사람은 여러 계정을 만들었다. 그리고 서로 다른 사람들이 활동하는 것처럼 링크를 올렸다.
#32일반적인 창업 조언은 "초기 사용자를 확보하세요"다. 초기 Reddit은 조금 달랐다.
#33"확보가 안 되는데요?" "그럼 우리가 사용자가 되죠." 직원 두 명인 회사에서 Slack 채널을 마흔 개 만들어놓고 "우리 조직문화가 꽤 활발하군" 하는 것과 비슷했다.
#34그런데 이 방법에는 단순히 숫자를 부풀리는 것 이상의 효과가 있었다. 창업자들이 직접 Reddit에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콘텐츠를 골라 올리면서 사이트의 취향을 먼저 만들어버린 것이다.
#35새로 들어온 사람에게는 이미 사람들이 놀고 있는 공간처럼 보였다. 무엇을 올려야 하는지도 기존 게시물을 보면 알 수 있었다.
#36가짜 마을을 먼저 만들어놓고 진짜 주민을 기다린 셈이다. 그러다 어느 날 허프먼에게 이상한 일이 생겼다.
#37한동안 Reddit을 확인하지 못한 날이었다. 당시에는 첫 화면의 콘텐츠를 계속 새것으로 유지했기 때문에, 자신들이 글을 올리지 않으면 사이트가 텅 비어 있을 수도 있었다.
#38허프먼은 뒤늦게 Reddit을 확인했다. 그런데 첫 화면이 차 있었다. 처음 보는 사용자 이름들이 올린 링크였다.
#39진짜 사람들이었다. 두 사람이 더 이상 여러 사람인 척하지 않아도 Reddit이 움직이고 있었다.
#40빈 무대에 처음으로 진짜 관객이 올라온 순간이었다.
#41Reddit 초기 역사를 읽다 보면 이상한 일이 하나 생긴다. 어떤 자료에는 창업자가 스티브 허프먼과 알렉시스 오하니안이라고 나온다. 그런데 다른 곳에서는 도 Reddit 공동창업자라고 부른다.
#42누가 맞는 걸까. Reddit 자체를 처음 만든 사람은 허프먼과 오하니안이었다.
#43스워츠는 같은 2005년 YC 배치에서 라는 별도의 스타트업을 만들고 있었다. 이후 Reddit과 Infogami가 합쳐지는 과정에서 스워츠가 Reddit 팀에 들어왔다.
#44물리학 박사과정을 마치던 역시 초기 팀에 합류했다. 그래서 스워츠를 Reddit 공동창업자로 부르는 자료도 존재하지만, 현재 Reddit은 공식적으로 허프먼과 오하니안을 공동창업자로 소개한다.
#45이건 단순한 호칭 논쟁으로 끝낼 이야기가 아니다. 스워츠는 어린 시절부터 인터넷 기술과 정보 공유에 깊숙이 들어가 있던 인물이었다. 초기 작업에도 참여했고, 이후에는 인터넷의 정보가 얼마나 자유롭게 공개되어야 하는지를 둘러싼 운동으로 향한다.
#46폴 그레이엄은 허프먼도 반권위적인 사람이었지만 스워츠는 그보다 더했다고 회고했다.
#47묘하게도 초기 Reddit 주변에는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권위자가 정해주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
#48그리고 그들이 만든 사이트에서는 편집장이 아니라 사용자들이 무엇이 중요한지 결정했다.
#49Reddit의 트래픽은 처음에는 너무 작아서 성장하고 있는지조차 알아보기 어려웠다.
#50하지만 반복해서 돌아오는 사용자들이 생겼다. 사람이 사람을 불렀다. 그리고 Reddit은 점점 창업자들이 직접 콘텐츠를 채우는 사이트에서 사용자들이 스스로 움직이는 커뮤니티로 변했다.
#51성공은 놀라울 정도로 빨리 찾아왔다. 2006년, 가 Reddit을 인수했다.
