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tGPT를 만든 OpenAI를 함께 시작한 샘 올트먼·일론 머스크 등 공동창업자들
AI 독점을 막으려 모인 사람들이 결국 AI의 통제권을 두고 갈라진 이야기
#12023년 11월 17일 금요일, OpenAI 이사회가 CEO 샘 올트먼을 해임했다. ChatGPT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AI 기업 중 하나가 된 회사였다. 그런데 이사회는 올트먼이 자신들과의 소통에서 "일관되게 솔직하지 않았다"며 더 이상 그를 신뢰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2더 이상한 것은 그 결정에 참여한 사람 가운데 가 있었다는 점이다. 오픈AI 공동창업자이자 수석과학자, 회사의 기술적 심장에 가까웠던 인물이었다.
#3그런데 8년 전으로 돌아가면 이야기가 묘해진다. 수츠케버를 구글에서 데려와 함께 오픈AI를 시작한 사람 중 하나가 바로 올트먼이었다.
#4둘은 왜 함께 회사를 만들었고, 어쩌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해임하는 데 참여하게 됐을까.
#5이 이야기를 따라가려면 ChatGPT가 존재하지도 않았던 2015년으로 돌아가야 한다.
#62015년의 샘 올트먼은 AI 과학자가 아니었다. 스타트업 Loopt를 창업했고, Y Combinator를 이끌며 창업자와 투자자, 기술자를 연결하던 사람이었다.
#7 역시 AI 연구자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당시부터 인간보다 강력한 AI가 등장했을 때 벌어질 위험을 공개적으로 경고하고 있었다.
#8두 사람이 걱정하던 것 가운데 하나는 단순했다. 강력한 인공지능이 정말 만들어진다면, 그 힘이 특정 기업에 집중되어도 괜찮을까?
#9당시 와 Google의 AI 연구 조직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다. 머스크와 올트먼을 비롯한 사람들에게는 AI 경쟁에서 구글이 지나치게 강해질 가능성도 걱정거리였다.
#10그렇다면 대안은 하나였다. 다른 연구소를 만드는 것. 주주의 수익을 최우선으로 하지 않고, 인간 수준의 범용 인공지능, 즉 AGI가 등장한다면 그것이 인류 전체에 이익이 되도록 연구하는 조직을 만들자는 생각이었다.
#11문제는 있었다. 사업가 몇 명이 모여 "인류에게 이로운 AGI를 만들자"고 선언한다고 AGI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12진짜 AI를 만들 사람이 필요했다.
#13그때 등장한 사람이 일리야 수츠케버였다. 수츠케버는 그냥 유명한 AI 연구자가 아니었다. 딥러닝의 선구자 밑에서 공부했고, 2012년 딥러닝의 가능성을 세계에 강렬하게 보여준 의 공동저자였다.
#14AlexNet 이후 딥러닝은 AI 연구의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했다. 수츠케버는 그 혁명의 한가운데 있었고 이후 Google에서 연구하고 있었다.
#152015년 여름, 올트먼과 머스크, 등은 샌드힐로드의 한 호텔에서 수츠케버를 만났다.
#16질문은 거대했다. 구글과 딥마인드 같은 거대한 조직이 이미 앞서가고 있는데, 지금 새로운 AI 연구소를 만들어 정말 경쟁할 수 있을까?
#17대화를 마친 수츠케버는 이 프로젝트를 이끌고 싶다는 취지의 이메일까지 작성했다.
#18그런데 보내지 않았다. 임시보관함에 넣어뒀다. 인류의 미래를 바꿀지도 모르는 AI 연구소의 핵심 인재 영입이 하마터면 이메일 임시보관함에서 끝날 뻔했다.
#19다행히 올트먼이 다시 연락했다. 수츠케버는 결국 합류했다. 하지만 문제가 하나 더 있었다.
