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ATTACK" 역주행과 "거제 야호!"로 주목받은 5인조 걸그룹
'누구죠?'로 시작해서 더 이상 묻지 않게 되기까지
#1음악밖에 모르던 작은 기획사, 12년째 사람을 구경하던 PD, 그리고 아직 가보지도 않은 거제를 향해 외친 “야호”
#22026년 초. 콘텐츠 제작사 솔파스튜디오의 윤성원 PD는 한 기업과 새로운 유튜브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었다.
#3진행자가 필요했다. 기업 입장에서 가장 안전한 선택은 간단했다. 유명한 연예인을 쓰면 된다.
#4그런데 윤성원은 조금 다른 생각을 했다. 이미 유명한 사람을 데려와 조회수를 얻는 것보다, 아직 사람들이 모르는 재미있는 사람을 찾아내는 편이 더 재미있지 않을까.
#5마침 솔파스튜디오 직원 한 명이 다른 웹예능에 출연했던 여자 아이돌을 추천했다.
#6이름은 원이. 걸그룹 리센느(RESCENE)의 리더였다. 윤성원도 원이가 마음에 들었다.
#7기업 프로젝트 진행자로 추천했다. 결과는— 탈락. 이유는 단순했다. 유명하지 않았다. 쉽게 말하면 이런 상황이었다. “리센느 원이요.” “누구죠?”
#8“리센느의 원이요.” “그러니까 누구죠?” 윤성원은 아쉬웠다. 그래서 생각했다.
#9‘이거 안 되면 내가 해야겠다.’ 그리고 정말 자기가 했다. 2026년 2월 5일.
#10유튜브에 이상하게 긴 이름의 채널 하나가 등장했다. “안녕하세요원이입니다잘부탁드립니다”
#11줄여서, 안원잘부. 몇 달 뒤. 기업 콘텐츠 진행자조차 “유명하지 않다”는 이유로 탈락했던 아이돌의 이름이 음원차트 정상에 올라간다.
#12그런데 더 이상한 점이 있다. 그들을 유명하게 만든 첫 단추는 신곡도 아니었다.
#13음악방송도 아니었다. 광고도 아니었다. 일본인 멤버가 아직 가보지도 않은 거제를 향해 “야호”라고 외친 일이었다.
#14대체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
#15리센느의 소속사는 더뮤즈엔터테인먼트(The Muze Entertainment)다.
#16그런데 이 회사의 시작은 전형적인 연예기획사와 조금 달랐다. 중심에는 이주헌과 김혜수가 있었다.
#17이주헌은 버클리음대 출신으로 보컬그룹 하이브로우(HIGHBROW)에서 직접 가수 활동을 했다.
#18김혜수 역시 음악을 만들던 사람이었다. 둘은 The Muze라는 작곡팀으로 함께 작업했다.
#19그러다 2020년 말. 버클리 선후배 세 사람이 돈을 모았다. 총액— 1,000만 원.
#20그리고 회사를 만들었다. 회사 이름은 자신들이 활동하던 작곡팀의 이름을 이어받아
#21더뮤즈엔터테인먼트. 문제가 하나 있었다. 음악은 해봤다. 연예기획사는— 처음이었다. 초창기 더뮤즈의 능력치를 게임처럼 적으면 대략 이랬다. 작곡. 가능.
#22프로듀싱. 가능. 보컬 디렉팅. 가능. 회사 운영. 튜토리얼 진행 중.
#23이 회사의 초창기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건이 있다. 첫 음악방송 현장. 아이돌은 무대에서 인이어 모니터(in-ear monitor·자기 목소리와 반주를 귀로 듣는 장비)를 사용한다.
#24그런데 더뮤즈 사람들이 멈췄다. 이걸 어떻게 착용하지? 결국 다른 회사 매니저에게 부탁해서 배웠다.
#25버클리음대. 작곡. 프로듀싱. 보컬 디렉팅. 여기까지는 된다. 음악방송 현장. “저기요, 이거 귀에 어떻게 차는 거예요?”