#52창업 약 1년여 만이었다. 대학 졸업. 창업. 성장. 매각. 완벽한 스타트업 성공담이었다.
#53끝. ...이어야 했다. 그런데 Reddit의 진짜 이상한 점은 창업자들이 회사를 판 뒤부터 드러나기 시작했다.
#54허프먼과 오하니안은 인수 이후 일정 기간 Reddit에 남았다가 결국 떠났다.
#55허프먼은 여행 스타트업 를 공동창업했다. 오하니안 역시 창업과 투자 활동으로 자신의 길을 갔다.
#56두 친구의 삶도 갈라졌다. 같이 보스턴행 기차를 탔다. 같이 탈락했다. 같이 반대 방향 기차를 탔다. 같이 Reddit을 만들었다. 같이 여러 사용자인 척했다.
#57하지만 영원히 함께 Reddit을 운영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둘이 만든 것은 둘보다 오래 살아남았다.
#58창업자들이 엔딩 크레딧을 올렸는데 서비스가 혼자 시즌 2를 찍기 시작했다.
#59Reddit에는 주제별 커뮤니티인 subreddit이 늘어났다. 사용자들이 콘텐츠를 만들고, 또 다른 사용자들이 moderator가 되어 커뮤니티를 관리했다.
#60창업자들이 만든 것은 사이트였지만 사람들이 그 위에 사회를 만들기 시작했다.
#61두 사람이 애완 도마뱀 정도를 만들어놓고 떠났는데 몇 년 뒤 돌아보니 고질라가 되어 있었다.
#62Reddit의 혁신은 사용자에게 권력을 주는 것이었다. 그런데 수많은 사람이 모이자 이 철학에는 어려운 문제가 따라왔다.
#63표현의 자유와 혐오 표현은 어디서 갈리는가. 불쾌하지만 불법은 아닌 콘텐츠는 놔둬야 하는가. 괴롭힘은 누가 막아야 하는가. 회사는 subreddit에 어디까지 개입해야 하는가.
#64초기에는 "사람들이 알아서 결정하게 하자"가 멋진 답이었다. 거대한 플랫폼이 되고 나니 그것은 질문이 됐다.
#65Reddit은 외부 경쟁자가 나타나서 Reddit다움을 잃었기 때문에 위기에 빠진 것이 아니었다.
#66어떤 순간에는 너무 Reddit다워서 문제가 됐다.
#672015년 갈등이 폭발했다. 당시 CEO 체제에서 Reddit은 괴롭힘 방지 정책을 강화하고 일부 커뮤니티를 폐쇄했다. 일부 사용자들은 필요한 조치라고 봤지만, 다른 사용자들은 Reddit의 자유로운 문화를 훼손하는 검열이라고 반발했다.
#68여기에 별개의 사건이 겹쳤다. 유명한 AMA를 비롯해 Reddit 커뮤니티와 회사 사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던 직원 가 갑작스럽게 회사를 떠났다.
#69moderator들의 불만이 폭발했다. 여러 주요 subreddit이 비공개로 전환됐다.
#70건물주는 Reddit인데 자원봉사 경비원들이 동시에 문을 잠가버린 셈이었다.
#71이 사건은 Reddit이라는 회사가 기묘한 구조 위에 서 있다는 사실을 드러냈다.
#72플랫폼은 회사가 소유한다. 콘텐츠는 사용자가 만든다. 수많은 커뮤니티는 자원봉사 moderator들이 운영한다.
#73그렇다면 Reddit의 실제 권력은 누구에게 있는가. 혼란 속에서 파오는 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74그리고 회사는 아주 오래전에 떠난 사람에게 다시 연락했다. 스티브 허프먼이었다.
#752015년 7월, 허프먼은 Reddit CEO로 돌아왔다. 자신이 만든 회사를 떠난 지 여러 해가 지난 뒤였다.
#76코드는 달라져 있었다. 직원도 달라져 있었다. 사용자 규모는 비교할 수도 없게 커져 있었다.