#20천재 한 명을 데려왔다고 연구소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21여기서 그렉 브록먼의 역할이 커진다. 브록먼은 결제 스타트업 의 초기 핵심 인물이자 CTO였다. 그 역시 AI 학계를 대표하는 연구자는 아니었다.
#22대신 조직을 만드는 사람이었다. 브록먼은 딥러닝의 거장 에게 찾아가 최고의 AI 연구자 명단을 부탁하고, 그 사람들을 하나씩 만나기 시작했다.
#23그런데 채용 과정에는 재미있는 문제가 있었다. 사람들이 서로를 보고 있었다.
#24"저 사람이 가면 나도 갈 수 있는데." 세계 최고의 연구자들이 서로의 결정을 기다리는 상황이었다.
#25브록먼이 택한 방법은 거창한 채용 박람회가 아니었다. 나파밸리였다. 가장 영입하고 싶은 연구자들을 한데 모아 함께 시간을 보내고 AI의 미래를 이야기하게 했다. 거대 기술기업의 연봉과 브랜드를 정면으로 이기기보다, 이 사람들이 정말 함께 새로운 연구소를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을 주려는 방식이었다.
#26그렇게 수츠케버를 비롯해 , , 등 뛰어난 연구자와 엔지니어들이 초기 팀에 합류했다.
#272015년 12월 11일, 마침내 오픈AI가 공식 발표됐다. 공동의장은 샘 올트먼과 일론 머스크. 연구 책임자는 일리야 수츠케버. CTO는 그렉 브록먼이었다.
#28그리고 발표된 자금 약정 규모는 무려 10억 달러였다.
#29처음부터 10억 달러를 현금으로 들고 시작했다는 뜻은 아니었다. 초기 후원자들이 약속한 총규모가 10억 달러였다.
#30원래 올트먼과 브록먼이 생각했던 숫자는 약 1억 달러였다. 그런데 머스크는 그 정도 숫자를 발표하면 구글 같은 상대와 경쟁하기에는 너무 약해 보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결국 숫자는 10억 달러 규모로 커졌다.
#31이쯤 되면 모든 것이 준비된 거대한 프로젝트처럼 보인다. 그런데 초기 멤버들은 브록먼의 아파트에도 모여 무엇을 해야 할지 논의했다.
#32ChatGPT는 없었다. GPT라는 이름의 모델도 없었다. 지금과 같은 거대한 제품 로드맵도 없었다.
#3310억 달러짜리 AI 프로젝트가 시작됐는데 사무실조차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34현재의 오픈AI를 알고 과거를 보면 모든 것이 ChatGPT를 향해 직선으로 달려온 것처럼 보인다.
#35실제로는 아니었다. 초기 오픈AI는 로봇, 강화학습, 게임 AI를 비롯한 여러 방향을 탐색했다. 누구도 7년 뒤 전 세계 사람들이 채팅창에 질문을 입력하고 있을 것이라고 확실히 알고 출발한 것이 아니었다.
#36다만 한 가지 믿음은 분명했다. 강력한 AI가 등장한다면 그것을 특정 회사의 이익만을 위해 만드는 조직과는 다른 선택지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37그래서 오픈AI는 회사가 아니라 비영리 연구소로 출발했다.
#382015년 오픈AI의 창립 선언은 지금 읽으면 놀랍다. 재무적 수익을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에서 벗어나 인류 전체에 가장 이로운 방향으로 디지털 지능을 발전시키겠다고 했다. 연구자들이 논문과 코드 등을 적극적으로 공개하도록 장려하고, 다른 기관과 자유롭게 협력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39말 그대로 이름도 Open AI였다. 초기의 감정은 꽤 순수했다. 아직 성공할 거라는 보장은 없었다. ChatGPT도 없었다. 거대한 매출도 없었다.
#40세계적인 연구자들이 안정적인 자리를 떠나 정체도 불분명한 신생 비영리 연구소에 합류했다.
#41"이 기술이 정말 그렇게 중요하다면 누군가는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야 한다."