#26음악은 프로인데 회사는 뉴비였다. 사람도 부족했다. 김혜수는 음악과 비주얼 제작뿐 아니라 초창기에는 회계와 재무 같은 일까지 맡았다.
#27이주헌은 대표이면서 홍보와 매니지먼트를 챙겼고 차량 운전까지 직접 했다.
#28직원이 조직도를 보는 회사가 아니었다. 사람들이 직접 조직도가 되어야 했다.
#29그런 회사가 이제 걸그룹을 만들기로 했다.
#302024년 3월 26일. 5인조 걸그룹 리센느가 데뷔했다. 멤버는 원이, 리브, 미나미, 메이, 제나.
#31그룹명부터 더뮤즈의 취향이 묻어났다. RESCENE는 향기와 장면, 다시 떠오르는 기억의 이미지를 결합한 이름이다.
#32어떤 냄새를 맡는 순간 오래전 장면이 갑자기 떠오르는 것처럼, 음악으로 기억을 불러내겠다는 콘셉트였다.
#33그리고 더뮤즈는 이 설정을 한 번 쓰고 버리지 않았다. 데뷔곡 “UhUh”부터 꽃과 향의 이미지가 등장했고, 이후 작품에서도 비누향, 로션, 기억을 불러오는 향기 같은 소재가 이어졌다.
#34이 회사는 생각보다 자기 취향에 끈질겼다. 그리고 음악 제작 방식도 그랬다.
#35곡마다 해외·국내 송라이터는 달랐지만 이주헌과 김혜수 측 제작진은 보컬 디렉팅과 작사·작곡·편곡 등에 반복해서 참여했다.
#36한마디로 하면 이랬다. 외주는 분산했지만 취향은 외주 주지 않았다. 2024년 8월.
#37첫 EP “SCENEDROME”이 나왔다. 그 안에 한 곡이 있었다. LOVE ATTACK.
#38당시에는 아무도 몰랐다. 이 노래가 정상에 올라가는 데 거의 680일이 걸릴 것이라는 사실을.
#39LOVE ATTACK에는 Wilhelmina, Simon Jonasson, Gustav Landell 등 해외 송라이터가 참여했고, The Muze 측도 작사·작곡·편곡과 보컬 디렉팅 등 실제 제작에 깊숙이 들어갔다.
#40대표가 해외에서 좋은 데모 하나 사와 이름만 리센느로 바꿔놓은 구조가 아니었다.
#41대표가 크레딧표 안에 있었다. 그리고 결과물에 먼저 반응한 사람들은 음악 팬과 평론가들이었다.
#42미국 Recording Academy(레코딩 아카데미)의 Grammy.com은 LOVE ATTACK을 2024년 주목할 K-POP 곡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43해외에서도 좋은 평가가 이어졌다. 상황은 묘했다. 평론가: “이 노래 좋은데?”
#44K-POP 팬: “리센느 음악 괜찮은데?” 일반 대중: “리센느가 누군데?” 음악이 부족한 게 아니었다. 사람들이 그 음악까지 올 이유가 없었다.
#45더뮤즈도 그 문제를 알고 있었다. 리센느 데뷔 초기에는 음악방송 출연 기회를 잡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46대표와 회사 사람들이 프로필을 직접 출력했다. 몇 장이 아니었다. 수백 장.
#47방송사를 찾아다녔다. 관계자에게 편지를 썼다. 꽃과 케이크를 준비하기도 했다.
#48이주헌은 직접 운전했다. 버클리음대 출신 음악 프로듀서의 하루가 점점 이상해졌다.
#49오전. 음악 제작. 오후. 대표이사. 저녁. 매니저. 밤. 운전기사. 그리고 어느 순간— 복사기 앞에서 프로필 출력. 그렇게 자신들이 먼저 세상을 찾아다녔다.
#50“리센느라는 팀이 있습니다.” “이 아이들 한번 봐주세요.” 하지만 좋은 팀을 만들었다고 해서 세상이 자동으로 자리를 비켜주는 것은 아니었다.