#77하지만 이름은 그대로였다. Reddit. 마치 오래전에 떠난 고향에 돌아왔는데 마을이 도시가 되어 있는 것과 비슷했다.
#78그리고 허프먼에게는 상당히 얄궂은 임무가 주어졌다. 23살의 허프먼은 사용자에게 권력을 주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7931살의 허프먼은 그 권력에 어디까지 경계를 그어야 하는지 결정해야 했다.
#80젊은 허프먼: "권위자가 결정하지 말고 사용자들이 결정하게 하자." CEO 허프먼:
#81"잠깐, 사용자들에게 어디까지 결정하게 해야 하지?" 31살 허프먼이 23살 허프먼이 내준 숙제를 풀기 시작한 셈이다.
#82허프먼이 돌아온 뒤 Reddit은 콘텐츠 정책을 손보고 제품을 현대화하고 사업을 키워나갔다.
#83사이트 디자인 역시 큰 과제였다. Reddit은 오랫동안 "the front page of the internet"이라는 표현으로 유명했지만, 생김새는 오랫동안 옛 인터넷의 흔적을 강하게 품고 있었다.
#84텍스트. 작은 화살표. 파란 링크. 빽빽한 화면. 인터넷의 첫 페이지라기보다 1998년에 만들어놓고 서버실 열쇠를 잃어버린 사이트처럼 느끼는 사람도 있을 법했다.
#85그런데도 사람들이 계속 찾아왔다. 예뻐서 쓰는 사이트라기보다 못생겨도 떠날 수 없는 사이트에 가까웠다.
#86허프먼 체제에서 Reddit은 대규모 리디자인과 모바일 개선, 광고 사업, 국제 확장을 추진했다.
#87취미 프로젝트 같은 인터넷 게시판이 점점 제대로 된 플랫폼 회사가 되어갔다.
#88그런데 오래된 문제는 사라지지 않았다.
#89Reddit은 API 정책을 변경하고 접근 비용을 둘러싼 새로운 체계를 도입했다.
#90그 여파로 Reddit 데이터를 이용하던 유명 서드파티 앱들이 존속하기 어려워졌다. 오랫동안 그런 앱과 도구를 사용해온 이용자와 moderator들의 반발이 커졌다.
#91그리고 익숙한 광경이 나타났다. 수많은 subreddit이 항의의 의미로 비공개 전환 등에 참여했다.
#922015년에도 사람들이 문을 잠갔다. 2023년에도 사람들이 문을 잠갔다.
#93회사는 훨씬 커졌다. 제품도 현대화됐다. 허프먼도 경험 많은 CEO가 됐다.
#94그런데 18년 전 Reddit이 만들어질 때부터 숨어 있던 질문은 그대로였다.
#95Reddit은 회사의 것인가. 아니면 그 안에 사회를 만든 사람들의 것인가.
#962024년 3월, Reddit은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티커는 RDDT.
#97창업 약 19년 만이었다. 2005년에는 사이트가 텅 비어 있었다. 창업자 두 명이 여러 아이디를 만들어 직접 콘텐츠를 올려야 했다.
#9819년 뒤에는 그 회사의 주식이 증권시장에서 거래되고 있었다. 초기의 가짜 계정을 생각하면 거의 농담 같은 거리다.
#99하지만 IPO도 Reddit 이야기의 마지막 장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 무렵부터 20년 동안 Reddit에 쌓인 것이 전혀 다른 의미의 자산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100사람들의 말이었다.
#101Reddit에는 사람들이 실제로 주고받은 엄청난 양의 대화가 쌓여 있었다.
#102어떤 노트북을 사야 하는지. 어떤 게임이 재미있는지. 연애를 계속해야 하는지. 여행지는 어디가 좋은지. 고장 난 물건을 어떻게 고치는지. 어떤 기묘한 경험을 했는지.
#103기업의 상품 설명도 아니다. 백과사전 문체도 아니다. 인간이 인간에게 한 말이다.