#42그 믿음이 사람들을 모았다. 그런데 연구를 하면 할수록 현실이 나타났다. 인류에게 이로운 AGI를 만들겠다는 이상은 아름다웠다.
#43문제는 이상도 GPU에서는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44초기에는 뛰어난 연구자의 새로운 아이디어가 가장 중요한 병목일 것이라는 기대가 강했다.
#45하지만 연구가 진행되면서 오픈AI는 엄청난 계산 자원이 필요할 가능성을 점점 심각하게 받아들이게 됐다. 2017년 무렵에는 AGI를 향해 가려면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컴퓨팅 자원과 자본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내부에서 커졌다.
#46비영리 조직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큰 게임이 되어가고 있었다. 여기서 오픈AI 창업사의 첫 번째 거대한 역설이 탄생한다.
#47돈의 압력에서 자유로운 AI 연구소를 만들었는데, 그 목표를 달성하려면 엄청난 돈이 필요했다.
#48그러면 외부 자본을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자본이 들어오면 새로운 질문이 생긴다.
#49회사는 누가 통제할 것인가? 그리고 바로 이 문제에서 창업자들이 갈라지기 시작했다.
#502017년부터 오픈AI 내부에서는 새로운 영리 구조를 만드는 방안이 논의됐다.
#51이 과정에 대해서는 이후 머스크와 오픈AI가 소송까지 벌이게 됐기 때문에 양측의 주장과 공개 자료를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52오픈AI가 공개한 당시 자료에 따르면 머스크가 새로운 영리 조직에서 강한 지배권을 갖거나 CEO를 맡는 방안, 테슬라와 결합하는 방안 등이 논의됐다. 수츠케버와 브록먼 등은 한 개인에게 지나치게 많은 통제권이 집중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53아이러니는 완벽했다. AI 권력이 한 사람이나 한 회사에 집중되는 것을 걱정해서 만든 조직에서,
#54"그러면 우리 조직의 권력은 누구에게 줄 건데?" 라는 문제가 터진 것이다.
#55결국 머스크는 2018년 오픈AI 이사회를 떠났다. 당시 공식적으로는 테슬라의 AI 개발과 잠재적인 이해충돌을 피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발표됐다. 하지만 그 이전부터 조직의 방향과 지배구조를 둘러싼 갈등이 있었음은 이후 공개된 자료들을 통해 드러났다.
#56창업자 한 명이 떨어져 나갔다. 그리고 오픈AI는 오히려 더 큰 도박을 시작했다.
#572019년 오픈AI는 영리 자회사를 만들었다. 일반적인 회사와도 조금 달랐다. 투자자와 직원에게 경제적 보상을 제공할 수 있지만 수익에 상한을 두는 이른바 capped-profit 구조였다.
#58논리는 거의 모순처럼 들렸다. 돈은 엄청나게 필요하다. 최고의 인재에게 지분도 줘야 한다. 투자도 받아야 한다.
#59하지만 돈이 조직의 최종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 어려운 줄타기를 회사 구조로 해결해보려 한 것이다.
#60그리고 같은 해 결정적인 파트너가 나타났다. 였다.
#61Microsoft는 오픈AI에 10억 달러를 투자하고 대규모 컴퓨팅 인프라를 함께 구축하기로 했다.
#62오픈AI는 구글 같은 거대 기술기업에 AI 권력이 집중되는 것을 우려하며 시작했지만, 최첨단 AI 경쟁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결국 또 다른 거대 기술기업의 돈과 컴퓨팅이 필요했다.
#63이상과 현실이 또 만났다. 그리고 이번에는 실제 결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642018년 오픈AI는 를 발표했다. 거대한 양의 텍스트에서 먼저 언어의 패턴을 학습하고, 그 능력을 다양한 작업에 활용하는 접근이었다.