#51미나미가 훗날 떠올린 장면이 있다. 데뷔 초 음악방송 리허설. 이주헌 대표가 멤버들을 보다가 울었다.
#52회사가 작아서 더 많이 해주지 못하는 것이 미안하다는 취지였다. 그 장면에서 더 웃길 필요는 없다.
#53노래를 만들었다. 멤버를 모았다. 데뷔시켰다. 좋은 곡도 준비했다. 그런데 대표가 할 수 있는 일은 여전히 운전하고, 프로필을 출력하고, 방송사를 찾아다니고,
#54다시 부탁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멤버들에게는 미안해했다. LOVE ATTACK은 그렇게 세상에 나왔다.
#552024년이 지나갔다. 2025년이 지나갔다. 리센느는 계속 활동했다. 새 노래를 냈다.
#56무대에 섰다. LOVE ATTACK도 조금씩 입소문을 탔다. 하지만 결정적인 폭발은 오지 않았다.
#57더뮤즈는 거의 2년 동안 한 문제를 풀지 못했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이 다섯 명을 궁금해하게 만들 것인가.
#58그런데 전혀 다른 업계에서, 비슷한 문제를 12년째 풀고 있던 사람이 있었다.
#59그 사람이 윤성원 PD였다. 윤성원은 2014년부터 Solfa를 만들었다.
#60교환학생 시절 일본에서는 카메라와 삼각대를 들고 학교 광장에 나가 약 8시간 동안 지나가는 사람들을 붙잡아 여러 나라 사람들의 반응을 촬영하기도 했다.
#61이후 ODG에서도 방식은 비슷했다. 사람에게 상황을 준다. 사람과 사람을 붙인다.
#62그리고 기다린다. 대본보다 실제 반응을 본다. 윤성원은 자신의 콘텐츠에서 ‘인간’ 자체를 중요한 소재로 삼는다는 취지의 제작 철학을 여러 차례 설명해왔다.
#63그러니까 2026년 갑자기 “아이돌의 인간적인 캐릭터를 파보자.” 라는 아이디어가 하늘에서 떨어진 것은 아니었다.
#64이 사람은 12년째 사람을 구경하고 있었다. 문제는 경력 12년이라고 유튜브가 예의를 차려주지는 않는다는 것이었다.
#65안원잘부를 시작했다. 첫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이후 준비한 콘텐츠들이 기대만큼 터지지 않았다.
#66윤성원이 자신 있게 준비했던 기획도 생각보다 안 됐다. 12년 경력. 수많은 바이럴.
#67자기만의 제작 철학. 그리고 새 채널. 안 됐다. 유튜브 알고리즘 앞에서는 경력 12년도 신입사원과 동등한 한 표였다.
#68그날 밤. 윤성원은 더뮤즈 측에 새로운 아이디어 두 개를 던졌다. 일본어. 사투리.
#69없는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대신, 멤버들에게 이미 있는 것을 뒤지기 시작했다.
#70리센느에는 일본인 멤버가 있었다. 미나미. 당시 미나미 개인에 관한 자료가 많지 않았다.
#71윤성원도 이 멤버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 첫 촬영에 들어갔다. 그래서 일본어를 할 줄 아느냐는 질문까지 나왔다.
#72미나미는— 일본인이다. 좋은 출발이었다. 그런데 촬영을 시작한 지 약 10분.
#73윤성원의 생각이 바뀌었다. 훗날 그는 미나미를 보며 “이 사람은 대단한 사람이다”
#74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리고 2026년 3월 6일. 안원잘부에 한 영상이 올라왔다.
#75“갸루 출신 일본인에게 일본어 배우기” 여기서 미나미가 여러 일본어 말투와 캐릭터를 보여준다.
#76그중 유독 이상할 정도로 잘 붙는 것이 있었다. 갸루. 갸루(ギャル·일본에서 화려한 패션과 특유의 말투 등으로 발전한 문화)의 텐션과 말투를 미나미가 보여주는데,
#77찰졌다. 제작진이 알아봤다. 시청자도 알아봤다. 그래서 바로 더 팠다.