#104생성형 AI 시대가 오자 이 데이터의 의미가 달라졌다. Reddit은 과 데이터 접근 및 AI 관련 파트너십을 맺었고, OpenAI와도 Reddit 콘텐츠를 활용하는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1052005년에는 사람이 없어서 가짜 사용자를 만들었다. 20년 뒤에는 진짜 사람들이 너무 많은 말을 남겨서 AI 기업들이 그 대화에 접근할 가치를 느끼게 됐다.
#106초기의 가장 웃긴 에피소드가 20년 뒤 완전히 반대로 돌아온 것이다.
#107Reddit 자신도 AI를 검색에 넣기 시작했다. 2024년 Reddit Answers를 공개했다. 사용자가 질문하면 Reddit 곳곳의 실제 대화와 커뮤니티를 바탕으로 관련 내용을 찾아 정리해주는 AI 기반 기능이었다.
#108그리고 2026년에는 Reddit Answers를 별도 기능에 머물게 하지 않고 Reddit 검색에 통합해 하나의 검색 경험으로 합쳤다.
#10921년 전의 문제는 이랬다. 인터넷에 재미있는 것이 너무 많은데 무엇을 봐야 하지?
#110해결책은 사람이었다. 사람들이 링크를 올린다. 사람들이 투표한다. 사람들이 인터넷을 정리한다.
#11121년 뒤에는 문제가 바뀌었다. 사람들이 Reddit에 너무 많은 것을 쌓아놓았는데 어떻게 답을 찾지?
#112이번 해결책에는 AI가 들어왔다. 사람들이 인터넷을 정리했고, 이제 AI가 사람들이 정리해놓은 인터넷을 다시 정리하고 있다.
#1132026년 Reddit은 하루 1억3천만 명 이상이 방문하고 10만 개가 넘는 커뮤니티가 움직이는 규모라고 밝혔다.
#114그런데 이 거대한 시스템의 시작은 여전히 우스울 정도로 작다. 대학생 친구 둘. 실패한 음식 주문 아이디어. 탈락 통보. 기차 안에서 걸려온 전화. 몇 주 동안 만든 사이트. 그리고 사람이 없어서 만든 가짜 계정들.
#115Reddit은 원래 계획이 아니었다. YC 심사도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사용자가 없을 것도 계획하지 않았다.
#116가짜 사용자 행세를 할 계획도 없었다. 1년여 만에 회사를 팔고, 창업자가 떠난 뒤 사이트가 훨씬 커질 것도 알지 못했다.
#117허프먼이 9년 뒤 CEO로 돌아올 계획도 없었다. 두 사람이 채우던 작은 링크 사이트에 20년치 인간의 대화가 쌓이고, 그 대화가 AI 시대의 중요한 데이터가 될 것은 더더욱 상상하기 어려웠다.
#118거의 아무것도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그런데 그 결과가 Reddit이었다.
#119그리고 이 이야기에서 가장 이상한 변화는 규모가 아니다. 처음 Reddit을 움직인 것은 두 창업자가 만든 가짜 사용자들이었다.
#120그러다 진짜 사람이 들어왔다. 사람들이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창업자가 떠나도 사람들은 남았다. 회사가 정책을 바꾸면 사람들이 문을 잠갔다. 사람들이 남긴 대화는 결국 회사의 중요한 자산이 됐다.
#121창업자들이 만든 것은 사이트였다. Reddit을 Reddit으로 만든 것은 그곳에 들어온 사람들이었다.
#122그러면 21년이 지난 지금도 답하기 어려운 질문 하나가 남는다. Reddit은 대체 누구의 것일까.
#123회사의 것일까. 창업자의 것일까. moderator의 것일까. 20년 동안 글과 댓글을 쌓아온 사람들의 것일까.
#124그리고 Reddit의 초기 역사에는 이 질문을 훨씬 더 위험한 곳까지 밀어붙인 젊은 프로그래머가 한 명 있었다.
#125인터넷에 있는 지식은 대체 누구의 것인가. 그 질문을 자신의 삶 전체로 밀어붙인 사람.
#126애런 스워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