#652019년 GPT-2. 2020년 . GPT-3는 1,750억 개의 매개변수를 가진 거대한 언어 모델이었다. 규모를 키우면서 번역, 질의응답, 글쓰기 등 여러 작업을 별도의 전통적 학습 방식 없이도 상당 수준 수행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66오픈AI의 베팅은 점점 선명해졌다. 더 좋은 알고리즘만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모델, 데이터, 컴퓨팅을 함께 크게 확장해보자.
#67당연히 돈도 같이 커졌다. 하지만 이상한 문제가 있었다. AI 업계는 흥분했는데 대부분의 일반인은 여전히 오픈AI가 뭘 하는 회사인지 몰랐다.
#68세계적인 연구자들이 몇 년 동안 엔진을 미친 듯이 개량하고 있었지만,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운전대가 없었던 셈이다.
#69그러다 2022년 11월 30일, 운전대가 달렸다.
#70였다. 물론 실제로는 단순히 GPT에 채팅창만 붙인 제품이 아니었다. GPT 계열 연구와 인간의 피드백을 이용해 지시를 더 잘 따르도록 만드는 연구, 를 비롯한 여러 단계가 쌓인 결과였다.
#71하지만 사용자 경험은 놀라울 정도로 단순했다. 말을 걸면 됐다. 질문한다. AI가 답한다. 다시 묻는다. 또 답한다.
#72오랫동안 연구자와 개발자 중심이었던 언어 모델이 갑자기 일반인이 만질 수 있는 물건이 됐다.
#73공개 직후 사용자는 폭발적으로 늘었다. 올트먼은 출시 닷새 만에 사용자가 100만 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742015년 브록먼의 아파트에 모였던 작은 팀을 떠올리면 묘한 장면이다. 처음에는 무엇을 만들어야 할지도 명확하지 않았다.
#757년 뒤에는 전 세계 사람들이 그들이 만든 AI와 대화하고 있었다. 머스크가 떠난 뒤에도 오픈AI는 살아남았다. 비영리만으로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조직 구조도 바꿨다. Microsoft의 거대한 지원도 받았다.
#76그리고 마침내 세계적인 제품까지 만들었다. 이제 가장 어려운 시절은 끝난 것처럼 보였다.
#77실제로는 오픈AI 역사상 가장 이상한 닷새가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다.
#782023년 11월 17일. 이야기는 처음 장면으로 돌아온다. 오픈AI 비영리 이사회가 CEO 샘 올트먼을 해임했다.
#79일반 회사라면 주요 투자자가 CEO 교체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하지만 오픈AI의 구조는 달랐다.
#80궁극적인 통제권은 비영리 이사회에 있었다. 바로 이것이 오픈AI가 창업 때부터 지키려 했던 안전장치였다.
#81돈보다 사명을 우선하는 조직. 그런데 그 안전장치가 이번에는 회사의 얼굴이나 다름없던 CEO를 하루아침에 날려버렸다.
#82Microsoft조차 갑작스러운 상황에 직면했다. 그렉 브록먼도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게 됐고, 이후 회사를 떠나겠다고 밝혔다.
#83그리고 상황이 폭주하기 시작했다.
#84가 이끄는 Microsoft가 움직였다. 올트먼과 브록먼이 Microsoft의 새로운 AI 연구 조직에 합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85그러자 이번에는 오픈AI 직원들이 들고일어났다. 수백 명의 직원이 이사회가 물러나고 올트먼과 브록먼을 복귀시키지 않으면 Microsoft로 옮길 수 있다는 내용의 서한에 이름을 올렸다.
#86회사가 CEO를 해고했더니, 직원들이 CEO를 따라 회사를 떠날 상황이 된 것이다.
#87그리고 서명자 명단에는 믿기 어려운 이름이 하나 있었다. 일리야 수츠케버.
#88올트먼 해임 결정에 참여했던 바로 그 사람이었다. 수츠케버는 공개적으로 자신이 이사회의 행동에 참여한 것을 깊이 후회한다고 밝혔다.