#783월 20일. “갸루의 자세에 대해서 배워보았습니다” 이번에는 갸루 자체를 더 깊게 다뤘다.
#79그리고 미나미 옆에 원이가 있었다. 이게 결정적이었다. 미나미 혼자도 재미있었다.
#80원이 혼자도 매력이 있었다. 그런데 둘을 붙이자 서로의 캐릭터가 더 선명해졌다.
#81미나미가 이상한 말을 한다. 원이의 현실적인 표정이 굳는다. 그 반응 때문에 미나미가 더 세게 나간다.
#82한쪽은 일본 갸루. 한쪽은 거제 출신 경상도 소녀. 둘의 차이 자체가 콘텐츠가 됐다.
#83그러다 원이가 말했다. 그렇게 하고 거제에 가면 시민들에게 혼난다는 취지였다.
#84보통 사람이라면 웃고 넘어갔을 말이다. 미나미는 갸루 모드를 유지한 채 받아쳤다.
#85“거제 야호~.” 원이의 반응까지 붙었다. 그리고 그 몇 초가 잘려나갔다. 쇼츠.
#86릴스. 커뮤니티. SNS. 대한민국 인터넷에 이상한 네 글자가 풀려났다. 거제 야호.
#87사람들의 기억 속에서는 종종 장면이 합쳐진다. 미나미가 거제에 가서 “거제 야호”를 외쳤다고 생각하기 쉽다.
#88아니다. 처음 나온 곳은 서울에서 찍은 갸루 콘텐츠였다. 거제 관광 프로그램도 아니었다.
#89거제시 협업도 아니었다. 거제 홍보대사도 아니었다. 그냥 일본인 한 명이, 아직 가보지도 않은 거제를 향해—
#90야호했다. 여기서 제작진은 밈을 그대로 반복하지 않았다. “거제 야호 챌린지.”
#91“거제 야호 2탄.” “거제 야호 ASMR.” 이런 식으로 뼈가 투명해질 때까지 우려내는 대신,
#92한 단계 옆으로 갔다. 원이: “그러고 거제 가면 혼난다.” 제작진: “그럼 진짜 가보자.”
#93원이의 고향. 거제. 그리고 미나미. 둘이 정말 거제로 갔다. 서울에서는 원이가 ‘거제소녀’였다. 하지만 거제에 도착하자 달라졌다. 원이의 사투리는 콘셉트가 아니었다.
#94동네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말을 걸었다. 자신을 “덕연이 딸”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95익숙한 바다가 있었다. 익숙한 사람들이 있었다. 그 옆에는 서울에서 “거제 야호”
#96를 외쳤던 미나미가 있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인터넷에서 네 글자짜리 농담이었던 장소에—
#97원이의 진짜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무대에서는 리센느의 리더. 고향에서는 덕연이 딸.
#98아이돌이라는 포장을 한 겹 벗겼는데, 이상하게도 사람들은 원이를 더 좋아했다.
#99그리고 원이와 미나미를 계속 보다 보면, 처음에는 문화 차이가 웃겼던 두 사람 사이에서
#100조금 다른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둘이 실제로 가까워지는 모습이었다. 밈의 후속편인 줄 알고 눌렀는데,
#101친구를 자기 고향에 데려가는 이야기가 되어 있었다.
#102여기서 안원잘부의 방향이 재미있어진다. 미나미가 터졌다. 평범한 제작 판단이라면 쉬웠다.
#103미나미 2편. 미나미 3편. 갸루 먹방. 갸루 출근. 갸루 수면. 갸루가 투명해질 때까지 착즙. 그런데 솔파스튜디오는 다른 멤버에게 시선을 옮겼다.
#104원이에게서는 거제와 사투리, 생활력과 친근함을 더 끌어냈다. 제나에게서는 경주와 사투리를 파고들었다.
#105거기서 생긴 별명이 신라공주. 거제소녀. 일본 갸루. 경주 신라공주. 걸그룹을 소개하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삼국시대가 개입하기 시작했다.
#106그런데 아직 두 사람이 남아 있었다.
#107리브. 메이. 앞선 멤버들에게는 하나씩 사람들이 기억할 이유가 생겼다. 미나미.
#108갸루. 원이. 거제. 제나. 신라공주. 그러면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그럼 우리는 뭐 하지?”
#109실제로 리브와 메이는 다른 멤버들이 먼저 주목받는 모습을 보며 자기들도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을 느꼈다.
#110유튜브 출연 자체가 부담스럽게 느껴질 정도였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다른 멤버들의 일정이 많아지면서 숙소에 둘만 남는 시간도 늘었다.
#111그 과정에서 둘은 가까워졌다. 그리고 마침내 둘의 콘텐츠가 시작됐다. 뭔가 보여줘야 했다.
#112화려한 캐릭터가 나와야 했다. 그런데— 삐걱. 어색하다. 뚝딱거린다. 또 어색하다. 원이와 미나미처럼 화려한 티키타카도 아니다. 그런데 시청자들이 그 모습을 좋아하기 시작했다.
#113둘에게 별명까지 붙였다. 리트와 메트. 리브 + 메이. 어딘가 계속 삐걱거리는 패트와 매트 같은 두 사람.
#114둘은 다른 멤버처럼 뭔가 특별해져야 한다고 초조해했다. 그런데 사람들이 좋아한 것은
#115특별해지지 못하고 뚝딱거리는 바로 그 모습이었다. 다른 세 사람처럼 되려고 했던 두 사람은,
#116결국— 다른 세 사람처럼 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랑받았다.
#117처음 대중에게 리센느는 하나의 단어였다. RESCENE. 잘 모르는 걸그룹 이름.
#118그러다 한 사람이 보였다. “거제 야호 하는 일본인 누구야?” 미나미. 그 옆 사람이 보였다.
#119“저 사투리 쓰는 애는?” 원이. 제나가 보였다. 리브가 보였다. 메이가 보였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캐릭터를 외웠다. 그러다 이름을 외웠다. 미나미.
#120원이. 제나. 리브. 메이. 솔파스튜디오가 찾아낸 것은 ‘거제 야호’라는 밈 하나가 아니었다. 다섯 명에게 각각 사람들이 기억할 이유가 생기게 했다.
#121그리고 질문이 바뀌었다. “쟤 누구야?” 에서— “근데 얘네 무슨 그룹이야?”
#122답은 리센느. 그다음 사람들이 한 일은 자연스러웠다. 검색.
#123사람들은 안원잘부의 다른 영상을 봤다. 다른 멤버를 찾았다. 리센느를 검색했다.
#124그리고 음악까지 내려갔다. 거기에는 2024년에 발표된 노래가 있었다. LOVE ATTACK.
#125한 번 듣는다. “어?” 한 번 더. “잠깐.” “노래도 좋은데?” 이게 결정적이었다. 만약 음악이 별로였다면, 거제 야호는 그냥 밈 하나로 끝났을 가능성이 높다.
#126웃는다. 퍼뜨린다. 다음 밈으로 이동한다. 그런데 사람들이 문을 열고 들어가보니
#127안에 LOVE ATTACK이 있었다. Pinball이 있었다. 그동안 쌓아온 리센느의 음악이 있었다.
#128솔파스튜디오가 사람들이 들어올 문을 열었는데, 문 뒤에 더뮤즈가 이미 좋은 노래를 쌓아두고 있었다.
#129그리고 이제 차트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130LOVE ATTACK이 처음 나온 것은 2024년이었다. 그 뒤 리센느는 다음 활동을 했다.
#131또 노래를 냈다. 무대에 섰다. 회사는 계속 움직였다. 2024년이 끝났다. 2025년이 지나갔다. LOVE ATTACK은 완전히 사라진 것도 아니었다.
#132조금씩 입소문을 탔다. 차트에서 움직였다. 하지만 정상까지는 멀었다. 그리고 2026년.