#892015년 올트먼이 데려온 연구자. 2023년 올트먼 해임에 참여한 이사. 그리고 며칠 뒤 올트먼의 복귀를 요구하는 직원들과 함께 선 사람.
#90오픈AI의 창업과 분열이 한 사람 안에 들어가 있었다.
#9111월 22일. 오픈AI는 올트먼의 CEO 복귀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92금요일 해임. 주말 협상. Microsoft행 발표. 직원들의 집단 반발. 수츠케버의 후회. 그리고 수요일 복귀. 인간보다 똑똑한 AI를 만들겠다는 회사가 닷새 동안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는 자기 회사 CEO가 누구냐는 것이었다.
#93웃긴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오픈AI의 가장 중요한 문제가 폭발한 사건이었다.
#94기술이 아니었다. 지배구조였다. 돈도 필요하다. 빠르게 제품도 만들어야 한다. 안전도 지켜야 한다. 투자자의 이해도 고려해야 한다.
#95그런데 AGI처럼 엄청난 힘을 가질 수도 있는 기술을 만든다면 최종 결정권은 누구에게 줘야 하는가?
#96놀랍게도 이것은 2015년 오픈AI를 만들었던 이유와 거의 같은 질문이었다.
#97올트먼은 돌아왔다. 하지만 모든 것이 원래대로 돌아온 것은 아니었다. 2024년 5월, 수츠케버가 오픈AI를 떠났다.
#98초창기부터 회사의 연구 방향을 이끌었던 공동창업자였다. 올트먼과 함께 시작했고, 오픈AI의 기술적 신뢰성을 만드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으며, 회사 역사상 가장 큰 지배구조 위기의 한가운데에도 있었다.
#99그리고 한 달 뒤 새로운 회사를 공개했다. 이름은 .
#100안전한 초지능. 묘한 이름이었다. 수츠케버의 내면을 밖에서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그가 오픈AI를 떠난 뒤에도 초지능과 안전이라는 문제 자체를 떠난 것은 아니었다.
#1012015년에는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해 오픈AI에 들어왔다. 2024년에는 그 질문을 들고 다른 회사를 만들었다.
#102초반의 임시보관함을 떠올리면 더욱 묘하다. 그렇게 어렵게 데려왔던 사람이 결국 다시 밖으로 나간 것이다.
#103그 사이 오픈AI 자체도 계속 변했다. 2015년에는 비영리 연구소였다. 2019년에는 비영리 조직이 통제하는 capped-profit 영리 자회사를 만들었다.
#104그리고 2025년 10월, 다시 한번 대규모 구조 개편을 완료했다. 기존 비영리 조직은 이 됐다. 영리 조직은 공익법인 형태인 가 됐다.
#105중요한 점은 비영리 조직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OpenAI Foundation이 여전히 OpenAI Group을 통제한다. 재단은 이사회 구성원을 임명하고 교체할 수 있는 특별한 지배권을 가지고 있다.
#106동시에 경제 구조는 훨씬 일반적인 기업에 가까워졌다. 재단은 OpenAI Group 지분 약 26%를 보유하게 됐고, 당시 그 가치는 약 1,300억 달러로 평가됐다. Microsoft는 약 27%를 보유했다. 나머지는 직원과 전·현직 투자자들이 보유했다.
#1072015년에는 10억 달러 규모의 후원 약정을 발표한 것만으로도 엄청난 사건이었다.
#10810년 뒤에는 비영리 재단이 보유한 회사 지분만 약 1,300억 달러로 평가됐다.
#109돈으로부터 자유로운 연구소를 만들겠다는 실험이, 세계에서 가장 막대한 자원을 가진 비영리 조직 가운데 하나가 영리 AI 기업을 지배하는 구조로 진화한 것이다.
#1102015년으로 다시 돌아가보자. 샘 올트먼이 있었다. 일론 머스크가 있었다.