#133전혀 다른 이유로 사람들이 멤버들을 발견했다. 원이. 미나미. 제나. 리브. 메이. 그 사람들이 2024년에 두고 온 노래를 찾아가기 시작했다.
#134순위가 올라갔다. 더 올라갔다. 그리고 2026년 7월 8일. LOVE ATTACK 멜론 TOP100 1위.
#135발표 후 약 680일. 노래가 거의 두 살이 된 뒤였다. 2024년의 LOVE ATTACK과
#1362026년 1위가 된 LOVE ATTACK은 같은 노래였다. 달라진 것은— 사람들이 이제 그 노래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것뿐이었다.
#137역주행에는 함정이 있다. 옛날 노래 하나만 뜨면 가수는 평생 ‘그 노래 부른 애들’
#138로 남을 수도 있다. 그러니까 진짜 시험은 그다음이었다. 사람들이 LOVE ATTACK을 좋아하게 된 것인가.
#139아니면 리센느를 좋아하게 된 것인가. 2026년 7월. 리센느는 카라의 곡을 리메이크한 “Pretty Girl”을 발표했다.
#140그리고 이 곡에도 사람들이 반응했다. 차트에서 올라갔다. 그리고 7월 14일.
#141SBS Life “더쇼”. 1위 발표. RESCENE — Pretty Girl.
#142데뷔 후 첫 음악방송 1위였다. 멤버들은 울었다. 팬들에게 큰절을 했다. 그 순간,
#143약 2년 전의 음악방송 장면이 다시 돌아온다.
#144리센느가 처음 음악방송에 갔던 시절. 이주헌 대표가 울었다. 작은 회사라 멤버들에게 더 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취지였다.
#145그때는 음악방송 무대 하나를 잡는 것도 어려웠다. 그리고 약 2년 뒤. 다시 음악방송.
#146이번에는— 멤버들이 울었다. 장소는 비슷했다. 멤버들도 같았다. 대표도 같은 사람이었다. 그런데 우는 이유가 달라져 있었다. 처음에는 미안해서 울었다.
#147이번에는 해냈기 때문에 울었다. 그리고 며칠 뒤 지상파에서도 1위가 이어졌다.
#1482024년에 발표했던 LOVE ATTACK도 2026년 음악방송에서 트로피를 받았다.
#149680일이라는 시간이 그제야 한 장면으로 접혔다.
#150몇 년 전. 이주헌 대표는 리센느 프로필을 수백 장 출력했다. 방송국을 찾아다녔다.
#151손편지를 썼다. 꽃과 케이크를 준비했다. 말하고 싶었던 것은 하나였다. “저희 애들 한번 봐주세요.”
#152그래도 기회 하나를 잡기가 어려웠다. 그리고 2026년 초. 윤성원 PD가 기업 콘텐츠 진행자로 원이를 추천했다.
#153결과는 탈락이었다. 유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때 원이를 소개하면 돌아오는 질문은 사실상 이것이었다.
#154“누구죠?” 그 뒤 몇 달 동안 사람들이 한 명씩 발견됐다. 미나미. 원이. 제나. 리브. 메이. 그리고 그 다섯 명을 묶는 이름도 기억됐다.
#155RESCENE. 그다음 사람들은 680일 전에 나온 노래까지 찾아갔다. LOVE ATTACK은 1위가 되기 전에도 같은 LOVE ATTACK이었다.
#156원이는 거절당했을 때도 같은 원이였다. 미나미도 갑자기 다른 사람이 된 것이 아니었다.
#157제나의 사투리도 원래 있었다. 리브와 메이는 원래 그렇게 조금 어색했다. 가치가 어느 날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었다.
#158사람들이 보기 시작한 것이다. 몇 년 동안 더뮤즈가 세상에 했던 말은 “저희 한번 봐주세요.”
#159였다. 이제는 먼저 전화가 온다.
#160“안녕하세요. 리센느 섭외 문의드리려고요.”
#161처음 이 이야기에서 원이에게 붙었던 질문은 이제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 “누구죠?”
#162사람들이— 이름을 알고 있으니까.