#111그렉 브록먼이 있었다. 일리야 수츠케버가 있었다. 존 슐먼, 보이치에흐 자렘바, 안드레이 카파시를 비롯한 연구자와 엔지니어들이 있었다.
#112그들은 적어도 한 가지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강력한 인공지능이 정말 등장한다면 그것이 소수의 이익만을 위해 움직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113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답은 갈라졌다. 올트먼은 오픈AI에 남았다. 브록먼도 오픈AI에 남았다.
#114머스크는 떠났고 훗날 경쟁사 를 만들었다. 그리고 자신이 공동창업한 오픈AI와 법정에서까지 싸우게 됐다.
#115수츠케버는 Safe Superintelligence를 만들었다. 존 슐먼도 오픈AI를 떠났다.
#116오픈AI 출신의 다른 연구자들을 따라가면 Anthropic과 같은 또 다른 AI 회사까지 등장한다.
#117현대 AI 업계의 지도를 보고 있으면 서로 독립적으로 생겨난 회사들의 목록처럼 보인다.
#118사람을 따라가면 전혀 다르게 보인다. 같은 연구실과 같은 질문에서 시작한 사람들이 서로 다른 답을 들고 갈라져 만들어낸 족보에 가깝다.
#119그래서 "오픈AI 창업자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는 한 사람의 이름으로 답하기 어렵다.
#120샘 올트먼은 판을 만들고 사람과 자본을 연결했다. 그렉 브록먼은 그 판을 실제 조직으로 만드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121일리야 수츠케버는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자가 합류할 만한 기술적 중심을 만들었다.
#122일론 머스크는 초기 자금과 인지도, AI 위험에 대한 문제의식을 더하며 판의 크기를 키웠다.
#123그리고 존 슐먼, 보이치에흐 자렘바, 안드레이 카파시 등 여러 창립 멤버가 실제 연구 조직을 구성했다.
#124누군가 한 명이 ChatGPT를 발명하고 회사를 세운 이야기가 아니다. 서로 다른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하나의 질문 때문에 모인 이야기다.
#125그리고 더 흥미로운 것은 바로 그 질문이 그들을 갈라놓았다는 것이다.
#126오픈AI의 역사를 멀리서 보면 반복되는 장면이 있다. 인류의 미래를 걱정한다. 그런데 핵심 연구자의 합류 이메일은 임시보관함에 들어간다.
#127세계 최고의 AI 연구자들을 모으려 한다. 그래서 나파밸리에 간다. 10억 달러 규모의 약정을 발표한다. 그런데 초창기에는 브록먼의 아파트에 모인다.
#128돈의 영향에서 자유로운 AI를 만들고 싶다. 그런데 GPU를 사려면 막대한 돈이 필요하다.
#129AI 권력이 한곳에 집중되는 것을 막고 싶다. 그런데 회사 지배권을 두고 창업자들이 갈라진다.
#130인간보다 강력한 지능을 만들겠다는 회사가 된다. 그런데 어느 금요일 자기 CEO를 해고하고 닷새 뒤 다시 데려온다.
#131처음에는 이 모든 장면이 조금 우습다. 하지만 어쩌면 오픈AI의 역사는 처음부터 같은 사실을 보여주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132인간보다 강력한 지능을 통제하려는 사람들 역시 인간이라는 것. 2015년, 그들은 강력한 AI를 누가 통제해야 하는지 걱정하며 한곳에 모였다.
#13310여 년 뒤 사람도 달라졌고, 회사도 달라졌고, 돈의 규모도 달라졌고, 조직 구조도 거의 알아볼 수 없을 만큼 달라졌다.
#134그런데 이상하게도 처음의 질문만은 그대로 남았다. 오히려 ChatGPT가 등장하고 AI가 강력해질수록 그 질문은 더 커졌다.
#135이 정도로 강력한 AI를, 결국 누구에게 맡겨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